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기록을 보시고 여러 평가가 나올 수 있겠지만 위의 표를 놓고 강병규
선수가 A급 투수라고 말씀하시기는 힘드실 겁니다.
그저 평범한 투수의 평범한 기록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 여러분께서는 제게 어떤 얘기를 하시려는지요?
“그게 선수협이랑 무슨 관계인데? 질질 끌지 말고 얘기해봐!”
왜 하필 그가 대변인을 해야 했나......
“2000시즌은 정말 죽을힘을 다해 던졌다.”
제 1기, 2기 선수협 회장을 맡았던 송진우 선수가 사석에서 자주 하는 얘기
라고 합니다.
구단주들의 눈엣가시인 선수협...... 더군다나 회장을 맡고 있는 선수라면
언제 유니폼을 벗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송진우 선수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단 두가지......
바로 선수로서의 네임밸류와 실력...... 두 가지였습니다.
송진우 선수는 “회장님”이라는 별명과 함께 동계 훈련도 충실히 못한 몸
을 이끌고 5월 초 시즌에 참여해 경기마다 정말 혼신의 역투를 거듭, 13승
2패 4세이브 방어율 3.40 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승률왕 타이틀까지 자신
의 것으로 만들고 맙니다.
강병규 선수가 한국 프로야구 선수 중 한명으로서 선수협에 앞장서 가입한
사실은 정말 훌륭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가 꼭 대변인까지 맡았어야 했는
지......
아니, 그보다도 대변인이라는 자리가 과연 선수협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자리였는지 마치 99 시즌에 반짝(?)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주가를 끌어올
린 달변에 미남 야구 선수 강병규 선수, 자신을 위해 만든 자리는 혹시 아
닌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수협 사태를 1년 유보하기로 하고 선수협 주요 인물들은 각자 국내외에
서 훈련에 몰두했지만 강병규 선수만은 TV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끼를 십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줬었습니다.
그러나 야구팬들과 언론은 그런 그를 곱게 보지 않았죠......
2000 시즌 두산에서 방출 당한 뒤, SK에 옮겨가서 보여준 그의 연봉 협상
과정과 투구 내용 자체도 상당히 야구팬들을 실망시키는 것들이었습니다.
OB에 입단한 이후, 연봉 협상 과정이나 훈련 과정에서 늘 잡음을 만들어 내
서 정규시즌보다 스토브 리그 때 언론에 이름이 더욱 자주 거론되었던 그
의 행적이 다시 한번 드러나게 되어 안타까웠던 것을 저도 기억합니다.
아...... 강병규......
제 2기 선수협이 출범한 후, 선수협 집행부 6명이 방출되는 등, 각 구단들
의 초강수가 있었지만 결국(대타협의 성격이 어떻든 지를 떠나서) 2001 시
즌이 열릴 수 있었던 데에는 집행부 6명 대다수가 2001 시즌에 팀에 없어서
는 안 되는 혹은 구단입장에서 그들이 껄끄러워 다른 팀에 팔더라도 다른
방식의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강병규 선수의 보류 선수 제외 이후, 각 스포츠 지에서는 <8개구단 사장단
강병규 왕따 작전>이니, <8개구단 강병규 외면 담합>이니 하는 기사들이 쏟
아져 나왔었습니다.
거기에 아울러 <강병규, “나는 뛰고 싶다”>류의 강병규 선수가 선수생활
을 계속하고 싶어한다는 취지의 기사들도 그 옆자리를 차지했었죠...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언제나 방출 위협 대상인 선수협 대표자들이
가진 무기는 팬들의 지지를 한몸에 업고 싸울 수 있게 하는 자신의 네임 밸
류와 그 네임밸류를 가능케 만든 실력, 이 두 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1군
과 2군을 왔다갔다하는 이호중(이거... 제 이름입니다...--;; 실명을 거론
하기엔 무리가 따라서...오해 없으시길^^;;)이라는 프로 야구 선수가 선수
협을 만들겠다고 나선다면, 이호중 선수는 팀에서 다음 날로 방출됨은 물
론, 언론이나 야구 팬들의 반응 역시 냉담할겁니다. 그저 가십거리 정도로
길면 이틀정도 신문의 한 칸을 차지하겠죠.
아쉽게도 강병규 선수는 다른 대표자들에 비해, 자신의 무기가 너무 빈약했
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이것을 간과하고 너무 앞서 나간 강병규 선수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감히 강병규 선수에게 묻습니다.
첫째, 선수협 대변인이라는 자리가 회장을 비롯한 스타플레이어들이 포진
한 선수협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였습니까? 아울러 강병규가 아니면
맡을 사람이 없었습니까?
둘째, SK 입단 후 연봉 협상 과정에서 그렇게 프런트와 시간을 오래 끌어
야 했습니까? 그리고 협상 종료 후, 곧장 불만족을 표출하고, 있지도 않은
이면 구두 합의를 주장해 구단과 껄끄러운 관계로 시즌을 시작해야 했습니
까?
셋째, 99 시즌 종료 후, 선수협 1년 유보가 확정되고 나서 그렇게 잦은 오
락 프로그램 출연이 꼭 필요했습니까? 그 후에도 여러 우여곡절과 마찰 끝
에 뛰게 된 강병규 선수의 2000시즌이 과연 선수협 집행부의 당당한 일원으
로서 후회 없이 정말 누구처럼 죽을힘을 다해 공을 던진 시즌이었다고 자부
할 수 있습니까?
우리는 선수협을 적극 지지합니다. 선수협에 용감하게 뛰어든 강병규 선수
역시 지지하고 무한한 성원과 사랑을 보냅니다. 당신이 99년도에 보여준 생
애 최고의 피칭을 우리는 2000시즌에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그것은 당신이 선수협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었기에 구단주들과 사장단들과
KBO 사무 총장에게 보여주는 마운드 위에서의 진정한 ‘실력행사’이며 그
것이 ‘선수협의 입’ 강병규가 아닌 선수협 집행부 출신의 야구 선수 강병
규의 엄연한 의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프로 야구 선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무모하고 분별없
는 언행으로 일관해 결국 유니폼 반납을 상당 부분 스스로 자초한 당신의
모습은 지지할 수도, 성원이나 사랑을 보낼 수도 없습니다.
아무쪼록 연예계 활동이 좋은 결과를 낳아 ‘연예인 강병규’로서의 제 2
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보내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