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시 : 2024년 7월 1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 장 소 : zoom온라인 * 참 석 자 : 이신정, 박연옥, 박창열, 서은혜, 정명수, 조정은 * 진 행 : 총평 (학기를 마치고 읽고 쓴 소회와 모임 운영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조정은 : 어린이집 다닐 때 퇴근하고 글을 더 많이 썼던 것 같다. 처음 쓰는 글이 힘이 더 든다. 반면 썼던 글을 집요하게 쓰는 일 역시 쉬운 작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글을 많이 쓰고 나니 이야기 속에 둥둥 떠 다니고 몰입하고 있을 때가 있었다. 그런데 그런 몰입을 방해하는 일이 많아서 좀 차단하면 좋겠다 싶었다. 집중력이 좋은 편은 아닌데 자꾸 이야기를 만들다보니 남의 이야기에서도 어떤 장면이 그려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글 쓰고 나서 책이 생생하게 와 닿더라.
박창열 : 이제 두번째 학기를 마무리 짓는다. 지난번보다 글쓰기가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았는데 그래서 더 재밌었던 것 같기는 하다. 글쓰기 모임이 아니었으면, 마감의 압박이 없었더라면 글을 완성할 수 있었을까 싶었다. 두번째이긴 하지만 저번부다 다른 분들 글 쓰신 거 보면서 훨씬 더 잘 쓰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놀랍기도 했다.
이신정 : 글쓰기의 효과는 글쓰기만은 아닐 것. 우리가 같이 쓰는 최종 목표가 글 잘 쓰는 인간이 아니듯. 과정이 목표라고 했을 때 얻어가는 산물은 굉장히 다양할 것.
박연옥 :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도, 맞아, 저런 대사, 저런 마무리지, 하면서 미디어를 보는 눈과 귀까지 달라지는 걸 느낀다. 글쓰기의 목표가 뭔가, 내가 이 고생을 왜 사서 하나 싶다가도, 막상 글을 쓰고 나면 마음이 달라진다. 기록하지 않으면 다시 돌아볼 수 없는 기회가 없지, 싶기도 하다. 열정이 많이 사그라들기도 했지만 쓸수록 욕심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프로가 아니니까 이 정도에서 마무리를 하자 싶다가도 정성껏 나눠주는 합평을 듣고 나면 거기에서 또 힘을 얻고 가게 되는 것 같다.
서은혜 : 행간에서 공동체의 힘 같은 걸 느낀다.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주는 깊이가 있다. 내게는 어떤 가능성 같은 거다. 분명히 이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봤고 같이 읽고 쓰고 대화를 나눴다. 글 뿐 아니라 어떤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보이지 않는 힘 같은 것이었다. 몇 년째 옆에서 나를 보는 남편이 대학원생보다 더한 생활을 한다고 평가하기도 하는데, 이제는 이게 일상이 되어서 이 정도의 강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거기서 아웃풋이 나오기도 하나보다. 얼마 전에는 사회복지사협회 워크숍에서 스페셜 소셜워커로 초청되어서 발제를 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내가 할 수있는 이야기 이상의 것이 전달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참석자들이 막 울기도 했다. 공동체에서 받은 무언가가 아웃풋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행간에는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왔었다. 일이 바쁜 탓도 있고 행간 속에서 욕심 같은 게 사라진 것도 있어서... 좋았는데 그러다보니 영 글을 못 쓰게 되는 면도 있었다. 자꾸만 글쓰는데 힘이 들어간다. 그런데 날로 잘 쓰는 회원분들 보면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되겠지, 하고 희망을 갖게 되더라.
정명수 : 자꾸만 더 나은 글을 쓰고 싶더라. 그냥 마무리 짓고 내면 되는데 그게 또 싫으니까 그렇게는 못하겠고... 여하튼 이번에는 글을 못 써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이신정 : 연을 날리다가 연이 나뭇가지에 걸려서 꼼짝도 안 할 때가 있다. 그럴때도 줄을 놓치지만 않으면 어느 순간 바람이 불어와서 다시 때가 되면 날게 된다. 중요한 건 줄을 놓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것 같은 문장이라도 줄을 놓지 않고 바람을 기다리다보면 어느 순간 작은 단어 하나가 길을 뚫 글의 방향을 바꾸고 출구를 열 때가 있다. 바로 그때 공동체가 함께 줄탁동시하며 올리브유든 참기름이든 함께 짜고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의무감이나 강박이 아니라 매혹으로 말이다. 나도 모르면서 내 안에 잔존하고 있던 어떤 결여가 매혹을 낳을 것이다. 새생각지 못했던 어휘가 내 안에 들어서 생각지 못한 걸 표현할 수 있거나 막혀 있던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전화 시키거나 이럴 때, 글을 잘 쓸 수 있게 되는 것을 넘어서서, 상처를 덜 받게 된다. 글을 쓰면서 연애에 빠진 것과 비슷한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생각지 못했던 문장을 발명해 내고 그러면서 내 얘기를 쏟아놓는 게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실의 숨어 있는 약하고 아픈 것들에 대해 뭔가 좀 더 확장도니 이야기를 쓰게 되는 것이죠. 언어가 확보된다는 건,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무기가 되기도 해서 나를 굉장히 강한 인간으로 만들기도 한다. 많은 작가들이 고백하는 말이다. 자기가 얼마나 찌질했는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지 않게 전사처럼 투지에 찬 글을 쓰게 되는가 고백들을 많이 한다. 생명이라는 말에는 먹고 마시는 살 생자 외에도 소명이라는 뜻의 명 자도 있다. 무엇을 먹고 마실가는 우리가 박사차럼 잘 알고 있지만 인간으로서 소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정말 드물어진 것 같다. 무엇을 하고 죽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 이 글쓰기라는 여정, 무엇을 먹고 마시고 살 것인가에 지나치게 편향된 곳에서 내가 이러다 죽어도 되나 질문이 바뀌게 만드는, 중요한 전향점을 제공할 것이다. 글쓰기는. 함께 공부하면서 이전과 다르게 말하고 날카롭게 토론하실 때를 발견하면서 놀랄 때가 있다. 예전과 다른 이야기를 내놓실 때. 그건 자기 스스로 만들어낸 힘이다. 쓰면서 생각을 벼리게 되니까. 글 쓰는 사람들 앞에는 언제나 내 능력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다. 나는 한계가 여기까지라도 언제 바람이 불어와서 연을 날려줄 신비한 무언가가 있을지 모른다. 믿음이 필요하다. 지난 번 연옥님 글에서 "어르신을 위해서 이제는 아들을 버리세요."하는 말이 울림이 컸다. 남에게 희망을 걸지 마세요. 남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마세요. 스스로 희망이 되세요. 이런 말이다. 내 글에 집중해서 내 글로 내가 희망이 되어야 한다. 때로 못 쓸 수도 있고 마감을 넘길 수도 있고 그건 다 작은 일이다. 완성도와 별개로 글을 통해서 내가 희망을 만든다고 했을 때. 글쓰는 과정 자체에서 스스로 보상을 발명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공동체 안에서 많은 영향과 힘을 받지만 말이다.
카페 활성화
- 박연옥 : 카카오톡 단톡방은 정보 공유용으로만 사용하자. 암만 좋은 내용이었어도 다시 찾아 읽기가 어렵다. 공유하고 싶은 소중한 내용은 카페에 남기면 좋겠다. 순식간에 카페가 폐허가 될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낀다. 먼저 전체 회원들이 활발하게 댓글을 쓰는 활동부터 활성화했으면 한다.
자유게시판 활성화
- 좋은 책, 영화, 넷플릭스를 보고 한 줄(혹은 몇 줄) 메모나 후기, 추천사라도 남겨보자.
- 댓글로 서로 생각을 보태보자. (이신정 : 늦더라도 한 줄씩 댓글로 응답해보겠다!)
- 일상사도 가볍게 나누면 좋겠다.
- 그 자체가 글쓰기니까 문장력을 키워준다.
합평은 반드시
- 불가피한 사유로 합평회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카페를 통해 글로 합평 내용을 남기자. 합평 자체로도 본인에게 좋은 글 공부가 될 수 있다.
한 사람에게 수고가 몰리지 않도록 함께 해 보자
- 카페 관리 및 디자인 리뉴얼 => 이신정
- 재정과 운영 =>박연옥
- 수업과 세미나 공지 => 박은희
- 각종 서기 업무 => 서은혜
- 모임 후기 담당 및 카페 디자인 업무 => 조정은
2024년 여름 세미나
<사랑에 대하여> : 사랑이란 이름으로 인간이 어디까지 가나 얘기를 해볼 것
- 일시 : 7/15~8/19 (6주간) 월요일 저녁 7시 30분
- 매주 6가지 사례와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눌 예정
모임 표현 변경
===> '기수'라는 표현은 군대나 사법연수원 같은 데서 쓰는 용어다. 기존의 16기, 17기, 로 쓰던 '기수'라는 표현 대신 2024년 봄학기, 가을학기, 여름세미나, 겨울 세미나라는 표현을 사용해 보자.
중언부언 말한 것 같은데 일목요연 정리해내는 은혜님 능력이 발군이십니다. 짧은 시간 편집해내신 글 디자인도 참 좋구요. 스페셜 소셜워커가 되신 건 우연이 아닐 거예요. 종사하시는 영역에서 흔한 권력자가 아닌 고유한 권위자가 되실 거라 생각해요. 고맙습니다. 참여한 분들 나눠주신 이야기도 알곡처럼 새겨 듣게 됩니다. 먼 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지만 앞으로는 더 멀리 갈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서로 예기치 않은 힘을 주고받으면서 말이죠. / 한 사람에게 일이 몰리지 않도록 작더라도 몫을 분담하기로 했었는데 연옥님, 은혜님, 은희님, 그 취지 이상으로 너무 잘해 주셔서 감사 인사도 크게 드려야 할 것 같아요. 특히 운영 전반을 책임져주신 연옥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정은님까지 좋은 몫을 맡아 함께 해주시면 어딘가 스산했던 카페도 기운을 차리고 (다시 사는) 갱년기를 맞을 듯합니다. 이미 논의했듯 카톡방은 신속하기는 하지만 진지한 생각을 나누는 데는 한계가 있어 공지사항을 알리는 데만 활용하고 나머지 모든 일은 카페를 통해 진행했으면 합니다. 수업이나 세미나 참여 여부도 카페 일정 공지 글에 댓글로 올리구요. 쓸수록 카톡은 한계가 커서요.^^
여름세미나에서는 큰 딸과 함께 참석할 계획입니다. ^^ 시 합동 지도점검에 소식지 발행에 온갖 일이 겹쳐서 정신이 없었는데요. 그나마 행간 생각하면 웃음이 났습니다. 선생님 토요일에 뵈어요. ^^ 집 청소도 뭣도 제대로 안 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부담이 없습니다. ㅎㅎㅎㅎ 제가 토요일에는 연어회 썰고 회초밥 뭉쳐놓고, 부산 물오뎅 끓여놓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첫댓글 요점 정리를 어쩜 이렇게 잘 하셨는지, 감탄입니다. 이번 수업도 힘들었지만 잘 해낸 나 자신에게 박수 보내봅니다.(뿌듯) 함께 나누는 시간이 힘이 된 것 같아요. 선생님들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다음 가을 학기도 함께하기를 응원해 봅니다.
저도 연옥님 따라서 잘 해낸 저에게 박수를 함 보내야겠습니다. 스스로 혼낼 줄만 알았지 박수 보낼 생각은 잘 못 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함께 할 수 있어서 늘 감사합니다.^^
중언부언 말한 것 같은데 일목요연 정리해내는 은혜님 능력이 발군이십니다. 짧은 시간 편집해내신 글 디자인도 참 좋구요. 스페셜 소셜워커가 되신 건 우연이 아닐 거예요. 종사하시는 영역에서 흔한 권력자가 아닌 고유한 권위자가 되실 거라 생각해요. 고맙습니다. 참여한 분들 나눠주신 이야기도 알곡처럼 새겨 듣게 됩니다. 먼 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지만 앞으로는 더 멀리 갈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서로 예기치 않은 힘을 주고받으면서 말이죠. / 한 사람에게 일이 몰리지 않도록 작더라도 몫을 분담하기로 했었는데 연옥님, 은혜님, 은희님, 그 취지 이상으로 너무 잘해 주셔서 감사 인사도 크게 드려야 할 것 같아요. 특히 운영 전반을 책임져주신 연옥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정은님까지 좋은 몫을 맡아 함께 해주시면 어딘가 스산했던 카페도 기운을 차리고 (다시 사는) 갱년기를 맞을 듯합니다. 이미 논의했듯 카톡방은 신속하기는 하지만 진지한 생각을 나누는 데는 한계가 있어 공지사항을 알리는 데만 활용하고 나머지 모든 일은 카페를 통해 진행했으면 합니다. 수업이나 세미나 참여 여부도 카페 일정 공지 글에 댓글로 올리구요. 쓸수록 카톡은 한계가 커서요.^^
여름세미나에서는 큰 딸과 함께 참석할 계획입니다. ^^
시 합동 지도점검에 소식지 발행에 온갖 일이 겹쳐서 정신이 없었는데요. 그나마 행간 생각하면 웃음이 났습니다. 선생님 토요일에 뵈어요. ^^ 집 청소도 뭣도 제대로 안 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부담이 없습니다. ㅎㅎㅎㅎ 제가 토요일에는 연어회 썰고 회초밥 뭉쳐놓고, 부산 물오뎅 끓여놓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