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산간 한쪽에 있던 건물을 헐고 마당 정리를 하면서 ..
곤드레만 남기고 기존 꽃밭은 없어 지고 새롭게 꽃밭터를 만든 곳에..
아는 농사 초보자분이.. 남들은 들깨모를 벌~써 심어서 한들 거리며 터를 잡아 가고 있는데..
하늘에서 비가 안와 모종을 못 심으셨다 하기에..
산간을 떠나면서 미정리 상태인 곳에..그럼 비온후 모종 심으실 때 저 빈공간에 몇개 심어 달라 부탁했죠 ..
삭막한 곳에 푸른 잎이라도 구경 할 의향으로....
7월 하순에 갔더니 20여개를 심어 놓으셨는데 물 한방울 내리지 못한 날씨에 모두 시들어 떠났고..
겨우 예닐곱은 살기는 했어도 "나 죽네~~"하며 뿌리도 못 내리고 있더이다..
그것도 생명인지라 가날프게 몇개가 살아 있어 매일 미안타 사과하며 물을 주고 발효액으로 보충하고 하였더니..
새로운 잎들을 내어 놓기는 했어도 얼마나 견딜지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모두 뒤집어 버린 곳에 푸른잎이라도 볼 양으로 견디다가 매정하게 그곳을 떠나 왔는데..
그사이 태풍 영양으로 뒤늦은 비바람에 대지를 적셔 주었는지 ..(이름모를 잡초인지 풀인지들은 씩씩하게 자라있고)
이번 주말에 잠시 들렸다 오려는데... 잡초가 우거진 곳에 몇개의 깻잎이 "쥔장 나 여기 있소~~" 하기에...
시간은 없고 보슬비는 내리고 하여 대충 몇잎 뜯어다 부침개라도 할까 하고 잎을 뜯다가..
다음에 오면 그나마 그 잎마저 시들어 없을 것 같아 "함께 같이 가자~"하면서 가지들을 꺽어 왔지요..
정신없이 오느라 제대로 살피지도 못 했는데.. 저녁 늦게 다듬어 놓으려 하다가 한동안 멍~하니 바라 만 보았네요..
어쩌면 그리도 깔끔하게 잎들을 만들어 놓았는지.. 몇잎이나 건질까 했는데 거의 90%를 획득하여 ..
미안한 맘과 송구스러운 맘에 작은것 하나 버릴 수 없어.. 분리별로 밤을 새면서 작업 들어 갔습니다...
먼저 못다 핀 얼마 안되는 꽃망울들은 찹쌀풀에 옷단장 하려합니다...
어린잎들은 데쳐 최상급 담금 젓갈로 간하여 나물무침 하였습니다...
어찌.... 저리도 뒤태가 깔끔한지 돌보지 못해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또 고맙고
중간크기들은 소스를 끓여 식혀 담금 들어가 뒹굴고 있습니다.......................
크고 억샌 언니들은 갖은 양념으로 차곡차곡 "깻잎김치"로 거듭 태어 나려 단장 했습니다.
넓은 잎은 폭 삶아 찬물에 행구어 쌈장과 콤비를 이루기도 하였습니다...
날마다 호스로 물을 주면서... 발효액으로 병충과 영양을 주면서..........
20여일 동안 머물때... 비 한방울 오지 않았던 올 여름날에...................
살아 만 있기는 간절히 바랬던 나에게 이렇게 잘 자라서 넘 감사합니다..
비록 보잘 것 없는 존재 같지만...못난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도 듬니다..
첫댓글 더 크게 놓아두고
다음 번식을 위해~
여믄 들깨씨 라도
받아보시지 ~
인정 사정 볼것없이 죄다
짠 젓갈에 끓는물에 숨죽여~
밥 반찬에~
맛이 좋겠습니다~
수확을 위해 심지는 않았어요...
다음해엔 옆집도 모종사다 한다 하여 부탁 해 놓았습니다.
수십년만의 대가뭄에 죽을만큼 힘들어도 억지로 억지로 살아남았더니 ..썩을눔의 주인뇬이 내새끼들을 모가지째 다 잘라갔다.... 그럴 것 같아서 미안하신 거죠?
어쩔 수 없죠.. 그래도 벌레나 새들에게 먹히는 것 보다는 사람에게 먹히는게 영광인 줄 알아라 그러세요..
ㅎㅎㅎ~
본문 읽고 깻잎에게 측은지심이 들었는데
맹쌤 댓글보고 배꼽 잡습니다.
추석준비에 몸이 힘들어지려고 하는데 웃고나니 갑자기 몸놀림이 가벼워집니다.
씨 종자를 말려서 미안 한것이 아닙니다.
모가지가 아니고 전부 잘라 와서 서로 이별의 아품은 없습니다.
거주자가 아니고 잠시 머무는 자 에겐 농사란 사치에 불과 하지요.
미안해서.. 그냥 두고 오면 잡초처럼 뽑아 질 운명들이라 데리고 와서 새롭게 처리 했습니다.
@이광님(광주광역시) 비록 몇 포기는 아니지만 거의 버릴것이 없다보니 적어도 ..
요리저리 작품은 나와 깻잎김치는 이웃에게 나눔도 했네요...
@박영주(분당) 측은지심이 맞습니다...
남의 밭엔 깻잎들이 너울너울 춤 추는데.. 그냥 자갈밭에 꽂아 만 있던 것들이라
비록 몇 포기이지만 자기의 역활을 충실히 해 준것에 감사해서요..
몇번을 뽑아 버릴까 했는데 생명의 싹이 생기니 못 뽑겠더라고요..
ㅎㅎㅎ
잘 하셨습니다.
참 알뜰하시네요
버려져서 잡초처럼 되느니
정성스럽게 만져주고 식탁에 올려 대접 받는 편이
깻잎에게도 영광이지요
들깨송이 부각이 맛있게 잘 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주 가끔 가서 공사만 하고 자갈밭 손질을 할 여유가 없다 보니
아무리 생명체이지만 무작위 심어 준 깻잎에게 넘 미안 하더라고요.
비가 그렇게 안 올줄 몰랐어요.그래서 모두 잡초 되기 전에 데려 왔어요 ^^
너무 맘도 이쁘시고 반찬도 맛갈나게 보여요~^^
나물은 양이 적어서 우리가 처리했고..
깻잎김치는 나눔헸네요... 오고 가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