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이사님께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립회관을 3년 가까이 이용하는 이용자로써 이사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 이렇게 글을 드립니다. 저는 30년이란 시간 동안 재가중증장애인으로 살다가, 우연히 정립회관을 알게되어 정립회관에서의 프로그램중에 중증장애인 자립생활교육을 통해 밖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자립생활은 중증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로 인권을 찾아 당당한 자기 삶의 주체로써 살고, 지역사회를 개선시키며, 불평등하고 잘못된 사회를 중증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로 개선하라고 했었습니다. 막상, 제가 밖에 나와 대중교통인 지하철을 이용해 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다는 걸 알았고, 자립생활이념을 실천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정립회관에서 중증장애인에게 다리와도 같다며 보급해준 전동휠체어와 중증장애인에게 없어선 안될 생명과도 같은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으며, 올바른 사회를 조금이나마 앞당겨보고자 작은 힘을 보태었습니다. 이렇듯 정립회관은 제게 새로운 삶의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정립회관의 이완수 관장님! 정년이 지나고도 장기집권을 하고자 하시었고, 지난 6월 정년이 지났음에도 보건복지부에서도 정년을 지켜라고 하였음에도 변칙적인 연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분명 잘못된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원칙적인 부분을 깨뜨리 비민주적인 운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립회관이 올바르게 운영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중증장애인 이용자들과 노동조합원들이 결합하여 농성을 한지, 벌써 반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 동안 이완수 관장님 측근들은 아무런 대화의 실마리는 찾지 않고, 폭력으로만 일관하였습니다.
오늘로 168일째가 되는 정립회관 민주화 투쟁에는 많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투명한 정립회관의 운영을 바라는 노동조합원들에겐 부당징계와 해고가 날아왔고, 사회복지시설의 민주적 운영을 바라는 중증장애인이용자들에게 보급해주었던 전동휠체어를 반납하라는 압력과 활동보조서비스를 중단시켜 중증장애인의 활동을 억압하였고, 사회복지시설에서 장애인이용자를 무시하는 태도로 노조의 사주를 받아서 농성을 한다는 식의 각종 유언비어가 나돌고, 여러차례 폭력도 모자라, 급기야 9월 8일 새벽 3시에는 용역깡패들과 “곰두리봉사회”라는 외부단체까지 동원해 비조합원들은 새벽침탈을 하였습니다.
우리 중증장애인들을 짐짝처럼 들어내고, 남자조합원들의 웃옷을 벗겨 강제로 무릎을 꿇게하고 폭언과 폭력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또한 여성장애인 및 조합원을 강제로 감금을 시키고자 시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날의 충격은 지금도 악몽으로 남아 있습니다.
단지 그날의 새벽폭력사태 가담 및 지휘등에 대하여 장애인시설직원으로 자질을 말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우리들에게 장애인을 ‘병신들’이라는 등의 장애를 비하하는 말과 함께 폭력과 폭언을 하는 등 정립회관에서 장애인의 인권유린은 버젓히 자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태가 악화 되었는데도 해결을 찾지 않아 정립회관을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수 없어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담아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 한지, 열흘이 넘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한다는 것은 그 만큼 우리에게 정립회관의 파행적 운영이 가져다 주는 것에 대한 폐해를 더 이상 참고 견딜 수 없어 문제해결을 간절히 촉구하는 절박함이 담겨있습니다.
또한 단식을 결심한 그 때의 마음과 같이 정립회관의 사태가 해결될 그 때까지 단식을 지속할 것입니다. 사회복지시설은 사회적인 덕망을 얻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가 바로 설 때에, 그 나라가 바로 선진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립회관을 통해 밖에 나오면서 그걸 배웠고, 실천했습니다. 앞으로도 정립회관이 중증장애인들에게 자기 권리를 찾는 희망의 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빠른 해결을 바라고 있습니다.
중증장애인이 단식 한다는 것 몇 꼽절 힘든 일입니다. 그러기에 이 절박함을 헤아려 주시어 이사님께 빠른 시일내에 해결해 주시길 바랍니다.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공동농성에서 단식을 하며, 정립회관을 아끼는 마음을 담아 간절히, 또 처절히 인사드립니다.
2004년 12월 6일 월요일 정립회관 민주화를 위한 공대위 단식농성 12일째 최진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