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은 도끼에 의해서만 만들어졌지. 크던 작던간에 둥근 통나무를 톱으로 적당한 길이로 썰어서 토막내고 그 토막을 다른 받침대 위에 비스시 경사지게 올려놓고 도끼로 팼제. 바침목은 도끼질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끝쪽 4군데에 작은 말뚝을 부쳐 박아 땅에다가 고정시켰는데 이걸 오랫동안 쓰다보니 이놈도 무지막지한 도끼날에 패여 가운데가 집중적으로 파여져 깊은 홈이 졌지. 이 홈에 잘라진 나무토막을 올려놓고 패면 토막이 굴르거나 흔들리지 않아서 비교적 안전했고.. 도끼는 대장간에서 무쇠를 뚜드려 한쪽은 넓적하니 칼처럼 시퍼렇게 날이 서고 반대쪽은 4각이 지게 굵고 퉁퉁하고 뭉툭했제. 날선데를 도끼날이라 하고 또 반대쪽은 도끼머리라고 불렀는데 그 옆 가운데 허리쯤에 구멍을 뚫어 긴 자루를 꽉 쪼이게 끼웠지. 이걸 또 도끼자루라고 하고... 도끼자루는 산에서도 목질이 단단한 나무, 물푸레나무나 노간주를 써 도끼질의 강한 충격에도 뿌러지지 않았지. 도끼를 보면 날은 날카로워도 칼 하고는 아주 다르지. 날에서 부터 머리까지가 급경사가 져 투박하고 무거웠제. 그게 날이 나무에 박히기는 힘든 대신에 아주 나무 갈라지게 하는데는 효과적이라는건 훨 나중에 알았지. 옛사람들의 놀라운 지혜였네. 칼처럼 얇고 무겁지 않았더라면 힘을 쓸수가 없고 나무에 박히기는 해도 갈라지지는 않았겠제. 도끼질은 딱딱하고 단단한 도끼자루를 왼손은 멀리 오른손은 바짝 땡겨서 꽉 잡고 머리위로 비스듬이 들어 올려서 바침목 위에 눕혀 놓은 나무토막 가운데를 정조준해 아래로 힘껏 내리치면 나무가 단 한번에도 쫙하고 두짝으로 갈라졌제. 또 땅바닥에 토막을 세워놓고 내리쳐도 놀란 나무의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갈라지기는 마찬가지였고.. 이걸 두고 도끼질이라 하면서 장작을 팬다고도 하고 쪼갠다고도 했는데 혀가 짧았던가 내친구 하나는 맨날 또갠다고 했지. 목질이 단단하고 결이 뚜렷한 참나무나 소나무, 아까씨아 나무는 잘 쪼개졌지만 재질이 연하고 무른 버드나무나 미루나무같은것은 도끼질 해도 도끼가 푹 박혀서 짜갈라지지가 않았지. 그건 화력도 없어 장작으로 만들 필요도 없었고.. 도끼날이 토막한가운데 조준이 잘못되거나 바침이나 토막이 흔들리거나 빗맞으면 도끼질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옆에 있는 사람도 다칠수가 있었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속담은 이런걸 두고 한 말이겠지 또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른다"는 말도 있는데 그건 좀 과장된것 같지. 그 야문 나무로 만든 도끼자루가 왠만한 세월에야 쉬이 썩었을까? 또 아주 옛날에는 부월斧鉞이라고 해서 권력이나 권위를 상징하고 전쟁터에서는 장수將首의 무기로 쓰였다고 하네. 고향에서 누가 도끼로 그일 안해본 사람있다고 설명이 이렇게 길었을까? 나도 도끼질 안해본지도 벌써 40년이 넘었네. 나무 안해때고 살았다는 얘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