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한방이야기 - 생강
필자가 출근하면 아침마다 한 잔씩 마시는 차가 있다. 한의사가 마시는 건강차는 무엇일까, 궁금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생강차"이다. 따뜻한 생강차를 한 잔 마시고 나면 몸이 따뜻해지고, 속이 아주 편해진다. 겨울의 건강차로 한번 권해보고 싶다.
생강은 가을에 서리가 내리기 전에 거두는데, 조릿대처럼 생긴 옆줄기도 예뻤고, 손가락을 꼬아놓은 듯한 생강의 덩이뿌리도 신기하게 보였 다. 고향집 마루 밑에 있던 토굴은 생강의 저장을 위해서 파놓은 것이었다. 겨울에도 훈훈한 빨간 황토흙 굴속에서 새싹이 자라 올라오곤 하였다. 어려서도 깨끗이 씻은 생강을 날로 먹었고, 절편하여 꿀에 잰 생강을 겨우내 즐겨 먹었다.
서양인들도 마늘, 계피, 생강 등을 생각보다 많이 쓰고, 좋아한다. 생강은 한약명으로도 "생강(生薑)"이라 한다. 한의학적인 성질은 맵고, 약간 따뜻한 성질이다. 날로 사용하므로 성강이라 하고, 즙을 건조하여 분말을 내면 "생강분(紛)", 건조한 것을 "건강(乾薑)", 습지에 싸서 구운 것을 "외강(猥薑)" 이라 한다. 이렇게 가공하면서 성질이 조금씩 변하여 더 따뜻한 성질로 강화되는 것이다.
매콤하고 향긋한 향으로 식욕과 음식 맛을 돋우며, 잡냄새를 없애므로 요리의 재료로도 많이 쓰인다. 생강을 한방적인 관점에서 보면 땀을 나게하고, 피로를 줄여주며, 속을 덥혀주고, 구토감을 멎게 하며, 가래를 삭히는 효능이 있다. 그러므로 감기와 몸살, 구토증, 가래, 기침과 숨가쁨, 복부 팽만, 소화불량, 설사, 복통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해독작용이 일부 있어서 반하, 게 등의 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겨울 잔기침엔 생강차에 엿이나 꿀을 넣어서 마셔본다. 겨드랑이의 냄새를 없앨 때는 생강 달인 물을 거즈에 묻혀 겨드랑이를 찜질한다. 감기 초기에 몸이 으스스 춥거나 손발이 시려울 때, 또는 음식물이 체하여 속이 매우 메스꺼우며 토하려 할 때에는 진한 생강차 한 두잔을 마시면 좋다. 바로 몸이 따뜻해지고 속이 편해짐을 느낄 것이다. 생강 껍질은 이뇨작용이 강하므로 소변이 불편할 경우는 껍질째 먹거나 껍질을 달여 마시면 유용하다.
생강의 성분은 구강과 위점막을 자극하여 소화액 분비촉진, 식욕증진 작용, 장내 이상발효 억제, 장내가스 배출작용 등을 한다. 일부 항균작용도 있다. 그러나 속에 열이 많은 사람은 장복하면 안질이 생길 수 있다. 치질환자가 술과 생강을 많이 먹으면 증상이 악화되며, 몸에 종기가 있는 경우에도 해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