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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일차, 벌써 여행 종반입니다.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우도로 가 섬 하이킹을 즐길 겁니다.
오늘 아침도 호텔에서 제공한 토스트에 컵라면, 라면, 과일을 개인적으로 추가해 아침을 든든히 먹고 일정을 시작합니다.
우도를 가기 위해 성산항으로 가는 도중 목련이 가로수인 도로를 꽤 한참 지납니다.
벌교 어디서인가 목련이 가로수인 곳을 지나며 감탄했는데 이곳은 더 길고 꽃도 소담하게 활짝 피었습니다.버스를 세울 수 없어 그냥 지나쳤지만 잠시의 시간이 환상같았던 길입니다.^^
성산항. 이곳에서 우도로 가는 배를 탑니다.
근처에 있는 종달항에서도 우도 가는 배가 있지만 지금은 운항하지 않는다 합니다.
바람이 좀 있긴 했지만 배는 큰 흔들림없이 우도로 향합니다. 승선 시간은 15분.
우도에 도착.
우도에는 하우목동항과 천진항 두 개가 있는데, 성산항에서 탄 배는 하우목동항에 도착합니다.
아주 오랜만에 우도를 다시 찾습니다. 처음 제주여행 왔을 때 섬 중에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우도였고 그후 한 번인가 다녀간게 언제인지 기억에 없을 만큼 시간이 흘렀네요.
환영인사인가요? 전깃줄 주변에 큰 무리의 까마귀 떼가 오랜만의 방문을 축하라도 하는 것 마냥 비행을 합니다. 옛날에는 까마귀를 보면 재수없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지금은 까마귀를 적대시하는거 같지는 않습니다. 환영 인사로 받습니다.^^
우도는 섬의 형태가 소가 드러누워 머리를 내민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여 우도(牛島)라 불린답니다.
우도는 길이 잘 놓여 있어 해안선을 따라 한 바퀴 돌수도 있고 섬을 가로질러 걸을 수도 있습니다.
제주올레 1-1코스인 우도올레 코스도 있습니다.
우리는 우도올레를 따라 7km 정도는 걸어서, 나머지 5~6km 은 셔틀버스를 타고내리며 돌았습니다.
하우목동항에 내려 우도올레를 시계반대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바람이 좀 있었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정도는 아니여서 바람막이 정도로 보온하고 상쾌하게 걸었습니다.
미세먼지도 좀 있어 뿌옇기도 했지만 그래도 대체로 양호한 날씨에 물색도 나쁘지 않습니다.
먼저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된 홍조단괴 해빈을 지납니다.
유난히 해변이 희고, 주변 물색이 고와서 기억에 남았던 곳입니다.
저는 해변이 해빈으로 오타가 난 줄 알았더니 해빈이 맞네요.
해빈은 해안에 모래와 자갈 등이 퇴적된 지형을 말합니다.
해빈은 구성 물질에 따라 모래로 이루어진 사빈(砂賓), 자갈로 이루어진 역빈(礫濱), 점토나 실트로 이루어진 이빈(泥濱)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제주 우도 홍조단괴 해빈 (천연기념물 제438호)
제주 우도 홍조단괴 해빈은 우도와 성산 사이에서 자란 홍조단괴가 밀려와 쌓인 바닷가를 말한다.
홍조단괴는 붉은색을 띄는 석회조류인 홍조류가 둥글게 뭉쳐 자라난 것이다.
석회조류는 암석이나 조개껍데기 등에 붙어 자라는데, 물속에서 서로 붙어 눈덩어리처럼 커지며 자란다. 이곳의 홍조단괴는 길게는 수천 년까지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 우도 홍조단괴 해빈을 이루는 퇴적물 대부분은 홍조단괴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적으로 바닷가의 퇴적물이 홍조단괴로만 이루어진 경우는 매우 드물며, 그 학술적 가치가 높아 이 지역을 보존.관리하고 있다.'(안내판 펌)
손으로 먼저 보니 일반 해변 모래 보다 입자가 굵은거 같더군요.
멀리 성산항을 배경으로 하트 모양으로 해안선을 그린 해변이 참 아름답습니다.
날이 더 맑았다면 훨씬 파란 물빛에 흰색빛 해변이였을 겁니다.
오늘도 깜지곰님 진즉 맨발걷기에 빠져 계시네요.
아름다운 홍조단괴해빈을 신발을 벗고 걸으며 마음껏 즐기시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같이 시원해지는 느낌~~
이번 여행을 최고치로 즐기시는 듯해 보는 저도 기뻤답니다.^^
혼자 걸으며 나만의 느낌으로 즐기기도 하고~
함께 걸으며 동행의 기쁨을 나누기도 합니다.
홀로인 듯,
함께 하는 여행길이 참 ~ 좋습니다.^^
지나온 홍조단괴 해빈을 길~게 잡아 봅니다.
끝머리 붉은 지붕과 함께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새로 만든 듯한 정낭 앞에서도 서 보기도 하구요~
세 줄을 걸쳐 놓았으니 '멀리 외출중'이라네요.
바닷가 검은바위와 샛노란 유채꽃 한 송이도 분위기 있고,
밭담을 따라 잡초와 섞여 무더기로 핀 유채꽃은 자연스럽고 제주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옛날이라는 수식어가 무식하지 않을 만큼 오래 전에 우도에 첫 발을 놓았을 때 제주 만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던 풍경이 아직은 조금 남아 있어 반가웠습니다.^^
밭담 안에서 일렁이는 보리이삭 물결도 반갑고~
밭을 구분한 밭담이 옛 모습 그대로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들녁 풍경은 잃어가던 제주를 만난 것 같아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동배니 구석포구
이런 풍경 ...... 그냥 ....좋.아.요......^^
자전거를 빌려 섬을 돌아볼 수도 있고, 요런 작은 차(?)도 등장했네요.
감성 풍부하신 우리 회원님들, 연신 앉았다 일어섰다 하며 풍경 담기에 열중이십니다.^^
너울이 이는 파란 바다를 배경으로 바람에 사정없이 흔들리는 유채꽃과 대조적으로 묵직하게 자리를 지키는 검은 바위 어울림이 아름다워 촛점 맞춰 담아보려 애를 썼답니다.^^
이런 조형물도 만들어 놓았네요.
예전에는 이런 사진 포인트에 별 관심없었는데, 요즘은 비슷한 바닷가 풍경을 계속 담다가 이런 곳 나오면 변화가 있어 좋더군요.
고사된 그루터기에 색을 입힌거 같은데, 사진으로 담아보니 그냥 보는 것 보다 꽤 안정감이 있네요.
그래서 모델분들을 차례로 모십니다.^^
음,,,,, 태도사님 음큼한(^^) 생각으로 일부러 인어상 앞에 자리 잡은거 아니죠?~~~^*^
한참을 쉬다 다시 해안길을 따라 걷습니다.
천진항입니다.
앞산으로 우도등대가 있는 쇠머리오름이 보이네요.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
길은 쇠머리오름에 있는 우도등대로 이어집니다.
바위 모습이 엎드린 사자 모습 같기도 하고, 소 같기도 합니다.
우도등대를 향해 언덕을 오릅니다.
섬 언저리 길을 따라 제법 가파른 경사를 올라 지나온 길을 돌아봅니다.
우리가 지나쳐온 길들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아, 그런데 이게 뭐임~~???
아무 통제 안내판이 없어 길 따라 헉헉거리며 언덕 올라왔는데 여기서 막혀 다시 내려가야 한다네요.이런 나쁘잉~~^^;;
올라온 길 다시 내려가서~
다시 옆길로 올라가는 길이 우도등대 가는 길, 착시효과를 노린 트릭아트라는군요.
앞에 보이는 빨간 모자를 쓴 등탑이 새로운 등대랍니다.
등대 홍보관도 있습니다. 아주 잠깐 쓰윽 둘러보고~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등대를 테마로한 등대공원 조성되었습니다.
흰색 지붕이 덮힌 등대가 (구) 우도등대입니다.
등대 곁에 왠 각시상이 있나 했습니다. 전설을 담고 있네요.
"먼 옛날, 물 부족으로 고민하던 우도 주민들 은 섬 남서쪽의 동천진동에 우물을 열심히 팠다. 그러나 기대하던 물은 나오지 않았다. 지관(地官)을 불러 연유를 물었다. 지왈, “여자없이 어떻게 자식(물)을 낳는가. 각시를 데려와라. 그것도 서쪽 어두운 곳의 색시여야 해.” 라고 했다.
주민들은 수소문끝에 바다 건너 구좌읍 종달 리 ‘서느렝이굴’ 속에서 솟아나는 생수를 발견했다. 정성껏 제(祭)를 지내고 물을 항아 리에 담고 새색시를 모셔오듯 가마에 실었다. 이어 섬으로 운반해온 생수를 우물에 쏟아부 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습기가 금방 차면서 물이 솟구쳐 올랐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다른 곳의 물보다 더 깨끗하고 벌레가 생기지 않았다.(펌)
구 우도등대는,
1906.3 무인등대로 점등시작
1959.9 유인등대로 운영
2003.11 등탑 개량 설치 및 등대 미니어처 공원 조성
2005.7 항로표지 체험관 건립
우도 등대공원을 지나 해안 절벽길에 놓인 편한 길을 따라 검멀레해변으로 향합니다.
아래 오른쪽으로 보이는 해안입니다.
위에서 내려다 본 검멀레해변
돌아본 우도등대공원. 왼쪽이 구 우도등대, 빨간색이 새 우도등대입니다.
이곳은 유채꽃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아직 빈 밭이 많지만 알록달록 지붕과 어울려 화려해 보입니다.
밭담으로 구획된 밭이 여전히 남아있네요.
제주도가 제주스러움을 잃어가며 너무 많이 변해 안타까웠는데 여긴 아직 반가운 풍경이 남아 있어 좋습니다.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던 노란 유채꽃. 절정이네요.
우리는 오른쪽 검멀레해변으로 가고 있는데, 왼쪽에 밭 사이로 난 구불한 길을 더 걷고 싶네요~
검멀레해변 도착.
왼쪽 언덕에 지나온 우도등대가 보입니다.
"검멀레 해수욕장은 우도봉 아래에 협곡 속에 숨어있다. 폭 1백 여 미터의 작은 해변이지만 모래 찜질을 겸한 해수욕을 할 수 있는 장소이다. 도로에서 해변은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검멀레의 '검'은 '검다', '멀레'는 '모래'라는 뜻으로, 검은 모래 해변을 뜻한다.
해변 끝에는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동굴이 있다. 이 동굴은 소의 콧구멍을 닮았다하여, '검은코꾸망'이라 불리는데, 밀물 때는 동굴의 윗부분만 보이지만, 썰물에는 동굴 전체가 드러나 동굴 안으로 접근 할 수 있다.
동굴 내부는 관광객들이 쌓아 올린 작은 돌탑 등이 있으며, 안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을 정도로 꽤 큰 규모다. 검은코꾸망을 지나면 또 하나의 동굴이 나타나는데, 내부가 온통 붉어 '붉은코꾸망'이라 불린다. 동안경굴(東岸鯨窟)이라고도 하는데 우도 팔경 중 하나이다. "(펌)
검멀레해변에서 부터는 섬을 도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합니다.
버스정거장에서 바라보니 우도 특산물인 우두땅콩을 넣은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로 유명한 우도왕자이야기가 보입니다.
과자를 이용하여 아이스크림을 다양하게 꾸며서 주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200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한라봉, 땅콩 2가지 종류가 있고, 그 중에 새콤달콤한 한라봉 아이스크림도 별미라 합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점심이 예약된 비양도가 바라다 보이는 비양정거장.
이곳은 우리가 배를 타고 들어가는 한림읍의 비양도가 아니고, 우도에서 연결되는 작은 비양도로 차박으로 뜨는 곳이라네요.
점심 식당은 정거장에서 내려 마을 골목을 따라 500m 정도 들어간 거주지역 내에 있습니다.
제법 걷는 거리지만 제주스러운 마을 골목이 말끔하니 정겨워 구경하며 걷는 재미로 멀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우도에는 아직 밭담, 돌담장이 많이 남아 있어 좋네요.
가파도에서 실망했던 마음을 이곳에서 채우고 갑니다.
점심은 소섬바라기 식당에서 고등어구이와 성게미역국입니다.
고등어구이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어 기분은 좀 언잖았지만 음식은 깔끔하니 좋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동네 밭담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투박하지만 정스러운, 모진 바람도 통과시키며 꿋꿋이 버티는 강인함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뭔가 언잖은 마음이 풀어지네요.^^
일부 회원님들은 마을 골목을 따라 걸어 선착장으로 향하고, 저를 포함 일부는 다시 정거장으로 나와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우도 관광지를 한 방향으로 순환하는 해안도로 관광지 순환버스입니다.
자유이용권은 6천원이며, 한 번 구매해서 여러 차례 타고 내릴 수 있어 관광지를 선택해 가며 편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순환버스를 타고 가다 내린 하고수동해수욕장.
이곳도 물색이 곱고 모래가 부드럽네요. 수면이 얕이 해변 걷기에도 딱 좋아 보입니다.
다시 순환버스를 타고 회원님들은 중간에서 다시 내리고, 저는 선착장으로 바로 향합니다.
나중에 도착하신 회원님들과 우도땅콩을 넣고 만들었다는 땅콩아이스림을 하나씩 맛보았습니다.
땅콩을 뿌려서 고소하니 맛나게 먹었지만, 특별함은 없네요.
배를 타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며 이번에는 땅콩빵도 사 먹어 봅니다.
나겸님 잘 먹었습니다.^^
▼ 성산 광치기해변 & 섭지코지 해안길
우도에서 나와 들린 곳은 성산일출봉 아래 광치기해변입니다.
해변이 길고 한적한 곳이여서 산책으로 즐기기 좋은 곳입니다.
여전히 미세먼지로 뿌연 시야가 아쉽네요.
맑은 하늘에 구름이 좀 떠 있읍면 그 자체로 더 멋진 풍광이 연출되었을 겁니다.
광치기해변은 제주올레 1코스 종착점이자 2코스 출발점입니다.
큰 간세가 있었던 곳이였는데 작은 간세로 바뀌었네요.
인적이 드문 곳 같은데 여기서 감귤을 파는 할머니가 계시더군요.
많이 시들긴 했지만 두 봉지 사들고 와 제주를 떠날 때까지 실컷 먹었습니다.^^
해변가 바위 위에 이렇게 파란 이끼(?)가 낀 모습은 처음 봅니다.
왠지 좋은 현상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결이 모래를 다지고 다져 지질층을 만드는 과정도 보입니다.
어쨌거나 초록 융단 같아 사진은 예쁘게 나옵니다.
해변에서 해안길을 따라 섭지코지까지 산책처럼 걷고 오늘 일정을 마칩니다.
5일차 마지막 저녁은 청산님, 구름꽃님과 함께 갈치조림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호텔 주변이 상가지역이라 멀리 가지 않고도 매식하기에 편합니다. 자유매식이라 이참에 저녁 좀 굻어 살 좀 빼려고 했는데 그 결심은 하루만에 무너지고 맛나게 잘 먹고 왔습니다.^^
토로 사진도 찍어 주셨네요.^^
오늘 오랜만에 우도 걷기 좋았습니다.
다음에 제주 섬 방문 일정이 있으면 우도 걷기를 다시 넣어야겠어요.^^
첫댓글 우도의 하얀 모래와
다양한 푸른색의 바다 물빛이
참 화사하고 예쁘게 잘 어울렸지요
검멀레 해변도 멋 있었구요
보리와 유채꽃 돌담 소박한 집들
멀리 성산 일출봉도 보이고
등대에 오르고 내려오면서 본 풍광도
참 좋았어요
수십년된 주민증 사진의 얼굴이 희미해져서
존재가 스러져갔는데
우도에 버리고 와서
존재감 있는 새 주민등록증이 만들어졌어요
우도 여행 기념품으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