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주님! 눈이란 눈이 모두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은 제때에 먹을 것을 주시나이다.”
오늘 복음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이야기 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당신을 믿도록 이끌기 위해
기적을 하나의 도구로 쓰시기도 합니다.
그것은 인간들이 기적과 표징을 요구하기도 하고, 기적을 보고서야 믿는
인간들의 부족한 믿음에 대한 주님의 배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우리들도 삶속에서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기적을 주님께 요구하기도 합니다.
“주님께서 한 번만 제 앞에 나타나 주신다면, 로또가 당첨이 된다면,
갑자기 누군가가 예수님을 믿어서 죽었다 되살아난다면 주님을 믿겠습니다.”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의 기적 이야기로 돌아가 생각해 봅니다.
과연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먼 길을 따라왔던 군중들이
아무런 준비 없이 예수님을 따랐을까요?
우리는 여행을 갈 때 도시락, 음료수, 과자와 같이 일용할 양식을 챙겨갑니다.
아마 그 옛날 당시의 사람들도 똑같았을 것입니다.
주저리주저리 많은 것들을 챙겨왔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마음속에는 나누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많은 군중들은 나, 우리 가족이 먹기에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였기에,
예수님의 “저 사람들이 먹을 빵을 우리가 어디에서 살 수 있겠느냐?”는 말씀에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던 것을 보니 말입니다.
이때, 어른도 아니고 꼬마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어놓은 것입니다.
잘 아시듯, 아이들은 자기 먹을 것을 무엇보다 아끼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어른들은 마음이 변화, 회개하였을 것입니다.
“아니, 저 아이도 자기 것을 내어놓는데, 어른인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있는가?”
그래서 여기저기서 나눔을 하였기에, 충분히 먹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기적은 무엇일지 생각해 봅니다.
세속적으로 우리는 산이 옮겨지고, 금이 생기는 것이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신앙안에서 기적은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아이의 마음의 변화,
그리고 그 아이를 통해서 어른들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변화,
즉, 자기 것만 챙기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타인을 생각하며 나눔의 마음으로의 변화하는 것, 이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 때문에, 신앙 때문에, 완고했던 마음이 온화함으로 변화되고,
나태했던 마음이 신앙으로, 열정으로 불타오르고,
미워하고 불평했던 마음이 사랑와 감사의 마음으로 새롭게 되는 것이
기적일 것입니다.
이제 더 나아가서, 오늘 복음의 오 천명을 먹이신 기적안에서,
우리는 기적이 이루어지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을 발견하게 됩니다.
먼저, 기적은 주님의 단독 작품이 아니라, 주님과 인간의 합작품이라 보겠습니다.
따라서 기적을 체험하기 위해 우리 인간이 해야 할 일, 먼저 기도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빵의 기적을 행하기에 앞에서 감사의 기도를 올리셨습니다.
이와같이 예수님 처럼 기도를 한다면, 아버지 하느님은 꼭 그 청을 들어주십니다.
다만, 내가 원하는 방법이 아니라, 주님의 방법으로,
또한, 내가 원하는 때가 아니라, 나에게 꼭 필요한 때에 들어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나에게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꼭 나에게 필요한 것을 들어주십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우리가 무엇이 필요한지 아시는 주님께,
우리가 간절히 기도하고 청할 때,
이미 그 청원이 나에게 이루어졌음을 깨달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기적은 인간의 노력과 수고와 희생을 필요로 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빵의 기적에서 보듯이 재료를 요구하시는데요.
그 재료가 바로 인간의 희생과 노력인 것입니다.
복음에서 어떤 아이가 자신의 소중한 양식,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내어놓습니다.
그리고 이 한 아이의 희생을 통해서,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변화되어,
모든 이들이 살 수 있게 되었고, 모두가 만족하고 행복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으로 이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구원이 온 것처럼,
우리 각자의 희생과 봉사와 수고를 통하여 수많은 기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기적을 체험한 다음,
그 기적을 베풀어 주시는 분의 마음을 바라보고 헤아리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듯이 기적을 통해 그 많았던 물질적인 빵은
나중에는 없어지고 말지만,
그 기적을 통하여 하느님의 신비를 체험한 영적인 마음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복음에서 군중들은 빵이 많아진 것에 기뻐하며
세속적인 기쁨과 행복을 더 얻기 위해 예수님을 임금으로 모시려 합니다.
즉, 기적을 베풀어 주신 분, 예수님의 그 마음과 의도를 모르고 있습니다.
한 아이의 마음의 변화를 통하여
모든 인간들의 욕심과 이기적인 마음을 변화시킨 예수님의 의도,
인간들을 사랑하고 측은하게 여기시는 주님께서 늘 옆에 계시며
일용할 양식, 즉 생명의 양식을 주시고자 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느끼는 것이 중요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들의 삶의 작은 일들, 기적들 안에서
우리의 함께 계시며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 주님의 그 사랑의 마음을 느끼고,
그 뜻을 헤아려 드리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기도와 희생과 봉사를 통하여
분명히 기적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삶의 작은 일들 속에서 주님의 은총, 기적을 바라보고,
그 기적에 늘 기뻐하고 감사하며, 그 기적들 안에 숨겨져 있는
주님의 마음과 뜻을 바라보고 헤아리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 눈이란 눈이 모두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은 제때에 먹을 것을 주시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