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요양병원 가실래요?”
사전에 나랑 얘기가 오간 것도 없이 뜬금없이 상예가 그런 말을 한다.
싱크대에 서 있던 나는 미동도 없이 엄마를 주시한다.
솔직하게는 오래전부터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차마, 진지하게 묻지를 못한 이유는 분명 엄마는 우리가 원하는 대답을 할 것이다.
무슨 꿩이 그런다지?
머리만 땅에 박고 엉덩이는 하늘로 치켜들고는
“꿩 없다”
나도 분명 엄마 가까이 있으면서 단지 시야에서 살짝 벗어났을 뿐인데 마치 그 자리에 없는양 숨도 죽이고 몸도 곧추세우고 뻣뻣하게 부동자세로
귀만 쫑긋 키우고.
“그럴까?”
엄마 대답이다.
심마니의 “심봤다” 외침보다 내 걸음이 더 빨랐을 것이다.
“엄마 요양병원 갈 거야?”
“그랴, 가 볼까?”
“진짜? 가고 싶어?”
“그랴,”
“엄마, 오빠한테도 얘기해야지”
“그랴, 얘기해 봐라.”
.
.
“... 긴 병에 효자 없다. 엄마가 아픈 지가 몇 년이나 됐냐? 아이구, 그랴 그쯤 됐을 것이다. 10년이나 됐구나.”
옆에서 가만히 우리 말을 듣고 있던 상예 눈이 벌겋다.
엄마 눈도 벌겋다
엄마가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친다.
아,
엄마는 내가 원하는 걸 들어주고 싶었던 것이다.
“엄마, 서러워?”
“아니...”
“근데 왜 울어?”
“아니다.”
“가지 마. 집에 있어.”
“그랴. 집이 좋지. 니들이 힘들어서 그렇지”
“아냐, 힘들 것도 없어. 큰오빠가 매일 매일 와야 하니 그게 걸리지.”
.
.
“어차피 갈 거... 해 있을 때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