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것은 무지 어렵다
내 인생의 경험한 이야기들을
어떤 단어로 골라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시를 쓰는 것은
언제나 커다란 벽처럼 느껴진다
시집을 펼쳐서 시를 읽어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나는 시를 쓸 수 없는 걸까?
그럼에도 시를 쓰고 싶어한다
어떤 시를 쓰야 할지
지금도 끙끙대고 있다
울렁대는 마음을
시로 쓰지 못해 답답하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이야기하면 될까?
시를 쓰는 것은 나의 커다란 바램이다
2. 눈치가 없는 말투
첫선을 본 남자랑 그녀는
37년 동안 같이 살고 있어요
무뚝뚝하고 따스한 사랑을 모르는 남자는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표현해요
35년 동안 성실하게 다녔던 회사를 졸업하고
두 달 동안 백수로 지내던 남자는
성실하게 배인 습관이 그리웠는지
다시 제2의 회사를 다니네요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진 남자는
감정의 색깔이 다양하고 변하지 않네요
가끔씩 찡그려진 표정이 가득찬 인상에
퉁명한 말투로 잔소리를 하네요
눈치 없고 센스가 바닥일 때
그녀는 측은한 마음의 온도를 꺼버려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듯 똑같은 생활을 해요
새벽에 출근하는 남자와 열심히 도서관에 가는 그녀는 저녁에 만나면 같이 밥을 먹고
아파트 산책을 해요
남자에게 서운한 마음을 하나씩 버릴
때마다 그녀는 재치있게 너그러운 마음의 온도를 켜요
3. 매미의 한여름
한여름에 아파트를 산책하면서
무더위를 싣고 온 매미소리를 듣는다
찌르르 찌르르 합창 속에서
매애앰 맴맴 우렁차게 울어대는 매미
여름의 한순간을 노래하기 위해
7년 동안 어두운 땅속에서
견디며 숨죽이고 있었네
나무의 딱딱한 껍질 위에서
고통스럽고 힘들게 허물을 벗기고
나무위 보금자리로
슬금슬금 기어서 올라가네
생명이 짧은 시간에
짝을 부르는 마음이 급했나요
도시 매미는 아파트, 가로등 불빛 속에도
잠을 잊어버리고 밤새도록 울어대네
여기 있소!
목청껏 애타게 울고 있는 매미는
짝을 만나서 뜨겁게 사랑하고
자신의 존재를 안겨주고 떠나네
산책을 하고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니
열려있는 창문 틈으로 몸을 던져
하얀 배를 보이며 죽은 매미가 있다
온 힘을 다해 열심히 노래하는 삶,
조용한 곳을 선택하여 떠나는 죽음은
매미에게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다
4. 가을맛이 어우러진 꽃게탕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분다
토요일 아침에 그와 같이 마트에 간다
빨강 고무다라이에 꽃게들이 톱밥 속에
엉켜있다
그는 걸쳐있는 커다란 집게로 톱밥을 뒤적거려 본다
싱싱하다 꽃게탕이 먹고싶다
살아있는 꽃게를 다듬으려니
나는 잠깐 주춤거린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집게발을 올려 세우는 힘센 놈을 한마리씩
종이박스에 담는다
톱밥옷을 벗은 꽃게는 여덟마리다
캄캄한 박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죽기를 여러 시간 동안 기다린다
해거름이 되어서 꽃게를 싱크대에 올려놓으니 아직도 팔팔하다
한손은 집게로 뒤트는 집게발을 잡고 한손 으로 집게발의 끝을 자른다
잘린 발의 몸통이 여전히 움직인다
물속에 잠기니 조용하다
깨끗하게 씻겨진 꽃게 토막들을 냄비에 담고
시원한 물, 된장과 고추장, 청양고추, 대파, 통마늘, 감자를 차례로 얹히고 팔팔 꿇인다
그녀가 좋아하는 두부도 넣는다
탱탱한 살과 시원한 국물의 맛이 끝내준다
입안 가득 행복이 터져 나오네
가을의 맛이 어우러진 꽃게탕으로
온가족이 도란도란 달콤한 웃음과 사랑을 나누네
5. 엄마 나이가 되어가네요
엄마, 보고싶어요
엄마가 떠나가신 지 어언 40년
내 마음 한 곁에 늘 그리움으로 남아있어요
내 나이 스물세 살 때
엄마는 갑자기 일어나시지 못하고 원인없는 병을 얻으셨지요
시골 성모병원에서 엄마가 원하시는 신경외과, 부산 대학병원에 입원하셨지요
막내가 태어난 넓고 큰 진영집은
엄마아버지의 삶이 묻힌 집이지요
엄마의 간절한 바람은 그 집에 꼭 걸어서 들어갈 것이다고 하루하루 노래하셨지요
엄마는 꿈속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요?
"막내야, 잘 자" 한마디는
엄마의 마지막 목소리가 되었지요
구급차에 조용히 몸을 맡기신 엄마의 손을 꽉 붙잡고 아무렇지도 않은 엄마의 얼굴을 보는 막내는 내내 눈물이 콸콸 쏟아내렸지요
엄마의 고통스러워하던 숨결 하나하나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엄마가 줄줄 흘리시던 그 눈물이 막내와 헤어지는 마지막 인사였네요
늘 엄마가 따뜻하고 도타운 치맛자락으로 감싸주시던 철부지 막내는
힘들 때마다 든든한 엄마 김복수 이름을 불러보고 엄마의 사랑을 꺼내면서 살아왔어요
어린 막내가 벌써 엄마 나이가 되어가네요
엄마의 딸이 엄마가 되어보니
엄마의 한없는 사랑을 그리워하게 되네요
엄마,
무지무지 보고싶어요
막내는 지금도 엄마를 가슴에 보듬고 있어요
그립다, 나의 엄마 김복수씨
6. 텅 비워진 핸드폰
엄마, 무엇이 갖고 싶으세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이미지 색감이 뛰어나다는 아이폰을 주문한다
카메라의 광각렌즈가 들어있고
소리가 나지 않아서 조용하다
겉옷을 입혀서 눈과 마음에 꽂이는 것들을
마구마구 찍는다
나의 친구가 되어준 지, 벌써 7년 째다
배터리를 새로 바꿔준다
변덕스런 봄의 사연이 담긴 시간을 비우려다
갑자기 폰에서 업데이트 창이 뜬다
둘째 손가락으로 가볍게 터치한 순간,
사진집이 모두 하얀색이 된다
지우개가 달린 듯 머릿속이 하애진다
시간의 거리를 두고 천천히 폰을 들여다본다
봄을 마주한 화사한 순간들이 눈과 마음 속에서 멀어져 가고 있네
♡♡ 은아선생님~~
안녕하세요^~^
단풍을 재촉하는 빗방울이 내리고 있네요.
일욜 이른 새벽에 딸의 출장을 보내느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인지 몸살 기운으로 내내 뻗었어요.
죄송한 맘으로 오늘 한새벽에 일어나서 미리 써 둔 시들을 제 한계까지 고쳐서 올립니다
"마감 시간을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늘 수고해주셔서 넘넘 고맙습니다~~"
우중충한 날씨에 즐겁고 환한 하루되세요^^
안시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