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우위 Quantum Supremacy
이 책의 원제가 양자 우위였단다. 디지털 컴퓨터가 먼저 출발한 거북이라면, 양자컴퓨터는 뒤늦게 출발한 토끼와 비슷하다. 디지털 컴퓨터를 추월하는 순간 양자컴퓨터는 양자 우위를 달성하게 된다. 2019년에 구글은 초전도체를 이용한 53큐비트짜리 양자컴퓨터 ‘시카모어’를 선보이면서 ‘드디어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라고 선언했다. 양자컴퓨터의 모양은 외형은 거대한 샹들리에와 비슷하다. 복잡한 하드웨어 대부분은 중심부를 절대온도 0도 근처까지 냉각시키는 파이프와 펌프이며, 연산을 수행하는 핵심 부분은 아래쪽 1/4에 집중되어 있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진행 중인 연구과제 중 인공광합성이 있다. 광합성을 일부 수정하여 당과 산소를 최대효율로 생산하는 ‘인공 잎 artificial leaf를 만드는 것이다. 식물이 크게 자라도 흙의 무게는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식물은 물을 먹도 자란다고 ’헬몬트‘가 주장했다. 광합성은 대기의 성분을 바꿔놓았다. 대기의 주성분은 화산에서 방출된 이산화탄소였다. 지구는 식물이 등장했고 광합성 덕분에 이산화탄소가 산소로 전환됐다. 전기자동차의 문제점은 배터리를 충전할 때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사용한다. 충전에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추가로 지출된다. 그러나 연료전지는 산소와 수소를 연소시키면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폐기물로 배출되는 것은 물밖에 없다. 연료전지는 석탄, 석유가 필요 없는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문제는 연료전지 기반 인프라가 전기 배터리보다 뒤처진 상태이다.
현대사에 어떤 위인보다 사람의 생명을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질소 비료를 발명한 ’프리츠 하버‘이다. 그는 공기에서 질소를 추출하는 과정을 발견하여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다. 그 명성이 퇴색한 이유는 그의 기술이 고에너지 무기와 독가스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1798년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는 인구가 식량 공급을 초과하여 대규모 기근과 죽음이 닥칠 것이라고 예언했다. 여기서 농업 혁명이 질소 비료로 인해 일어나 재앙을 피한 것이다.
전기가 생명체의 근육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발견을 한다. 전기는 영혼이 없는 육체도 움직임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였다. (절단된 개구리의 다리를, 금속조각을 문지르니 분리된 다리가 경련을 일으킨 실험) 여기서 영감을 얻어 최초의 배터리가 생산된다. 전기자동차는 19세기 말에 등장했지만, 대량생산을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배터리 연구하는 화학자들도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주기율표에 등장하는 금속 중 제일 가벼운 것이 리튬이다. 자동차나 비행기에 자중을 줄이려면 리튬만 한 것이 없다.
역사의 대부분 기간은 기대수명이 20~30년 사이였다. 선조들은 삶에서 의미를 찾을 겨를이 없었다. 인생은 짧기만 한 것이 아니라, 험난한 역경의 연속이었다. 역사에서 ’의사‘란 돌팔이나 사기꾼의 대명사였으며, 이들이 내린 처방은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기 일쑤였다. 가난한 사람 대부분은 붐비는 지저분한 병원에서 속절없이 죽어갔다. (프랑스 <억지 의사>에서 인용) 요즘 대부분 국가의 평균여명은 70세를 넘는다. 1928년 영국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박테리아가 곰팡이에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 덕분에 콜레라, 파상풍, 장티푸스, 결핵 등이 치료하는 항생제가 연이어 개발된다, 전략은 체계적인 분석이 아니라 지루하게 반복되는 시행착오에 의한 발견이었다.
유전공학자들의 목표는 게놈의 몇 글자가 틀려서 발생하는 유전병을 치료하는 것이었다. 유럽 왕실은 근친혼으로 유전병을 앓는 사람이 많았다. 영국 ’조지 3세‘는 유전병으로 정신줄을 놓아서 미국 독립혁명이 일어났고, 러시아 황제 ’니콜라스 2세‘의 아들은 혈우병으로 치료는 마법사 ’라스푸틴‘ 밖에 없다고 믿는 바람에 개혁이 미뤄지다가 러시아 혁명이 발발한다. ’크리스퍼‘를 사용하면 유전자 돌연변이를 원하는 대로 편집하여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 사람은 ’클라라 로드리게스 페르난데스‘다. 암이 일정 크기 이상으로 자라난 경우에도 양자컴퓨터를 이용하여 수백 종의 암 중에서 해당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도록 면역체계를 수정할 수도 있다. 크리스퍼에 양자컴퓨터를 결합하여 암 유전자를 정확하게 자르거나 붙여 넣으면 부작용 없는 면역요법이 가능해진다. 암을 감기와 비슷하게 잠깐 스쳐 지나가는 병으로 강등시켜야 한다.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는 우리의 삶을 완전히 새로운 길로 인도할 것이다. 두 분야의 결합은 과학의 모든 분야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고, 세계 경제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능력과 비슷한 학습기계를 구현하고, 양자컴퓨터는 환상적인 계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지능을 가진 기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높이고, 양자컴퓨터는 인공지능의 성능을 높여준다.”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의 말이다.
필자의 예측 2050년의 일상을 보자. 2050년 1월 오전 6시
알람이 울리자, 로봇 비서인 ’몰리‘가 스크린에 나타나 깨운다. 필자는 퀌텀테크놀로지의 엔지니어이다. 양자컴퓨터가 대세로 자리 잡은 지금, 양자컴퓨터로 제어되는 핵융합로가 완성되어 어제 가동식을 했다. “양자컴퓨터 덕분에 핵융합로 내부의 뜨거운 기체를 드디어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기계 안에서 수소가 헬륨으로 융합되면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지요, 이제는 에너지 위기는 끝났습니다.” 필자의 주장이다. 몰리에게 “과학 뉴스 채널 좀 틀어줘“ 말하자, 벽지 스크린에 큼지막한 TV 화면이 나타났다. 뉴스는 ”정부가 최신 초음속 제트여객기 운항을 승인했습니다. 덕분에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는 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입니다.“ ”화성에 파견된 과학자들이 대형 태양전지판과 슈퍼배터리의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화성식민지 개척에 필요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다음 소식은 수백만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입니다. 의학자들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체내에 축적되는 것을 방지하는 약물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오랜 세월 동안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최근에 이루어진 과학적 진보의 대부분이 양자컴퓨터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니 이 분야에 종사하는 필자는 자부심을 느낀단다. 뉴스를 듣고 화장실에서 양치와 샤워를 했다. 세면대의 물의 일부는 특수설계된 하수구를 통해 암 연구소로 연결된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하수구 시스템을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암 검진을 받고 있다. 물론 각 가정의 화장실과 은밀하게 연결된 양자컴퓨터를 통해 이루어진다. 암세포가 종양으로 자라기 전에 양자컴퓨터가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요즘 사람들은 암을 감기처럼 ’지나가는 병‘으로 취급하고 있다. 외출복을 입는데 벽지 스크린에 인공지능 의사가 화면에 떴다. 주치의인 ’로봇닥‘이다. “지난주에 당신이 흘려보낸 폐수에서 암세포가 발견됐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암세포의 진원지를 찾았다는 거지요. 폐에서 발견됐는데, 아직 몇백 개밖에 안 되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암세포 유전자 검사도 끝났으니까,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주사를 맞으면 됩니다. 퇴근길에 우리 병원에 들러서 접종받으세요.”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퀀템테크놀로지에서 일하는 자신이 한번 자랑스럽게 느껴진단다.
몰 리가 긴급 뉴스를 전한다. “회사에서 긴급회의가 소집됐으니 빨리 회의실로 오라고 하네요.” “몰리 모든 약속 취소시키고 차 좀 보내줘? “몇 분 후 필자는 현관에 도착한 무인 자동차를 타고 출근한다. 회의실에 들어가니 미리 착용한 콘택트렌즈에 참석자들의 약력이 뜬다. 사장이 안건을 설명한다. “이번 주 우리 회사의 양자컴퓨터에 새로운 바이러스가 포착되었습니다. 당사가 개발한 국제 센서 네트워크가 질병 방어의 첫 번째 방어선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겠지요. 그런데 태국 지사로부터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지금 당장 손을 써야 합니다. 대책팀을 만들어 즉시 출발하세요. 공항에 가면 초음속 제트기가 대기하고 있을 겁니다. 질문 있습니까? “필자는 일행과 비행용 자동차로 공항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다음 날 현지 관리자의 브리핑을 받는다. 양자컴퓨터가 신종 바이러스의 유전적 특성을 파악해서 약점을 찾아낸 덕분에 효과적인 백신 제조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이른 시간 안에 이루어진 양자컴퓨터 덕분입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자, 다음 일정이 세계에서 제일 큰 과학잡지사의 인터뷰 요청이었다. “모든 분야에서 구식 실리콘 컴퓨터가 사라지고 양자컴퓨터로 대체되는 추세입니다. 휴대폰을 사용할 때도 실제로 클라우드 어딘가에 숨어 있는 양자컴퓨터와 대화를 나누는 거라고 들었어요. 이 모든 진보가 가난한 사람을 먹여 살리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냐는 말입니다?“. ”물론 도움이 됩니다. 양자컴퓨터는 우리가 매일 들이마시는 대기 중의 질소를 비료로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제2 녹색혁명이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반대론자들은 인구폭발로 기아와 전쟁, 이주, 식량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들 중 어떤 것도 잊어나지 않았습니다. 라고 필자는 답변한다.
2024.07.15.
양자 컴퓨터의 미래-2nd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김영사 간행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양컴+AI 세상을
일상으로 보여주니
실감이 나네요.
오늘도
덥지만 시원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