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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는 2,000년 전 고대국가 백제의 땅으로 서울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한성백제(BC18~475)는 백제가 한강유역에 도읍한 시기로 송파지역에서 고대국가로의 기틀을 갖추고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운 백제의 전기시대이다. 백제의 시조 온조왕부터 21대 개로왕에 이르기까지 약 493년간 백제의 수도였으며, 그 후 4세기 후반부터 7세기 후반까지 한강을 끼고 있던 이유로 삼국의 세력 다툼이 치열하게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송파둘레길이기도 한 서울둘레길 8코스 장지ㆍ탄천 코스는 장사바위에 내려선다. 장사바위는 병자호란 때 임경업장군이 군사를 이끌던 중 커다란 바위 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바위 아래에서 샘솟은 물을 마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 뒤로 임경업 장군이 앉았던 바위는 장사바위라고 하고, 군사들이 목을 추였다는 샘물은 장사약수라고 불렀다. 장사약수는 아직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지만 장사바위는 도로를 내면서 없어졌다.
충민로6길에서 오르막길은 장수근린공원 안내판을 만나면서 송파 글마루 도서관에 잠시 내려선다. 추석연휴라 문이 굳게 닫쳐있다. 송파 글마루 도서관은 도심 속에 공원, 공원 속 책으로 이루어진 정원(Book Garden)으로 책 문화를 언제, 어디서,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포용적 도서관으로 오늘을 읽고 내일을 선도하는 미래지향적 도서관이라 소개하고 있다.
송파산대놀이 마당에 내려서고 이어 장지천으로 접어든다. 수양버드나무 가지가 늘어진 모습이 아름다워서 장지리라고 이름 붙여진 장지동에 청량산에서 발원하여 탄천과 합류하여 한강으로 흘러드는 하천이 장지천이다. 한 때 사막처럼 마르고 죽어가던 장지천을 주민들이 나서서 왕벚나무, 구절초, 붓꽃 등을 심고 가꾸어 자연생태하천으로 거듭 태어난 하천이다.
장지천과 탄천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탄천은 경기도 용인시에서 발원하여 성남를 지나고, 강남구에서 한강에 합류하는 한강의 지류이다. 우리말로 숯내라고 하는데 이는 성남의 옛 이름인 숯골에서 온 것이라고 하는데 내라는 이름에서 동방삭과 관련된 재미난 전설도 전해 오고 있다.
온갖 꾀로 저승사자를 따돌리고 삼천갑자를 산 동방삭이 있었다. 어느날 골칫거리인 동방삭을 잡기 위해 저승사자도 꾀를 내어 냇가에 앉아 숯을 씻었다. 그러자 한 노인이 다가와 내가 삼천갑자를 살았지만 당신 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처음 본다며 비웃었다. 이에 저승사자는 동방삭을 알아보고 저승으로 잡아갔다. 이후부터 저승사자가 숯을 씻은 냇물을 탄천이라 부르게 되었다.
탄천 구간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언제든 계절의 변화에 따른 생태 환경의 다채로운 모습을 만끽하면서 거닐 수 있다. 꼬마물떼새, 중대백로, 황조롱이 등 희귀종 조류도 직접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가을로 접어들었지만 전국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지고 습도마저 높다보니 걷는 내내 땀방울이 비 오듯 흐르고 광나루역에서 25km의 멀다면 먼 길을 걷다보니 이제 발걸음이 무겁다.
광평교가 보인다. 광평교 직전 탄천을 가로지르며 마지막 언덕길을 올라서면서 만나는 11번 째 스탬프가 반갑다.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남기며 수서역에서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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