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와 신명기에서 확립된 모세 율법은 고대 근동에서 발견된 최초의 법전이 아니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모세 율법보다 여러 세기 먼저 나온 법전들이 발견되었다.
그런 법전들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바빌로니아의 왕이었던 저자(BC1792~1750)의 이름을 딴 함무라비 법전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먼저 나온 리피트-이시타르 법전과 에시눈나 법전도 있는데 이 두 법전은
그 연대가 BC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함무라비 법전은 미래 세대의 재판관들이 참고 자료로 사용하도록 정식으로 기록하고 수집한 일련의 왕의 결정이었다.
실제로 이 법전은 메소포타미아 관습법으 한 세기에 걸친 전통을 반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함무라비는 이 법의 사본을 석비에 새겨 제국 전역의 신전에 가져다 두라고 명령하였다.
이 법전의 여러 단편들이 메소포타미아 곳곳에서 출토되어 왔다.
우리는 BC18세기부터 16세기까지의 법전 사본의 일부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법전은 널리 배포되었고 이 지역에 오래도록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다.
높이가 2.4미터인 한 석비 전체가 발견되었는데 그 꼭대기에는 함무라비가 왕좌 위에 앉아 있는 태양신 샤미쉬에게 기도하는
모습을 묘사한 조각된 장면이 있다.
석비의 나머지 부분에는 이 법전이 세 부분으로 새겨져 있다.
서언.
이 첫 부분은 이 법전의 목적을 설명한다.
이 법전은 '독실하고 신을 두려워하는 군주인 함무라비가 이 땅에 정의가 지배하게 하고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지 못하도록
악하고 사악한 자들을 멸하기 위해' 기록했다.
이 법전은 주로 인간 사회의 운영과 관련된 인도주의적이고 박애적인 문헌이다.
신학이나 인간과 신들의 관계는 관심사가 아니다.
서언의 나머지 부분은 함무라비의 위대함과 위대한 행적을 요약하고 있다.
법.
282가지 법의 목록이 법전의 핵심적 부분을 형성한다.
이 법들은 범죄, 상거래, 결혼과 가족, 재산, 임금, 노예제, 법률적 문제 같은 수많은 사회적 주제들을 다룬다.
결어.
함무라비의 위대함이 다시 상세히 기술된다.
또한 이 부분에서는 제재 규정, 즉 이 기념비를 훼손하거나 '유능한 왕 함무라비가 세운 정의의 법'을 변개할지도 모르는
자에 대한 신적인 형벌의 목록을 제시한다.
어떤 이들은 모세 율법이 함무라비 법전 같은 메소포타미아의 법전에 직접적으로 의존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히브리 법과 메소포타미아 법을 직접적으로 연결시켜 주는 증거는 없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민족이 이런 법전에서 무엇인가를 직접적으로 차용했다고 믿을 만한 이유는 없다.
실제로 이 두 법 사이에는 약간의 유사성이 있지만 그것은 범죄의 다양성과 가능한 형태의 형벌에 있어서의
제약으로 설명할 수 있다.
더구나 그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예컨대 함무라비 법전에는 윤리적, 영적 원리에 대한 전반적인 강조가 없는 반면, 모세 율법의 기초는 바로 그런 원리들이다.
예컨대 성경은 가난한 자, 과부, 나그네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강조한다.
함무라비 법전에는 계층의 구별이 중요하지만 히브리 법은 각 사람이 법 아래 동등하다고 가르친다.
메소포타미아 법전에서는 인간의 생명에 대해 결정적으로 사로 다른 평가를 내린다.
이런 것들은 모두 히브리 법이 메소포타미아의 법과 다르며 그보다 크게 진일보한 것임을 나타내는 주된 차이점이다.
(존 커리드, 데이비드 배릿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