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릴없는 화백(화려한 백수)이 또 분탄시럽게 소음분진을 일으켜서 다소 겸연쩍고 많이 미안하다.
근자에 우리는 ‘폭삭 속았수다’에다 ‘케데헌’ 신드롬, 뮤지컬의 본거지인 미국에서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이 최고의 토니상을 수상하는 일까지 목도하였다. 위에 소개한 이 영상 또한 K-팝, K-드라마, K-영화, K-푸드, K-패션, K-뷰티, K-문학, K-뮤지컬 등등에 이어 소프트 파워인 한류로 세계를 제패해 보겠다는 야심 찬 기획의 하나다. 다시 말해서 K-국악을 또 하나의 한류 장르로 부각해 보겠다는 의도로 국가 유관 기관들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흥도 많고 한도 많은 우리 민족이 이렇게나 문화 콘텐츠가 풍부함에 우리 자신들도 놀란다.
위에 소개된 바라지 ‘진혼’의 창자(唱子)는 김율희다. 이쁜이, 고운이, 똑똑이, 멋쟁이 김율희 아씨. 우리 국악의 진골/성골이 모두 모이는 중앙대 국악과 출신이다. 기라성같은 교수진 중에 진도 출신인 한승석 교수도 포진해 있다.
[동영상 아래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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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씻김굿은 전라남도 진도지역에서 전승되는 망자의 극락왕생을 빌고 천도하는 굿이다. 오늘날 지구촌 곳곳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 죽음이 전쟁으로 인한 것이든, 기아나 질병, 테러로 인한 것이든, 또한 억울한 죽음이든, 숭고한 죽음이든 인간의 죽음은 슬플 수밖에 없고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진혼"은 이 세상의 모든 죽음 앞에 바치는 짧은 위안의 의미로 이 작품을 구상하였다. 진도씻김굿 중 초가망석과 영돗말이, 넋 올리기 등의 연행과정을 간추리고 무의식 巫儀式을 적절히 배치하여 종합 예술적 형태로 무대화한 작품이다.”
“Jindo Requiem” (Korean title: Jinhon) is based on Jindo ssitgimgut. Today, a great many people around the world are dying. Whether it is caused by war, hunger, disease, or terrorism and whether it is unjust or sublime, human death is inevitably sad and makes us solemn.
“Jinhon” has been conceived as a short consolation for all the deaths in the world. It is a comprehensive artistic form of not only rearranging the music practiced in the procedures of “Choga mangseok,” “Yeongdot mari,” and “Neok oligi” in Jindo ssitgimgut but appropriately locating the ritual-like performance on stage.
주최, 주관: 우리소리 바라지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기획: (주)나우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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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식민시대를 거치고 수십만의 희생과 전 국토가 초토화되는 전쟁의 화마를 겪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자리 잡는다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란 외신기자의 악담까지 들으며 대통령을 두 번이나 탄핵하는 세계 민주주의 제도의 전범으로 자리 잡은 한편, 압축 성장을 통해 70여 년 만에 ‘Fast Follwer’에서 ‘First Mover’로 자리를 옮겼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서 최초, 유일의 나라, 대한민국. 오래전, 한 TV 광고에서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를 외치던 국악계 원로 박동진 어른을 기억할 것이다. 지금 여기에 오기까지 애썼다. 욕 봤다. 이제 서둘렀던 발걸음도 더디게, 보폭도 줄여 나갈 때가 아닌가 한다.
진도(珍島)는 이름 그대로 ‘보배로운 섬’이다. 나같은 술주정뱅이가 좋아하는 ‘홍주’의 원산지라서가 아니라, 진도는 민중 문화/예술의 보고다. 세상에나, 장례식 기간에 망자를 보내는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밤을 새워 춤추고 노래하는 곳이 이 세상 어디에 있던가? 시간을 내어 ‘진도 씻김굿’, ‘진도 다시래기’, ‘진도만가’ 정기 공연―진도 군청 홈피 참조―을 보러 가보시라. 여생이 짧은 우리나, 남여노소 누구나 가야 할 길을 미리 가보는 뜻깊은 여행이 될 것이다. 여러 해 전 우리 부부가 진도를 찾았을 때 마침 전국 장례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본의 아니게 전국 각 지방마다 다양하고 독특한 장례 풍속을 일별 할 수 있었다.
아닌 말로 트로트를 좋아하는 이가 많겠지? 그렇다면 트로트 유명 가수 송가인, 박진도, 진홍주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 그곳이니 이 아니 진도를 찾아가 볼 빌미가 아니겠는가? 꼭 성철 스님, 허 준 선생님의 생가만 찾지마시라는 말씀. 아, 아름다운 우리 바다와 강과 산, 그 자연의 풍치와 기상을 이어받은 멋들어진 조선땅의 선남선녀, 장삼이사들, 모두 자손만대 이 땅 위에 복되고 복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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