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의 마음피트니스] 불면증 덕분에 바뀐 나의 생활습관(上)
몸을 편하게 해야 잠도 잘 온다
◇스트레스로 비롯된 불면증이나 우울증은 본질적으로 신체 신경계가 고장 난 ‘몸의 병’이다. 때문에 몸을 편하게 하고 체력을 강화시킴으로써 치유할 수 있다. /출처=셔터스톡
# 영화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에서 연인들이 서로를 그리워하며 잠 못이루는 밤은 로맨틱하다. 그러나 온갖 스트레스와 걱정으로 잠 못이루는 밤은 끔찍하다.
불안, 두려움, 분노, 우울 등 부정적 생각과 감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밤을 하얗게 지새게 되는데, 이런 사고 패턴을 의학적 용어로 ‘부정적 반추’ 또는 ‘우울증적 반추(depressive rumination)’ 현상이라고 한다.
요즘은 이런 부정적 반추로 인한 불면증 환자가 꽤 많다고 한다. 노인·젊은이·부자·가난뱅이 가리지 않고 전 연령, 전 계층에서 공평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해 부정적 생각을 끊임없이 떠올리는 정신습관은 사실 인간의 의지나 이성으로 제어하기가 쉽지 않다.
나 역시 십수년전 이런 연유로 지옥같은 불면의 밤을 수개월 보낸 적이 있기 때문에 심심치 않게 터지는 인기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들의 프로포폴(전신마취제) 스캔들을 보면 마냥 비난만을 하긴 어렵다.
불면증은 만병의 근원이다. 아니 인간의 영혼을 갉아먹는 질환이다. 인간을 포함 모든 유기체는 활동하면 반드시 휴식이 필요한데, 계속 쉬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결국 에너지는 소진(burnout)되고, 면역계는 망가지고 신경계는 오작동되면서 온갖 병과 사고들을 초대하게 된다.
우울증, 공황발작, 불안장애, 분노조절 장애 등 신경질환은 불면증으로 지친 신경계의 항명(抗命)이자 자중지란의 대표적 케이스다.
# 불면증을 극복하려면 마음이 쉬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마음을 쉬려고 하면 할수록 스멀스멀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올라 마음은 다시 노동을 하게 되고 결국 불면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마음은 마음으로 다스려지지 않고, 몸으로 다스려야한다는 사실이다.
슬픈 마음을 ‘기쁜 마음으로 바꾸겠다’고 마음먹는다고 실제 기뻐지겠는가. 하지만 몸을 즐겁게 하면 마음도 따라서 즐거워진다.
예컨대 좋아하는 맛집에 가 먹는다든가, 좋아하는 운동을 한다든가, 목욕이나 마사지를 받는 등의 방법을 통해 몸을 즐겁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마음을 즐겁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마음은 매우 자유로운 속성을 가지고 있어 지시한다고 해서 잘 먹히지 않는다. 억압하거나 강요하면 오히려 반항한다.<계속>
글 | 함영준 마음건강 길 대표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