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재 어르신이 두레누리공동체에서 계셨을 때 미용해 주시던
허복란 씨와 하혜숙 씨와 저녁을 먹기로 했다.
중국집에서 5시 30분에 보기로 했다.
10분 일찍 도착했는데 문 앞에서 마주쳤다.
하혜숙 씨가 먼저 알아보신다.
"강석재 어르신, 나 누군지 알아요?"
"누구야? 하혜숙 씨?"
오랜만에 만나도 한 번에 알아차리신다.
중국집에 들어가 종업원에게 어르신 이름으로 예약했다고 말했다.
우리를 방 안으로 안내했다.
오랜만에 만나 할 말이 많은지 의자에 앉지도 않고 서서 얘기한다.
"앉아서 얘기해요."
하혜숙 씨가 의자를 꺼내며 어르신의 자리를 살피신다.
자리에 앉아 한참을 얘기하다가
종업원이 주문을 받고 나서야 대화가 잠깐 멈췄다.
"선생님이 바뀌었네?"
"선생님 아니고, 학생이야."
"안녕하세요. 강석재 어르신과 부산 여행 가는 임재경입니다."
"어르신 잘 부탁해요.
어르신도 선생님이랑 학생 맛있는 거 사 주고요."
하혜숙 씨와 허복란 씨가 나에게 어르신 잘 부탁한다고 하신다. 감사했다.
허복란 씨가 어르신이 좋아하는 가지전과 수박이 담긴 도시락을 싸 오셨다.
한 입 먹은 어르신의 입가가 미소로 번진다.
하혜숙 씨는 밥 먹어야 한다며 조금만 먹으라고 챙겨 주신다.
주문한 탕수육과 음식이 나왔다.
하혜숙 씨가 탕수육을 먹기 좋게 잘라 주신다.
염순홍 선생님은 탕수육이 부드러워지게 소스를 더해 주신다.
어르신과 부산 여행 계획을 준비한 이야기를 해드렸다.
"어르신이 직접 전화해서 숙소 예약하셨어요."
"어떻게 하셨대?"
"뭐 그냥 했지!"
어르신이 별거 아니라는 듯이 얘기하신다.
"원래 울릉도에 가려고 했는데 부산 여행으로 바뀌었어요.
울릉도는 내년 5월에 가려고요."
"내년 5월에 울릉도 같이 가요."
내년 울릉도 여행 계획을 말씀드리니 하혜숙 씨가 같이 가자고 먼저 얘기 꺼내 주셨다.
다 먹고 일어나면서 수료식에 와 주실 수 있는지 살며시 여쭈었다.
"다음 주 수요일 26일에 바쁘세요?"
"오전에 학원 갔다가 오후에 일이 있는데 왜요?"
"그날 어르신과 부산 여행 다녀온 이야기 발표하면서 수료식 하려고요. 오셔서 이야기 들어 주실 수 있으세요?"
"몇 시예요? 5시 이후면 괜찮을 것 같은데."
"시간은 아직 안 정해졌어요."
"번호 알려 줄게요. 정해지면 연락 줘요."
약속이 있어 먼저 일어난 염순홍 선생님을 대신하여
허복란 씨와 하혜숙 씨가 어르신을 월평빌라까지 태워주셨다.
차에 타시며 나에게 어르신과 여행 잘 다녀오라고 어르신 잘 부탁한다고 하신다.
고맙습니다.
2023년 7월 16일 일요일, 임재경
첫댓글 오랜만에 만나도 한 번에 알아보는 강석재 어르신, 어르신이 좋아하던 음식 챙겨온 하혜숙 씨, 내년에 여행 같이 가자고 하는 허복란 씨.
이 정겨운 만남에 함께했던 언니가 부럽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7.17 14:00
허복란 씨는 두레누리 공동생활가정 있을 때 밥해주셨던 분이고 하해숙 씨는 미용봉사로 종종 들르며 친해진 분이시죠.
두분 다 오랜 인연을 이어오며 정겹게 지내시는 분들입니다. 올 초, 어르신이 식사대접을 근사하게 받았었고 이번엔 부산 여행 자랑 삼아 어르신이 밥먹자 먼저 연락했지요.
내년 봄에 함께 울릉도 가는 모습이 기대됩니다.
어른에게는 간접 칭찬 하는 것이 좋다고 배웠지요. 어르신이 부산 여행 준비한 것을 전할때 배운 것을 잘 적용했네요.
하혜숙 씨와 어르신의 울릉도 여행. 임재경 선생님이 염순홍 선생님께 큰 선물을 주셨네요.
일요일 오후 퇴근하는 길에 강석재 어르신과 마주쳤어요. 일지에 등장한 허복란 씨, 하혜숙 씨와 함께요. 저에게도 어르신 잘 챙드리라며 당부하셨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세 분의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 느껴졌어요. 수료식 때 두 분 뵐 수 있기 바랍니다.^^
중국집 문 앞 풍경이 상상이 갑니다. 그동안 함께한 세월이 느껴집니다.
허복란, 하혜숙 씨를 수료식에 초대하셨네요. 초대에 응해주시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