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나날이 떨어지니
바보인 듯 바보 아닌 바보 같은 내가 되어간다.
작년에 있었던 지난 이야기를 새삼스레 꺼내본다.
“삶은 나에게 언제나 미소 짓지 않았지만,
나는 늘 삶에 미소 지었다“
긍정에너지 충만한 이 문구는
나를 매료시켰고
그 주인공 라울 뒤피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한가람 미술관으로 발길을 향하게 했다.
작품 속에 음악을 담은 듯
‘색채의 선율’ 이라는 전시 제목이 경쾌하게 다가왔다.
진정성 있는 삶을 살았을 라울 뒤피의 작품은
예술적 취향이나 조예에 상관없이 힐링이 될 것 같았다.
아름답고 즐거운 그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을테니.
그가 세상을 바라본 시선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테니..
회화, 일러스트, 삽화, 판화, 직물 패턴 디자인 등 창작물의 종류가
다양했다.
작가의 여러 재능이 정말 놀라웠다.
“1910년 라울 뒤피는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동물시집 오르페우스의 행렬 삽화를 맡아하게 되었는데
아폴리네르는 피카소에게 맡기고 싶었지만
입체파 작업에 몰두했던 피카소가
이 제안을 거절하면서 뒤피가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는
전시장 벽면의 작품 관련 해설을 읽다가,
나는 문득 피카소와 아폴리네르의 일화가 떠올랐다.
피카소와 아폴리네르는 깊은 우정을 나누는 사이였다.
아폴리네르는 파리의 문화예술인들과 친분이 있던 피카소의 소개로
화가 마리 로랑생을 만나게 된다.
1911년 루브르에 전시되어 있던 모나리자가
도난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아폴리네르는 용의자로 체포 되었다가 풀려났다.
절친 피카소는 공범으로 몰렸었다.
루브르에서 조각상을 훔쳤던 사람의 이름이
아폴리네르의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과 같아서였다고 한다.
이 일로 실망한 마리 로랑생은 아폴리네르에게 결별을 선언했다.
그녀와 함께 거닐던 다리에서
가슴 아픈 이별의 회한을 시로 썼던 아폴리네르.
그 시는 세계적인 명시가 된다.
브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간다.
마음 속으로 시를 암송하는데 뭔가 어색하고 이상했다.
브라보 다리...
브라보 다리...
제대로 시가 기억났고, 어이가 없었다.
치매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는 것일까?
알고 있는 시도 거의 없고 문학에 백지이지만
미라보 다리가 기억나지 않은 것은 심각한 지경이다.
내 또래 분들은 단발머리 소녀시절 비슷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구르몽의 낙엽, 장콕도의 귀, 릴케의 가을 날 그리고
아폴리네르의 미라보다리 등 마음에 감성적으로 닿는 시구절을
예쁜 그림이 귀퉁이에 인쇄 되어진 노트에
만년필 눌러 써가며 글씨체가 좀 더 예쁘게 나오게 하기 위해
고개를 갸웃이 기울이던 시간들의 기억을.
오랜 세월 시로 기억하고 있던 미라보 다리를
브라보 다리로 둔갑시킨 충격으로,
감상해야 할 다음 작품으로의 방향도 잊은채
심란한 마음으로 멈춰섰다가
이내 라울 뒤피의 유쾌한 작품세계로 빠져들었다.
나도 늘 삶에 미소 짓고 싶었기에.
미라보 다리
-기욤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간다.
내 마음속 깊이 기억 하리
기쁨은 언제나 고통 뒤에 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기 머문다.
첫댓글 우선
헤도네님 반가워요
단숨에 읽어내리며
제가 겪고 있는 세월의 문턱을
같이 밟고 있다는 것에
공감 백배입니다ㆍ
저야 그렇다치고
음악이며 음악
그림이며 그림
종합예술을 넘나들던 해박하신
지식을 가진 헤도네님이라
조금 위로가 됩니다 ㅎㅎ
저는
글자를 앞 뒤 바꾸거나
흘리거나
뒤집어 쓸 때도 있거든요
아폴리네트의 이 명시가
피카소의 소개로 만난 마리 로랑생의
이별로 인하여
이렇게 멋진 시가 탄생했군요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들 사랑도 흘러간다ㆍ
미라보 다리보다
세느강이 중요하잖아요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 ㅎ
목포에
세느강호텔 있어
친구들 오면 그리로 정합니다 ㅎ
첫 댓글로 뵙는 윤슬님 저는 더 반갑습니다.
윤슬님 글 찾으러 옆방에 잠깐 가니
니들보다 못한
이웃에게 사과 한 상자를
보내는 것은
엄마를 열 배 감동시키는 일이라고 ᆢ
저는 이 글로 열 배 감동받았답니다.
성실 부지런 총명 감성 따뜻함이 떠오르는 윤슬님
손 한번 꼬옥 잡아보고 싶습니다.
브라보 다리,
흔히 있을 수 있는 착각이지만
아직 그러실 나이는 아니지요.
저는 자주 그럽니다.
어떤 방에서
난데없는 바리깡이란 닉을
봤다 그러고 했습니다.
어디가 편찮으셨습니까?
건강이 제일입니다.
팔팔하니 건강하세요.
아직 그럴 나이 아닌데 그러하니 심란했더랬습니다.
게시글 쓰면서도 뭔가 또 이상해서 보니
마리 로랑생을 마리 생로랑 이라 써놨더군요.
아마 입 생 로랑과 뒤 섞였던가 봐요.
그나마 이상을 감지라도 해야지
아예 틀린지도 모르는 날이 올까봐 쬐금 겁도 납니다.
지언님 건강하시니 반갑고 감사합니다.
오래만에 수필방을 찾아온 해도네님. 엄청 반갑습니다.
ㅎㅎ나는 정말 ㅁ브라보 다리가 있는가 하였습니다.
고등학교 다닐적에 불어를 제 2외국어로 선책하여
미라보 다리를 외웠지만 지금은 한 귀절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미라보 다리 자시 재생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른비님은
늘 삶에 미소지으며 살고 계십니다.
다양한 재능 호기심 탐구하는 열정
뒤피와 많이 닮으셨습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학창 시절에 교과서에 올랐던 '미라보 다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지요.
詩가 교과서에 올랐다면,
삶을 살면서 시에 대한 효과는 커지요.
실제, 세느강은 워낙 유명한 강이지만,
미라보 다리는 우리만 아는 다리인 것 같아요.
프랑스 사람은 미라보 다리가 뭔 다린가 합답니다.
오랫만에 오신 헤도네님,
피카소와 아폴리네르의 일화를 기억해 내는 것만도
대단합니다.
세월이 흘러서,
나이를 먹어서,
미라보 다리를 부라보 다리라고 했다 해서
알아듣는 사람은 다 알아 듣습니다.
오랫만에 라울뒤피, 피카소, 아폴리네르, 마리 로랑의
유명화가들의 이름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삶에 뒤썩힌 머리 속을 깨끗이 청소하는 시간이 되어서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ㅎ
새로운 정보가 입력되기 어려웠어도
오래된 정보는 잘 유지되더니
이젠 그마저도 머리에서 출력이 어렵습니다.
그러니 콩꽃님의 댓글들을 읽노라면
절대 그만큼 총기를 유지할 자신이 없어
감탄과 존경이 일어남을 어쩌지 못합니다.
지금처럼 오래도록 건강하시어
수필방이 잘 가꿔진 정원처럼 유지되도록
정겨운 손길 스쳐주세요.
미라보, 브라보
어쩌다 착각할 수도 있지요ㅎ
오랜만이에요, 헤도네님.
반갑습니다.
어쩌다 착각이 아니고
자주 혼동하고 기억 못하고 한답니다.
플로라님의
손수건에 놓여진 꽃모양 자수처럼 고운 글
읽고 싶습니다.
저도 많이 반갑습니다.
아폴리네르와 피카소에 얽힌 이야기 잘봤습니다
브라보다리 제목을 보고 미라보다리를 바로
연상시키지 못하는 제 기억력도 한계에 달한것
같습니다
단어가 잘생각 안나면 어떻습니까
그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기억하는 마음은
아직 남아있으니까요
단어가 생각 안나는 순간이 늘어가면서
걱정도 함께 늘어납니다.
그산님 말씀대로
단어 좀 생각 안나면 어때
하면서 슬며시 넘어가 보겠습니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생각없이 외우고만 다녔던
시에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브라보 다리라고 해셔도
우리의 뇌속에 저장 된 미라보 다리는
다시 기억이 되곤합니다.
저도 요즘 부쩍 기억력이 떨어집니다.
매일 먹는 약 탓에
기억력이 많이 저하된 느낌입니다.
"삶은 나에게 언제나 미소 짓지 않았지만,
나는 늘 삶에 미소 지었다."
마음이 울컥해지는 명언입니다.
나에게 미소 짓지 않았던 삶.
내가 내 삶에 미소 지어야 했는데
전 미소를 잃어버렸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리며 잘 읽었습니다.
뒤피의 그 말 하나로도
참 많은 것이 짐작되고 상상되고 마음으로 느껴지며
작품을 보기도 전에 그 작가가 좋아졌었습니다.
여러 분야의 작품들이 흥미롭고
그 다채로움에 너무 즐거웠던 전시였습니다.
이베리아님 저하된 기억력은 일시적인 것일 거에요.
차이코프스키 사계 중 6월 뱃노래 임윤찬 연주로 찾아 들어보세요.
나머지 11달 모두 너무 좋아요.
느긋이 감상하시면서 기운도 팍팍 생기셨으면 좋겠어요.
잃어버린 미소는 다시 찾아
어디 못 가게 늘 입가에 띄우시면 되지요.^^
브라보 다리가 부르기도 쉽고
기억하기도 더 쉽습니다. ㅎ
저는 멀리 떨어져 살아 그런지
쉬운 말들도 때론 기억이 안 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애쓰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둡니다. 그러다보면 문득 그 말이
떠올라요. ㅎ
미술관 관람 수상을 차분하게 쓰셔서 읽는 마음도 차분했습니다.
마음자리님을 뵈면 저절로 새벽이가 따라 생각나니
새벽이도 수필방 가족이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마음자리님 글로 미루어
기억력이 문제 되실 일은 없으시지요.
그 디테일이 주는 놀라움이란 ㅎ
헤도네님~
넘 반가워요
이렇게 수필방에서 헤도네님 뵐 수 있어서 무척 기쁘네요
반가워서 일단 댓글 먼저 쓰고
본문은 집에서 천천히 읽겠습니다
앞으로 자주 뵙기 바래요~~♡
저도 루루님이 수필방에 계시니
너무 좋습니다.
영화 이야기랑 즐거운 루루님 이야기
자주 들려주시어요.
인간이 1 초에 접하는 정보가 약 성경책 1권 가량 된답니다. 그런데그걸 저장하는 능력은 전화번호 1 개쯤 이라서, 필연적으로 축소 왜곡을 한다는 뇌에 관한 글을 읽고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요. 미라보 보다는 브라보가 훨씬 듣기 편하거니와 비슷하게 기억을 했으니 훌륭한 기억이라고 평해야 할 듯합니다.
티비를 보다가 유명 연예인이 나와도 쟤, 쟤 이름이 뭐지... 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고유명사부터 까먹는다는 글을 읽고 또 자위합니다. '내 삶에 미소' 좀 더 자주 지어야겠어요.
기억이 아예 안나면,
“뭐였지?” 하겠는데
왜곡은 모르고 있을 수 있어서 실수로 접근이 되는 거 같아요.
앵커리지님 말씀에 다소 위안이 됩니다.
삶에 미소 지으며 나에게 말하겠습니다.
쌩뚱맞은 단어 아니고 비슷했잖아...
원래
제가 자연에 대해 호기심이
많다보니
어쩌다
처음으로
김상욱교수가 쓴 책
떨림과 울림ㅡ을 보고 있는 중인데
캬!
문리학이 이렇게 호기심
천국인지 몰랐어요ㆍ
앵커리지님 말씀하신
그 1초에
눈이 번뜩
1초의 정의는 세슘원자가 내는
특정 진동수의 빛이 90억번
진동하는데 걸린 시간이래요 ㅎ
자랑질 겸
한 번 더 읽고 이해를 돕기 위해
반복학습해봤습니다ㆍ
@윤슬하여 와우 멋진 일입니다.
저는 역사책을 매우 좋아하는데, 요즘 전에
읽었던 실크로드 책에 푹 빠졌어요.
물리학이나 뇌과학 등에 대해 읽으면 글도
훨씬 풍요로워질 거예요
헤도네님의 글을 읽고
전에 쓴 글들도 좀 보면서
이런 분을 왜 이제 알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놀랍습니다.헤도네님.
반갑습니다. 쪽빛 하늘님.
글을 좀 편안히 읽히게 쓰고 싶은데
그런 느낌으로 쓸 재주가 없어서
음악회나 전시회 갔던 이야기들을
그냥 나열하듯 써내려간 글인걸요.
그래서 제 글이 딱딱하고 멋이 없습니다.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난 글도 읽으셨다니 또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적인 거장들에
얽힌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오랜만에 접해보는 미라보 다리 ,시도 그렇고
아주 잘 읽었습니다.
자주 들리시어 좋은 글 남겨 주세요. 건강하시고.
한스님 제글 에 다녀가셨군요.
반갑습니다.
피카소가 많은 예술인 문학인과 교류했던 마당발이라
뒤피의 작품을 보면서도 해설에 등장하는 피카소에
미라보 다리까지 생각이 흘러갔었지요.
건강히 평안히 지내십시오.
헤도네님.. 어디 계시다가..
이렇게 부라보 다리에서.. 뵙게 되어서
더욱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피카소와 아폴리네르의 우정..
그리고 오랜만에..
미라보 다리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아름다운 이 시로 옛 추억에
잠시 잠겨봅니다.
감사합니다.
연주회장 객석에 앉아 외치던 브라보가
이리 심란한 기억으로 제게 자리잡게 될 줄 몰랐습니다.
요즘 저는 임윤찬의 런던 위그모어홀 연주를 듣는 즐거움에
빠져있습니다.
바흐의 신포니아
베토벤의 7개의 바가텔, 에로이카 변주곡
독주 프로그램이라 듣기도 편안하고 반복해 들어도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고 더 좋아집니다.
들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제 글에 다녀가 주셔서 반갑고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십시오.
반가운 분 오셨네요
근데 오랜만에 오셨는데 뭔 소리 하능겨 ~
? 바보인 듯 바보 아닌 바보 같은 내가 되어간다 ~~
? 삶이 내게 미소 짓지 않는데 그런 삶에 미소 보내는게 긍정 에너지 ~~ 뭔 말인지 알듯 말듯 하구요
ㅎ
브라보는 다리가 아니고 브라보 콘 아이스 크림 이었어요
동숭로 문리대 앞 작은 개천은 세느강, 정문 바로 앞의 다리는 미라보 다리라고도 했지요
요즈음 저도 그리 자주 들리지 못하지만 그래도 자주 보도록 해요 ~~
그럼 삶에 미소 지은 것이 긍정에너지지
부정에너지인감요?
더 깊은 뜻은 알면 다치니께 가볍게 해석하시길요.
나는 바보라 생각하는데 남들은 아니라고 하니
바보아닌 바보같은 나지 뭐인감요.
사실 이 헷갈림이
사물을 보면 동시다발적으로 갖가지 생각을 하는 습관 때문에
더하답니다.
저 위 게시글에 튜울립 사진을 보고는
튜울립은 알뿌리식물 수선화처럼...
요렇게 잠시 생각하고는
댓글에는 수선화가 참 예쁩니다. 요래 써놨다 수정했더랍니다.
글구 갑지기 생각
단풍님 옛날 옛날 대하빌딩이랑 런던 팝 자주 가셨으면
저랑 스쳐지나간 적 있을지도.
고쪽에서 오래 놀았답니다.
많이 반가워요. 단풍님.
@헤도네 ㅎ 반갑다니 고마워요
아마 그 근방이 지금은 대학로로 바뀌었지요 개천은 복개 되었고
72-73년도라 란던 팝은 모르겠고
학림다방은 기억 나지요 진아천인가 진아춘인가 하는 짜장면집도 있었지요
@단풍들것네 아니요. 이민 전 근무하셨다던 어느 섬 이야기인데
둘 다 모르시니 스쳐지난일 없는 것이 학실(확실아님)합니다.
더 이상 꼬리글은 규칙위반인게 요기서 끄읏~
해도네님 많이 기다렸습니다 .
얼마나 반가운지요.
제가 그저께인가 댓글 달고 오늘 와서 보니
글이 없어졌네요 .
어찌 이런일이 ?
요며칠 바빠서 잠시 들어와 댓글 다시 답니다 .
할말이 많지만 ㅎㅎㅎ
기다리셨다는 말씀에 감사와 기쁨이 하늘 땅 만큼 솟아납니다.^^
따뜻한 그 마음 제게 닿아서 잘 느껴집니다.
지금처럼 평화롭고 잔잔한 일상으로 건강하시고 평안하세요. 아녜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