*아침을 여는 음악 4월 25(월* ▲Pasek & Paul의 음악③ ◼디어 에반 한센 (Dear Evan Hansen)
◀Waving Through A Window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들어) ◾나현우 ◾Ben Platt(벤 프랫) *2017 토니상 축하 무대 ◾영화 ’디어 에반 한센‘ 예고 ◀For Forever(영원히) ◾Ben Platt ◀Only Us(오직 우라 두 사람만) ◾Laura Dreyfuss☓Ben Platt ◀You Will Be Found ◾Sam Smith & Summer Walker ◾박강현
◉이번 주로 4월이 끝납니다, 오는 일요일부터 5월입니다. 4월이 끝나가면서 이제 숲속에 초록 잎을 달지 않은 초목은 거의 없습니다. 모두가 5월 신록의 달로 들어설 준비를 마쳤습니다. 신록의 5월엔 한 정권이 떠나가고 한 정권이 새로 들어섭니다. 새로 시작하는 정부에 희망을 걸어도 될 만큼 출발이 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주말에 꽃구경하느라 건너뛴 파섹과 폴(Pasek & Paul)의 음악 얘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2015년에 뮤지컬로 만들어지고 지난해 영화로도 선보였던 ‘Dear Evan Hansen’의 음악 이야기입니다. 에반 핸슨(Evan Hansen)은 주인공의 이름입니다. 이름 앞에 Dear가 붙은 것은 편지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사회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이 심리치료사의 권유에 따라 매일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의미하는 제목입니다.
◉‘한 번도 안 들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들어본 사람은 없다.’ 이 뮤지컬에 등장하는 음악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만큼 등장하는 노래들이 중독성이 있고 매력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뮤지컬에 등장하는 넘버들은 모두 파섹 앤 폴의 작품입니다. 2015년 워싱턴 DC 공연을 시작으로 브로드웨이에 올려진 이 작품은 뮤지컬의 아카데미상인 토니상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6개의 상을 가져가며 주목받았습니다. 여기에는 파섹과 폴이 받은 최우수 오리지널 음악상도 포함됩니다.
◉당시 갓 서른을 넘긴 반즈 파섹과 저스틴 폴은 뮤지컬 기획 단계에서부터 스토리 구성과 작사 작곡 등 모든 분야에 참여해 뮤지컬의 성공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뮤지컬의 제작자인 마크 플랫도 음악이 아름다웠다는 점을 가장 크게 내세우고 있습니다. 미시간 대학에서 함께 공부했던 Musical Theatre Program이 현장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21살 때 뉴욕에서 초연을 했던 두 사람은 22살인 이듬해 2007년 조나단 라슨 상을 받습니다. 뮤지컬 ‘Rent’의 작곡가 조나단 라슨을 기리는 유명한 상으로 최연소 수상기록을 세웠습니다. 두 사람은 일찍부터 뮤지컬 작사 작곡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파섹과 폴이 만든 음악은 Over하지 않는다는 것아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재치가 넘치거나 현란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깊이 있는 철학적 얘기를 담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군더더기가 별로 없습니다. 지난주 ‘위대한 쇼맨’의 음악에서 본 것처럼 멜로디와 가사가 따로 놀지 않고 이야기 속에 녹아들어 일관성을 유지합니다. 그래서 감정의 연결과 서사의 진행이 어긋나지 않습니다. ‘디어 에반 핸슨’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 불안 장애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에반은 ‘나에게 쓰는 편지’의 숙제를 심리치료사로부터 받게 됩니다. 그래서 매일 자신에게 편지를 쓰게 됩니다. 에반이 쓴 편지는 학교에서 또 다른 아웃사이더 ‘코너’의 손에 들어가게 됩니다. 며칠 뒤 코너가 자살하면서 에반에게 보내는 편지를 발견한 가족들이 에반을 찾아옵니다. 여기서 에반은 가족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자신이 코너의 친한 친구였으며 서로 의지하는 관계였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하나로 꼬여버린 일들과 거짓말이 홀로 갇혀 지내던 에반에게 작은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Waving Through A Window’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들어)는 에반이 등교하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들어 보지만 세상은 별 반응이 없습니다. 사람들을 대하기 어려운 에반의 불안한 심리를 표현한 노래로 이 뮤지컬의 대표노래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불안한 감정이 잘 담겨있어. 공감이 가는 넘버입니다. 뮤지컬과 영화에 에반으로 등장하는 벤 플랫(Ben Platt)이 불렀던 노래입니다. 먼저 원곡에 앞서 국내 뮤지컬 배우 나현우가 ‘더블 캐스팅’이란 앙상블 대상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부르는 노래를 먼저 들어보면 이해가 조금 쉽습니다. 나현우는 이 오디션에서 우승했습니다. https://youtu.be/V7JTzNdJs2c
◉지난해 국내 상영된 영화는 10만 남짓의 관객이 들어 본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뮤지컬을 영화로 만들 때부터 우려했던 대로 별로 좋은 평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파섹과 폴의 음악만은 여전히 평가가 좋았습니다. 뮤지컬에 들어갔던 다섯 곡을 뺀 대신 두 곡을 새로 만들어 넣었습니다. 뮤지컬에 출연했던 벤 플랫이 주인공을 맡은 것도 다소 무리였습니다. 28살이나 돤 벤 플랫이 17살 소년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무래도 어색했다는 평입니다. 영화의 이해를 위해 ‘Waving Through AWindow’를 버무린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갑니다. https://youtu.be/lE9qfHs_i5E
◉한 번 마주쳤을 뿐인 코너지만 그의 부모님이 가슴 아파하지 않도록 자신과 코너는 둘도 없는 친구였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코너 가족들의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과수원에도 함께 갔다고 이야기를 만들어 노래합니다. 에반은 나무에서 뛰어내려 죽으려는 자살 시도 과정에서 팔을 다쳤지만 그것마저 코너와의 추억으로 만듭니다. 선의의 거짓말을 하면서 더듬거림과 떨림도 있지만 스스로 지어낸 얘기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영화 속에서 벤 플랫이 부르는 For Forever(영원히)입니다. https://youtu.be/wB__tw-kBWA
◉에반은 거짓말로 코너의 가족과 친해진 뒤 짝사랑하던 코너의 동생 조이와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함께 부르는 노래가 ‘Only Us’(오직 우리 두 사람만)입니다. 서정적인 노랫말과 멜로디가 돋보여서 인기 넘버 중의 하나입니다. 뮤지컬에 조이역으로 출연했던 로라 드레퓌스(Laura Dreyfuss)가 벤 플랫과 듀엣으로 부릅니다. ‘다 잊고 새로 시작하자. 이제 너와 나 말고 아무것도 생각할 필요가 없어 다른 일들은 잊어버리는 거야’ https://youtu.be/s1Evnzkez7o
◉이 뮤지컬의 대표적안 넘버 ‘You Will Be Found’ (우리가 당신을 찾을께요)를 마무리 노래로 듣습니다. 에반이 여러 사람 앞에서 지금까지 겪어왔던 외로움을 털어 놓습니다. 그러면서 우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연설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이 연설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게 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극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넘버입니다. 이 노래는 영화 ost로 들어간 샘 스미스(Sam Smith)와 섬머 워커 (Summer Walker)의 듀엣 버전으로 만나봅니다. https://youtu.be/yjkUmkEtLiM
◉영화 ’디어 에반 핸슨과 뮤지컬 배우 박강현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You Will Be Found’가 지난해 영화 개봉을 앞두고 공개됐습니다. 박강현의 음색과 잘 어울리는 섬세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노래입니다. 이 뮤지컬의 국내공연이 이어지기를 기대하면서 박강현의 노래를 듣습니다. https://youtu.be/7FEWpCugy9g
◉음악을 만든 파섹과 폴은 ‘그 어느 때보다 상호연결이 원활한 상황에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의 느낌은 더 높아져 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것을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음악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이 노래 속에 담겼습니다.
◉파섹과 폴은 젊은 감성을 뮤지컬의 전통에 접목시켜 나가는 장인들입니다. 장르에 대한 특성을 살린 음악으로 다양한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파섹과 폴입니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브로드웨이의 미래‘, ’미국 뮤지컬의 미래‘ 라는 간판이 붙었습니다. 그 미래에 더 신선한 그들의 작품들을 만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