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에서 분리를 경험한 아이들은
자신을 더욱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유순했던 아이의 감정 표현이 거칠어지기도 하고,
이전엔 교사의 권유나 조언을을 잘 따랐던 아이가
"아니요, 전 이렇게 하고 싶어요!" 라며
뜻을 분명히 하기도 합니다.
자신과 세상을 분리시킨다는 것은
이제 내 주변을 통해
나를 알아갈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4학년 5월은 사람과 동물(동물학)을
공부했습니다.


동물은 인간의 어떤 부분을 반영한 존재라고 합니다.
사람 안에는 동물적인 부분이 들어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네요.
사람의 몸이 균형을 잡은 것에 반해
동물은 성장의 힘이 육체의 한 부분만을
발달시키는데 치우쳐 있습니다.
뛰어난 후각, 뛰어난 청각, 뛰어난 소화체계,
뛰어난 사지체계...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인식하고
잘 다룰 수 있기 전에
특정의 동작과 기능만을 키웠을 때
조화로운 인간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동물적 본능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손이 하는 일을 먼저 알아보았습니다.
아이들은 하나하나 꼽아보며
새삼 손이 하는 일에
놀라워했습니다.


문어는 8개의 다리를 가진걸로 보이지만
사실은 입이 길어진 것이랍니다.
몸 전체가 하는 일이
먹이를 잡고 위험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달팽이는 짝짓기를 하지 않아도
알을 낳는다는 것을
아이들은 다년간의 달팽이 괴롭힘(?)으로
알고 있었고
아무렇지도 않게 보아왔던것을
이제서야 신기해 했습니다. 어쩔...
달팽이가 되어 걸어보기에서
가장 빠른 달팽이와
느림보 달팽이는 누구였을까요?


쥐가 되어보는 놀이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였습니다.
어두워진 교실에서
찍찍대며 돌아다니다
불이 켜지면 재빨리
안보이는 곳으로 몸을 숨겨야 하는
이 놀이에서
어디론가 찾아들어가는 것을
귀찮았던 한 녀석이
바구니 하나를 들고 다니다가
불켜지면 그 자리에서 그걸 뒤집어 쓰는
쥐 한마리가 되었는데...
당연히 얼마못가 잡혔겠지요.
쥐는 자신의 몸을 실어 나르는
재빠른 다리를 가졌다는걸...
이 친구의 귀찮음이
쫒아가지 못했네요.


벌들은 정교하게 집도 짓고요
사람들처럼 모여살며 일을 따로 정해서 하기도 하지요.
먹이를 모으기 위해 일하다
꽃들 사이에서 열매 맺는 일을 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미 내가 하는 어떤 일이
내 생계를 위한 일인줄만 알았는데
남을 이롭게 하고 있는 일이라는,
사람들 삶과 비슷한 점을 많이 가진 벌.


만났던 동물들에게 쓴 편지.
(읽고 웃다 쓰러지지 마시길...)

그리고
다시 사람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우리안에 있는
해사람, 달사람, 별사람
우리는 동물들을 알아 가면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
느낍니다.
그래서
'인간만이 위대해'가 아니라
인간만이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잘 다루며
동물들과도 더불어 살아갈 힘을 길러 갑니다.
충동과 욕망을
고귀한 소망과 의도로,
그리고 내가 해야하는 일을
결심하고 실행하는
사람으로 나아가는데
작지만 한 발 씩
내딛고 있습니다.

첫댓글 사임이는 동물학 수업을 무척 재밌어했어요.
그림에 자신없는 사임이는 집에 와서 달팽이나 문어는 조금 잘 그린것 같다고도하고
어느 날은 눈감고 누구인지를 맞춰야하는데 하기 싫다고도 하고
동물을 골라 편지를 썼는데 반 아이들이 어떤 동물을 고르고 무슨 내용을 썼는지까지 자세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아이들 편지를 하나하나 보니 정~말 귀엽습니다ㅎ
한달동안 사임이 덕분에 동물학 수업을 함께한듯 합니다
선생님~수고 많으셨어요^^
6월도 화이팅!!
정~말 진지하게 선생님 칠판그림, 아이들 공책 읽고 보고 하다가.....
동물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선생님께서 염려하신대로
결국
웃다,
쓰러져붑니다~~^^;;;
동물들과 하나가 되었던 5월 한달,
애쓰신 선생님 , 고맙습니다~
에구...
달사람하고
별사람 색을 바꿔 썼네요.
애들아 그림 다시 그려야겠어!
쥐들이 정말 생동감 있네요~~!^^ 동물들을 통해 나의 존재를, 더불어 살아감의 의미를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었기를요^^
정말 톡톡 튀는4학년 친구들ㅎㅎ
문어그림들은 진짜 생동감 100프로네요
맛나겠다~~
저는 저희집 개(꽃순이)에게 편지는 아니지만 마음속으로 가끔 말을 걸어 보거든요.그러면 표정으로 대답을 한는거 같기도 하거든요.아니면 낑낑~~하면서 대답 하는거 같기도 하구요.동물은 사람과 참 가까운거 같아요.
날마다 율무(우리집 흰둥이)랑 놀면서 율무가 있어서 정말 좋다고, 비가 와서 못놀아주는 날에는 미안하고 슬프다는 유단이를 보면 동물이 주는 위안은 사람에게서 받는 것과는 또 다른 것인가보다 싶었는데,
동물학을 통해 인간만이 위대해'가 아니라
인간만이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잘 다루며
동물들과도 더불어 살아갈 힘을 길러 간다는 대목이 참 와닿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애들 편지 웃음도 나고 그 귀여운 맘씨에 훈훈해지기도 하네요
근데 왜 비누를 많이 먹어 달라고 했대요?? 유단이는 ㅎㅎ
@유성엄마 예전에 고물 아저씨에게 유단아빠 오토바이 넘기고 표백세탁비누를 받은 적이 있는데, 냄새에 열려있는 유단이가 걸레빨려고 욕탕에 넣어둔 그 빨래비누 냄새에 구역질을.ㅜ.ㅜ 결국 못 쓰고 창고에 모셔두다가 옆집 할매 드렸는데, 그 빨래비누가 아직 창고에 있는줄 알고 그런거리야.다 먹어치워달라고. 도망가지않아도 된다한건 직접 쥐를 보고 싶어서. 사실 귀엽게 생겼잖아.^^
@김유단엄마 그랬군요ㅎㅎ
유단이는 눈망울만 큰것이 아니었구나
이것 저것 들어오는 것이 많아서 힘들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래서 더 잘 볼 수 있을테니까
그것도 언젠가 세상을 위해 잘 쓰이면 좋겠어요
울 집에도 그런 여자분이 계세요 ㅋ
유빈아~~~문어 사줄께~~~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