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1 유정독서, 김유정문학열차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이대평생 수필반 회원 3분이 김유정문학촌을 방문하고, 문학열차에서 진행된 유정독서 모임에도 참석, 같이 작품 읽기 및 토론에 임했습니다.
1차시에는 이어령 교수의 <부재의 공간을 만드는 빗자루>를 읽으며 속물들의 공간과 시인의 공간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속인들이 헛된 명예욕과 과시욕, 금력과 권력을 위해 모여들어 거들먹거리는 공간에서 흘리는 수다스러움, 이에 반해 시인(문학을 포함안 예술인 모두)들은 속물들이 오염시킨 공간을 정화시키기 위하여 빗자루를 들고 모여듭니다.
시인들의 작업은 천지창조의 그 순수공간으로 돌아가 바람과 구름과 하늘을 바라보고 풀잎을 피워냅니다. 그리고 신과의 소통을 시도합니다. 시인은 진실로 신들의 자손이고 신의 뜻대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김용택 시인의 <마을은 염려없다>에서는 섬진강이 흐르는 임실군의 초등학교에서 30년간 교사생활을 하다가 퇴직한 시인의 하루가, 간결하면서도 차분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삶은 밤을 다람쥐처럼 까먹고, 여든아홉 점순이 어머니가 권하는 삶은 감자를 먹고, 밥을 줍고, 집으로 돌아와 수확한 부침개용 호박을 마을회관에 가져다주는 시인의 일상, 진실로 '안빈낙도'의 삶이 여기에 있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 강의 시작품 < 어느 늦은 저녁 나는>과 < 첫새벽>은 모두 일상생활 속에서 삶을, 자신을 돌아보고 삶에 대한 도전과 단단한 다짐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입니다.
2차시에는 김유정의 단편소설 < 두꺼비>를 읽었습니다. 첫사랑에 눈뜬 갓스물의 청년, 처음 박녹주를 보고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고 집으로 찾아가고 하는, 청춘의 열정과 좌절을 보여주는 작품이지요. 짝사랑이 모두 끝난 어느 날 후일담 형식으로 쓴 자전적 소설입니다. 얼른 읽으면 짝사랑의 흥분과 절망, 그리고 훗날의 기대감이 흐르는 현장에 있는 듯 하나, 실은 모든 과정을 다 거친 이후에 기록된, '첫사랑의 추억' 정도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작중인물들의 모든 대화는 지문 속에 스며들어가 있으며 단락은 아주 깁니다. '지금 여기서' 벌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에 있었던' 이야기임을 독자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정독서 다음 모임은 12월 5일 오후 6~8시까지 커먼즈 필드에서 진행됩니다.
함께 읽을 작품은 김유정의 <아내> 입니다.
새달, 12월 5일 커먼즈 필드에서 뵙겠습니다.
강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