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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남아도는 여성'..성비 불균형 심각
"격심한 진통을 동반한 산고 끝의 출산이다". 이 때부터 회담장인 댜오위타이는 더욱 긴박하게 돌아갔다. 상하이 중심부 난징시루(南京西路)에 있는 한국계 성형 클리닉 한성의학미용의원 입구에는 한국의 유명 여성 탤런트 대형 사진이 걸려 있다. 그 옆에는 ‘성형외과, 다이어트, 피부미용’ 등의 진료 내용을 적어 놓고 상하이 젊은 여성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의 피부미용·성형 의원들이 대거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상하이(上海)에만 40여개가 문을 열었거나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계 미용·성형 전문 루이리 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주)큐브의 이영호 사장은 “올 연말까지 100여개의 한국계 병·의원이 상하이에 들어오려고 하고 있다”며 “한국의 성형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요즈음이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적기로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이 병원엔 한국 의사 3명이 상주한다. 하루에 성형수술 5건 정도를 하며, 환자는 거의 대부분 20~30대 중국 여성들이다. 코 높이는 수술 2만위안(약 260만원), 쌍꺼풀 수술 최저 6000위안(약 78만원) 등으로 중국 수준에 비해 고가(高價)임에도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상하이에는 시(市)정부에서 발행하는 외국인 의사 단기면허를 갖고 체류하거나 일시적으로 방문해 의료행위를 하는 한국 성형외과·피부과 의사가 10여명에 이른다. 상하이의 유행 중심지인 쉬자후이(徐家匯) 지역의 종합병원 런아이의원(仁愛醫院) 성형외과에는 한 달에 한 번씩 한국의 성형외과 전문의가 ‘원정 수술’을 하러 온다. 한국 전문의에게 수술 받으려면 몇 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 2000년 의료시장을 개방하여 외국인이 약 26억원의 투자금을 내면 병원 설립 지분의 70%까지 소유할 수 있다. 소규모 클리닉들은 중국인 의사를 원장으로 두고 실질적으로 한국인 의사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현재 한국계 피부·성형 의원은 상하이 이외에도 베이징·다롄·선전 등에 문을 열고 있으며, 의료컨설팅업체들은 중국 전역에 한국계 의원 60여개가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컨설팅회사 ‘닥터PR’ 이병철 실장은 “중국 쪽 파트너가 돈을 갖고 잠적하는 등 중국 의료진출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 수익보다는 중국 문화와 융화되어 장기적인 수익을 올리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망> 섹시가수 이채, 온라인 게임계 '후끈' 달군다
데뷔곡 '유혹'으로 새로운 섹시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신인가수 이채(사진)가 온라인 게임계에서도 '뜨거운' 눈길를 모으고 있다. 이채는 케이블 게임채널 온게임넷의 새로운 게임 프로젝트 '배틀 필드2'에서 1인칭 슈팅 게임 해설위원으로 유명한 온상민 씨와 공동 MC를 맡아 게이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또한 이채는 온라인 댄싱게임 모델로 중국 대륙에 얼굴을 알리며 한류열풍에 동참할 준비를 갖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채가 공동 MC를 맡게 된 '배틀 필드2'는 게임 초보자를 숙련자로 만들기 위한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 여기에서 이채는 게임 MC로서 '배틀 필드2'라는 게임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게임을 배우기도 하고 클랜(Clan)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채는 지난달 28일 SBS '인기가요'를 통해 데뷔 무대를 가진 이후 하루 만에 바로 MC 섭외가 들어와 녹화에 들어갈 정도로 게임 채널 관계자들의 눈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데뷔 직후 인터넷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채 소속사 측은 "이채가 '배틀 필드2' 녹화 당시 신인답지 않은 자연스러운 진행솜씨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재치있는 애드립까지 보여줘 프로그램 관계자들을 만족시켜, 가능성 있는 MC로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한편 온라인 댄싱게임 '오디션' 개발업체인 T3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이채를 모델로 발탁해 그녀의 전신사진이 담긴 홍보용 포스터 등을 전국 PC방에 배포하는가 하면 중국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할 예정이어서 이채가 데뷔하자마자 한류열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오디션'은 T3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12월 중국의 한 게임업체와 수출계약을 맺고 지난 4월부터 중국에서 먼저 선보인 게임. 현재 동시접속자수만 13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가운데 유명 포털 사이트 바이두닷컴의 게임 랭킹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채는 인터넷 게임의 힘을 얻어 만만찮은 인지도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 - Nwes Briefing - 中 자금성, 15년간 복원공사 중국 자금성이 향후 15년에 걸쳐 대대적인 복원 공사에 들어간다. 총 15억위안이 소요될 이번 사업은 낡은 건물과 마루, 색칠 복원 작업에 초점을 맞춘다. 박물관측도 7년에 걸쳐 궁안에 있는 문화, 예술 유품들을 정리하고, 아직 기록이 안된 명, 청 왕조의 모든 유품들을 분류할 계획이다. 한편 궁내 매점들은 임대기간이 만료되는 대로 철거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관광 명소 중 하나인 자금성은 면적 72만평방미터에 9천여실의 방을 갖고 있다. 영국박물관, 도쿄국립박물관, 스미스소니안연구소, 드레스덴국립아트컬렉션도 복원에 참여한다. 중국 4위 국유 석유기업 탄생 페트로 차이나, 시노펙, 중국 해양석유(CNOOC)에 이은 중국 4위 규모의 새 국유 석유기업이 탄생했다. 중화 공상시보는 샨시성에 난립해 있는 석유채굴 업체와 정유 기업들을 통합한 옌창 석유그룹이 최근 정식 출범했다고 보도했다. 샨시성 국유자산 위원회 산하의 옌창 그룹은 21개 채굴 업체와 3개 정유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확인된 석유 매장량만 11억 톤에 이르는 샨시성에는 2만 2,700여 개의 유정이 개발되고 있고 지난해 원유 생산량이 1,300만 톤으로 전국 4위를 기록했다. `중국영화` 스타의 재발견 7, 80년대 홍콩 영화는 한국 영화팬들을 매료시켰다. 이소룡 성룡 이연걸로 이어지는 무협영화 스타들과 함께 주윤발 중국, 전 종목 석권 중국이 2005폭스바겐 중국오픈에서 남자부 2관왕에 오른 세계 1위 왕리친을 앞세워 전 종목 우승을 석권하며 집안 잔치를 벌였다. 왕리친 은 18일 밤 중국 센젠에서 열린 남자단식 결승에서 동료 왕하오를 4-1로 꺾고 정상에 올라 첸치와 호흡을 맞춘 남자복식 우승과 함께 대회 2관왕이 됐다. 왕리친은 특히 올해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파나소닉 중국오픈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제패, 난공불락의 세계 최강자임을 과시했다. 1주일 전 파나소닉 중국오픈 때 세계 2위 마린(중국)을 꺾는 "녹색테이블 반란"을 일으켰던 중국삼성 '광명 공익상' 수상 중국삼성이 중국 유력신문인 광명일보가 주관하는 ‘광명 공익상’을 받았다. 이 상은 중국 내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한 외자기업을 선정해 시상하는 것으로 중국 내 사회공헌 관련 상으로는 최대 권위를 자랑한다. 광명일보는 중국삼성이 애니콜 희망소학교 건설, 대학생 농촌봉사활동 지원, 백내장 환자 개안수술 지원, 농업인재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공익활동을 펼친 공로로 이 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19일 홍콩 통계처에 따르면 올해 홍콩에 거주중인 남성 인구는 333만1천300명, 여성 인구는 361만2천300명으로 남녀 성비가 92.2 대 10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성비가 119.86 대 100인 것과는 정반대이고 정상적인 남녀 성비가 103∼107 대 100인 것과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홍콩은 지난 96년만 해도 성비가 100.1 대 100으로 남녀 인구가 거의 똑같았으나 96년부터 올해까지 남성 인구는 3.5% 늘어난 반면 여성 인구는 12.3%나 증가하면서 남녀 성비가 역전됐다.
특히 이같은 성비 불균형은 출산율 감소 및 독신 인구 증가와 함께 중국 여성과 결혼하는 남성들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홍콩 통계당국은 풀이했다.
홍콩 여성의 출산율은 지난 76년 한명당 2.48명에서 86년 1.37명, 96년 1.19명, 2001년 0.93명으로 떨어진 상태이고 여성들이 지위와 학력이 높아지면서 20∼49세의 미혼여성이 53만3천800명에 달할 정도로 독신 인구가 늘었다.
또 지난해 홍콩에서 혼인신고를 한 4만1천쌍의 부부 가운데 홍콩 남성 1만3천126명이 중국 신부를 맞아들였고, 대륙으로 건너가 중국 여성과 결혼을 한 경우도 7천842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남성들이 가까이 있는 홍콩 여성보다는 드넓은 중국 대륙에서 나이어린 배우자감을 물색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갈수록 성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통계당국의 해석이다.
jooho@yna.co.kr
일본 관동군의 첫 침공을 받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에서는 오후 9시18분에 맞춰 주요 관공서와 군부대가 사이렌을 울렸고 거리를 지나는 차량들도 경적을 울리며 국치일을 잊지 말 것을 다짐했다.
선양시의 국치일 사이렌은 1995년 시작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이후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됐다.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에서도 이날 오후 9시부터 20여분간 시내 전역에서 경보음이 울렸고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에서는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공습경보가 끊어졌다 이어졌다는 반복했다.
원장(溫江), 신두(新都), 펑저우(彭州), 진탕(金堂) 등지에서는 유선방송을 통해 사이렌을 울렸고 특히 원장에서는 휴대전화로도 경보 문자메시지가 전해졌다.
국치일을 기해 곳곳에서 대일 항의시위를 벌이거나 전쟁박물관을 무료 개방하는 등의 행사도 있었다.
jeansap@yna.co.kr
ILO는 이날 발표한 조사보고서에서 지난 2001년 기준으로 직무와 관련한 질병 또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전세계적으로 2백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조사시점 기준으로 3년 전인 지난 1998년보다 약 10% 증가한 것으로 ILO는 이 기간 전세계적으로 1억400만명이 경제활동인구로 추가 편입된 것이 산업재해 피해자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암, 호흡기 질환, 전염성 질환 등 직무와 관련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2백만명에 육박하는 등 사고보다는 질병이 산업재해 사망자를 유발하는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또 서방 선진국에서는 많은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반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제철업, 조선업, 광업 등 위험한 분야 종사자가 많고 도로 등 사회간접시설(SOC)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인력이 많아 산업재해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사고에 의해 목숨을 잃는 노동자수는 2001년 기준 35만1천명으로 1998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중남미 국가에서는 33%, 중국에서는 22%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ILO는 강조했다.
미국의 안전.보건 증진 비정부기구인 국가안전위원회(NSC) 앨런 맥밀런 회장은 "`글로벌화'와 개발도상국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확장이 산업재해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conoman@yonhapnews.co.kr
주최국인 중국의 수석대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19일 전체회의에서 공동성명 채택을 발표하면서 밝힌 이 한 마디가 중국의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합의내용을 어떤 식으로든 문서로 채택하려는 노력이 가장 권위있고 구속력있는 '공동성명'으로 결실을 보았다는 점에서 크게 만족해 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그동안 단번에 완전한 합의를 끌어내기보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향해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가자는 계산으로 회담을 진행해 왔고 이런 서둘지 않는 '만만디' 전략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중국 언론 가운데 이번 회담을 가장 비중있게 다뤄 온 관영 신화통신은 공동성명이 채택된 이날 아침부터 전체회의가 열리는 댜오위타이(釣魚臺) 안팎의 상황을 시시각각 속보로 전하며 타결의 기대감을 높였다.
공동성명 채택은 중국 정부로 하여금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는 발판 마련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한 전문가는 이번 성명이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핵계획의 포기 약속, 미국의 북한 침공의사 없음 확인, 북-미 간 관계 정상화 합의 등 주요 현안을 포괄하고 있어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평했다.
중국은 그러나 공동성명에서 제시하고 있는 북한의 평화적 핵 사용권과 북한에 대한 경수로 제공 문제 등 남아 있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 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인지 중국측의 분위기는 한편으로는 험한 고개를 넘은 정복감에 고무돼 있으면서도 또다른 한편으로는 더 높은 정상을 바라보는 듯한 차분한 모습이다.
jeansap@yna.co.kr
우선 협상 현장인 중국 베이징(北京)의 주중 한국대사관(대사 김하중) 직원들의 뒷바라지를 꼽을 수 있다.
2003년 4월23일의 북한과 미국, 중국간 3자 협상 때부터 감안하면 2년5개월에 걸친 협상 준비와 대표단과 취재진 지원 등에 대사관 직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제4차 회담이 가장 큰 고비였다고 한 대사관 직원은 말했다.
그는 "3∼4일간 진행되던 과거 회담과 달리 보름 가까이 회담이 진행되면서 현지 지원팀도 비상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4차 회담 1단계 회의가 끝내 휴회로 종료되자 지원팀의 실망도 컸다.
그리고 회의 속개를 약속한 9월2일이 지나가도록 다음 회담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참가국들의 조정 끝에 13일 회의가 속개되고, 결국 '공동성명'을 이끌어내면서 지원팀도 '고생한 보람'을 찾게 됐다.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 나가있는 인원을 통해 '회담 타결'이 전해지자 베이징 시내 메리어트 호텔에 진을 치고 있는 지원팀은 환호성을 지르면서도 '현장소식'을 전하는데 주력했다.
한편 외교통상부 공보관실 직원들의 고초도 만만치 않았다.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기자들을 상대로 '중간자'의 입장에서 일을 처리하느라 말못할 고생을 했다는 후문이다.
lwt@yna.co.kr
드디어 끝났다. 그 것도 모든 대표단의 기립박수 속에서다.
2단계 제4차 6자회담이 시작된 지 꼭 일주일만이며, 2002년 10월 한반도에 먹구름을 드리운 제2차 북핵위기가 터진 지 35개월만이다.
역사에 길이 남게될 이번 2단계 회담은 반전을 거듭하며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번 회담은 지난 달 7일 휴회한 1단계 회담의 끝자락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래서인지 분명하고도 좁혀진 쟁점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집중적인 협의를 할 수 있었다.
2단계 회담의 화두이자 전부는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 부여와 관련된 6자틀내 경수로 제공 문제였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 문제를 놓고 핵심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등 뒤에서 치밀하게 주판을 퉁기며 치열한 두뇌 싸움을 펼쳐나갔다.
핵심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회담장인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하기 전부터 `유연성'을 화두로 날세운 신경전을 벌이며 본격적인 `북핵게임'에 불을 지폈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13일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하면서 "북한은 경수로를 가져야 한다. 미국이 조건을 다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며 "원칙을 견지하면서 필요시기에 유연함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측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이날 베이징행 비행기안에서 "이번 딜은 북한 이익에 부합된다. 우리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 자기들이 유연성을 갖고 있다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너희들이 유연성을 보이면 회담이 잘 될 것'이라는 경고성 의미가 더 강했다.
이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의장국인 중국은 회담 재개 첫 날부터 나머니 5개국을 돌아가며 접촉, 이번만은 잘해보자며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회담은 첫 날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북한이 신포 경수로가 아닌 6자틀내 경수로를 요구했고, 극점에 있던 미국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된 것이다.
초점이었던 북미간 첫 접촉은 회담 이틀 째인 14일 한미접촉 직후에 이뤄졌다.
"한반도 비핵화는 무조건 이뤄져야 하며 그 이후 다른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던 힐 차관보는 북한과 만난 뒤 "누가 경수로에 펀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회담 사흘째인 15일 북미는 2차 접촉을 가졌으나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두 번의 접촉에서도 북미가 극을 달리자 분위기는 험악해져 갔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15∼16일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핵무기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며 "흑연감속로 포기 대신 경수로를 달라"며 요구사항을 전격적으로 공개, 장외공방을 본격화했다.
힐 차관보는 즉각 "경수로 문제는 논의조차 돼서는 안된다"며 정색하고 나섰다. 평소 얼굴을 붉히지 않았던 그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고 떨림도 감지됐다.
이런 가운데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북한이 "경수로를 가질 `기회의 창'은 열려있다"고 말해 한미간 불협화음으로 비치기도 했다.
우선 회담 나흘 째인 16일 중국이 다른 모든 참가국들과 협의를 잇따라 가지면서 조율작업에 나섰고, 한미일 3국은 첫 3자회의를 열어 공조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무한정 (베이징에)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회담이 결렬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회담이 결렬이나 타결이냐, 휴회냐의 기로에 서자 중국측은 전체회의를 소집해 4차초안 수정안을 배포, 24시간 내에 가부간의 결정을 내리라고 주문하면서 회담장 주변은 피말리는 긴장감으로 가득찼다.
그러나 17일 오후 일부 국가가 입장 표명을 유보하면서 다시 하루의 시간을 더 주어졌다. 그러나 당초 전체회의를 열어 회담을 끝내려 했던 18일이 되자 각국은 전체회의가 아닌 수석대표 회의를 열었고, 그것도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다 전체회의를 또다시 하루 더 연기하기에 이르렀다.
조금의 시간만 더 있으면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일말의 미련 때문이었다.
이 시점부터 미국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됐다. 18일 오전 4차초안 수정안에 대해 "모호성을 줄여야 한다"며 불만을 표출했던 힐 차관보는 그날 저녁 "좋은 안(good draft)이다. 갈등 봉합이 어렵지만 극복 못할 것은 없다"며 의지를 보였다.
바로 이 시점이 미국에 머물던 반기문 외교장관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수정안을 받아들이라며 강하게 설득하던 때였다.
이후 힐 차관보를 비롯해, 송 차관보, 일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주국장은 18일 저녁 "내일은 무조건 결판난다"며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약속의 날'인 19일 오전 8시30분이 다가왔지만 전체회의는 열리지 않고, 중국 언론을 통해 회담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결국 파국으로 가는 것이냐"는 허탈감이 회담장 주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미국측의 요청으로 전체회의가 지연되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사실 전날 밤 회담장에 있던 6자 모두가 수정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워싱턴이 정치적 결단을 머뭇머뭇 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회담장 내에서는 "휴회로 가자", "여기서 합의못하면 이런 기회는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혼재되면서 회담장인 댜오위타이에서는 사선(死線)을 넘나드는 반전이 거듭됐고, 결국 워싱턴을 설득한 힐 차관보의 설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각 대표단도 회담장 복도를 뛰어다니며 분주한 막판협상을 지속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결국 오후 1시가 넘어서자 "6개국 대표단의 기립박수 속에 타결됐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honeybee@yna.co.kr
첫댓글 좋은 정보 잘 보고갑니다,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