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코르셋 하려고 마음먹고 제일 쉽다는 긴머리 자르기를 하러 갔다.
미용실에 가서 숏컷으로 잘라주세요 하고 말했더니
"긴머리가 더 잘어울릴 것 같은데 왜잘라요?
손님은 얼굴형 때문에 짧은머리는 안어울려요" 미용사분이 라고 말했다.
솔직히 흔들렸다.
나에게 잘어울리는 긴 머리를 버리고 숏컷을 하는게 맞는걸까?
머리 자르고나서 안어울리면 어떡하지
지금이라도 조금만 길게 잘라달라고 할까
그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탈코르셋 한다는 것은 그런 평가를 거부하고 사람으로 살겠다는 뜻이 아니었던가.
마음을 다잡고 머리를 잘랐다.
다음날, 학교에서 동기가 다가와 말했다
"너 머리잘랐네? 짧은 것도 잘어울린다."
잘어울리려고 자른게 아니라고,
평가하지 말라고 말했더니
동기는 당황스러워 했다.
그 친구는 칭찬의 의미로 한 말이었겠지만,
큰맘먹고 머리를 자르고나서도 평가를 받는 입장에선
몹시 불쾌하고 기분나쁠 수 밖에 없었다.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종종 탈코르셋한 모습에 대해 6평가9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탈코르셋을 하기 전 많은 여성들은 사회적 평가기준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 한다.
-숏컷이 내 얼굴에 잘어울릴까?
-나는 얼굴이 각져서,둥글어서,길어서 짧은머리는 안어울릴텐데, 내얼굴형이랑 숏컷은 안맞을텐데
-화장 안하고 다니면 아파보인다는 소리들을텐데
-화장 안하면 무시받지는 않을까
이 모든것을 거부하고 극복해낸 사람들에게
탈코르셋한 모습이 "잘어울린다" 라고 말하는 것은
또다시 여성에게 평가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탈코르셋이란 나를 "여성"으로 규정하여
긴머리, 남리남리한 옷등
성적 대상화를 일삼는 사회에 대항하여
"사람" 취급을 받겠다는 움직임이다.
잘어울린다, 귀엽다, 예쁘다가 아닌
<멋지다, 여성답다> 라는 표현정도로 충분하다
탈코르셋을 실천한 사람들은
당신에게 칭찬받기위해 머리를 자르고 화장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것을 기억한다면
또다시 여성을 평가하고 있는 당신도
멈출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ㅠㅠ너무 무지했다 배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