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갈 사람들은 다 내려들 갔는지 진접 시내가 한가합니다. 둘째 누나가 톡을 한 차례 시도했고 스팸 한 통도 없는 추석 전야입니다. 국가가 지정한 휴가가 8일이니 9월은 22일 근무가 맞는데, 노조를 통해 24일 근무를 통고 한 사측의 빤한 속내를 알지만 추석 연휴 동안 일을 해야 합니다. 지금 와서 따지는 것도 그렇고 그나마 몇 푼 안 되는 퇴직금이라도 받아야 할 것 아닙니까? 니미럴, 내일(19)이 추석인 줄 나만 모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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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내 방콕하다가 저녁을 먹으러 7시에 '착한 낙지'로 차를 몰았어요.'삼시 세끼'(문어 숙회 편) 탓에 낙지 요리에 탕탕이를 추가 해 놓고 카스도 한 잔 했어요. 오사카 패밀리는 조용한 것이 혹시 에스더 통증 때문에 일정을 취소 하지 않았나 불안 불안 합니다. 진접 패밀리들은 내일 예배를 드린다는 것 같아요. 맥주도 한 잔 했고 기분도 꿀꿀하니 달빛 트래킹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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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타운-롯데 아파트-할리데이비슨-리버사이드-야외 엘리베이터-롯데시네마를 경유하는데 텃밭의 배추가 실합니다. 캄캄해서 모두 배추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열무도 섞여 있었어요. 사물이 있기 전에 이름이 먼저 있었다는 것과,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대상은 존재에서 제외 된다는 사상을 실물로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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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 삽입부로 롤랑 바르트가 튀어 나왔는데 어느 놈 하나 만만한 놈이 없네요. 바르트가 63세인가 사망했는데 60세가 넘어서 변화를 피력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는 군요. 그 이유가 뭐냐면 우리는 '타자에 의해 씌여진 존재'라는 겁니다. 내가 나로 된 것 모두가 강요된 지식과 인식으로 형성되었으니 이제라도 과거의 나를 모두 제거하고 새로운 나, 나다운 나로 옷을 입자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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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먼저 새로운 언어를 발명해 내야 한대요. 언어가 권력을 가지고 나를 지배해온 만큼(존재는 언어에 의해 포획된다) 기존의 언어를 해체하고 새로운 언어를 발명해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날마다 새롭게 새 창조되야야 하는 차원에서 글쓰기도 새로워져야 할 것입니다. '존재와 언어'는 소쉬르를 재해석하여 독창적인 사상을 발전시킨 마루야마 게이자부로가 자신의 언어철학을 본격적으로 전개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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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자부로는 언어 상대주의자에서 관계론적 상대주의자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책 정도로 알고 있고 아직 읽지 못했어요, 그의 사상에 따르면 서양 철학이 어떤 궁극적인 실체를 상정하고 그에 따라 세계를 질서 짓는 이항대립적 실체론에 빠지고 마는 것은, 존재를 생성하는 언어의 힘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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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간은 본능에 의해 세계를 파악하는 심신 구분 구조 외에 '언어를 통해 세계를 지각하는' 언어 구분 구조를 갖고 있으며, '존재하지 않는 것을 드러내는' 언어의 이러한 힘이 '문화라는 과잉'을 만들어낸다고 했어요, 한마디로 이 책에서 마루야마는 '언어는 문화이며 인간 존재 그 자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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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는 슬퍼하지 않고 포유류만이 슬픔을 안다는데 그중에서도 어미와의 시간이 가장 긴 포유류인 인간의 슬픔이 가장 크고 길다고 해요. 인간 만이 상실을 표기하고 기의한다는 뜻입니다. 인간만이 '없음'에 대한 사유의 감각을 인식합니다. 그러니 '사유란 없음에 대한 반응'이 아닐까요? 아! 죽음(공백)의 상황으로 만들어 놓고 탐닉하는 애도가 저만치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2024.9.16.mo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