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공판기일서 삼성측에 4가지 쟁점 석명 요구
이재용 4월 첫주 재판에 법정출석…재판부 속도전 예고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61) 일가에 433억여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49) 등 삼성관계자 5명에 대한 재판이 4월 첫주 본격 시작된다. 날짜는 아직 미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23일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31일 오후 2시 공판준비기일을 갖고 4월 첫째주부터 공판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판기일은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있기 때문에 4월 첫주 공판기일에 이 부회장이 직접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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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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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재판부는 기소된 시점부터 시간이 많이 지났고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진전되는 내용이 없다는 이유로 이날 공판준비 절차를 끝낸 후 우선 공판기일을 열어 양측의 쟁점을 듣고자 했다. 그러나 삼성 측 변호인이 공판준비기일을 한 번 더 열기를 희망해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속도전도 예고했다. 재판부는 "월요일과 화요일 다른 사건 재판이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해 4월 첫주 공판이 진행되면 매주 수·목·금요일에 재판을 진행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에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사건의 공소유지도 함께 맡고 있는 양재식 특검보가 "문 전 이사장 재판이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문 전 이사장 사건에 대한 증인신문이 4월 말 쯤 끝나고 최순실씨 관련 재판 역시 4월 중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기 때문에 5월 이 부회장 사건 재판 진행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판부는 향후 재판에서 쟁점이 될 4가지를 정해 삼성 측에 빨리 의견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먼저 "삼성전자 등 회사자금으로 최씨 딸 정유라씨(21)의 승마 지원이나 최씨 소유의 재단 출연이 이뤄졌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인정한다면) 지원·출연을 한 이유가 뭔지 의견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삼성 측 관계자들이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그 같은 지원 및 출연이 이뤄진 것인지'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최씨가 사적 이익을 추구하게 됐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식했는지'에 대해서도 정리해줄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은 삼성전자가 비덱스포츠의 전신 코어스포츠와 맺은 용역계약을 허위로 기재하고, 말 구입 비용을 승마단 전지훈련 비용에 쓴 것처럼 꾸며 허위 예금거래신고서를 작성했는지 여부다.
재판부가 빠른 석명을 요구한 만큼 삼성 측은 다음 공판준비기일에서 의견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 이 4가지는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을 기소하는 데에 결정적인 사실관계를 증명하라는 요구이기 때문에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y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