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사람은 의지(意志)가 강해야 한다 또는 정신력이 강해야 한다는 말이다. 의지나 정신력이란 말은 항상 어떤 고통을 감수하는 것과도 연관되어 있다. 의지가 강해야 공부도 잘하고 사업도 성공시키고 출세를 한다고 노냥 들어 온 말이 의지(意志)란 말이다.
나이들어가니 의지란 말이 그다지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살만큼 살았고 지금와서 뭘 뜯어고친다고 어둥바둥할 일도 별로 없는거다. 이 말은 맞다. 하지만 또 현실에 안주해서 살던 습관대로 살 수만은 없는 일이기도 하다.
습관은 중독과도 연관된다. 물론 중독이란 그리 됨으로써 생활에 피해를 끼치는 걸 주로 말한다. 하지만 습관도 일종의 중독현상이다. 김치찌개에 중독되거나 쌀밥에 중독되거나 중독은 중독이지만 이말은 어폐가 있다. 김치찌개 먹는다고 무슨 생활에 피해가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독 중에 가장 큰 두가지는 담배와 마약이다. 잘 아시는대로 뇌의 도파민분비와 관련된 현상이다. 알콜 중독도 있지만 담배나 마약같지는 않다. 저녁에 동료들과 쐬주한잔 한다고 그걸 중독이라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해장술이 필요하다면 그건 중독이다.
하여간 이러한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즉 뇌가 작동하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거다. 마음만 굳게 먹으면되지 무슨 뇌가 어떻고 저떻고 하지만 사실은 뇌가 주관하는 일이다. 그걸 고치려해도 쉽게 변화하지 않기에 자주 실패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믿을건 의지 밖에 없게 된다.
담배를 끊을 때 설문지를 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당신은 담배를 끊기로 마음먹었는가"이다. 하려고 하지 않는데 어찌 고질적인 습관을 바꿀 수 있겠는가. 이리보면 그리도 듣기 싫은 의지(意志)라는 말이 또한 필수불가결한 일이 된다. 아니 시동을 걸어야 자동차가 움직이지 않겠는가. 이 시동을 거는 행위가 바로 의지아니겠는가.
나이가 먹으면 이 의지(意志)라는 말이 남의 동네 일처럼 느껴지고 그저 소시적에나 읊어대던 단어로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다해서 어디 고칠 일이 없겠는가. 좀 버겁긴해도 의지(意志)라는 말이 다시한번 떠오르는 저녁이다.
첫댓글 의지는 어느 계기가 주어지면 강하게 될수도 있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