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사망 21·인질 16명… 발칵 뒤집힌 태국, 왜 피해 컸나
청년 5000여명 키부츠서 일해
방콕=표태준 특파원
입력 2023.10.13. 04:15
업데이트 2023.10.13. 06:21
/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에 의해 이스라엘에서 일하던 30대 아들을 잃은 누파르 판싸드(오른쪽)씨가 10일 아들의 사진을 품에 안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키부츠(협동 농장)에서 일하던 태국인 청년 수십 명이 사망하거나 인질로 잡히면서 태국 사회가 슬픔에 빠졌다.
12일 태국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해 이날까지 집계된 태국인 사망자는 21명, 부상자는 13명이다. 16명은 인질로 잡혔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국가 가운데 이날까지 22명이 사망한 미국 다음으로 희생자가 많이 나왔다.
현지 언론들은 “향후 태국인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하마스의 공격이 집중된 접경 지역 일대에 머무르던 태국인 노동자만 5000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태국인 티우 나콘펜(25)씨는 1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경 지역의 한 창고에서 태국인 동료들과 함께 은신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테러리스트들이 사람을 보이는 대로 모두 죽였다. 뉴스에 나온 것보다 훨씬 많은 태국인이 죽었다”고 했다. 태국에 사는 직장인 판 사이판(31)씨는 “이스라엘에 있는 청년들의 메시지와 유가족들 사연이 소셜미디어에 쏟아지면서 나와 주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슬픔에 빠져 있다”고 했다. 태국은 이날 국영 항공사 여객기를 이용해 이스라엘에 있던 태국인 부상자 등 41명을 귀국시키면서 대피 작전을 시작했다. 이날까지 태국 정부와 연락이 닿아 귀국 의사를 밝힌 이들만 5000명 이상이다.
Play
Unmute
Current Time
0:00
/
Duration
0:00
/AFP 연합뉴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부상을 입은 태국인이 12일 대피 항공편을 타고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부상을 입은 태국인이 12일 대피 항공편을 타고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태국인 대다수는 생계를 위해 농업 부문 취업 비자를 받아 이스라엘 키부츠에 머무르던 20·30대 청년들이다. 이스라엘은 교육 수준이 높고 해외로 인재 유출이 많아 만성적인 농업·건설 노동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에는 팔레스타인 등 중동 지역에서 노동자를 데려와 농장을 운영했지만, 중동 일대에 마찰이 잦아지면서 동남아 노동 인력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슬람이 아닌 불교 국가인 태국 인력을 적극 유치했다. 키부츠 노동 인력의 95% 이상이 외국인 노동자인데, 이 중 다수가 태국인이다. 현재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태국인 노동자는 총 3만명에 달한다.
관련 기사
확전 막으려는 美 국무·국방장관 잇따라 이스라엘 방문
“제3국 가는 항공편도 결항”… 단기체류 한국인들 오도 가도 못해
태국 청년들은 키부츠에서 한 달 평균 1400달러(약 187만원)를 받으며 일한다고 알려졌다. 태국인 평균 소득(월 450달러)의 3배다. 농업 취업 비자 유효 기간은 5년으로, 젊을 때 이스라엘로 건너가 키부츠에서 일해 돈을 모아오는 것이 태국 청년들 사이에 인기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태국
이스라엘
하마스
팔레스타인
키부츠
방콕=표태준 특파원
방콕=표태준 특파원
표태준 기자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뉴스레터
많이 본 뉴스
이스라엘서 사망 21·인질 16명… 발칵 뒤집힌 태국, 왜 피해 컸나
이스라엘서 사망 21·인질 16명… 발칵 뒤집힌 태국, 왜 피해 컸나
차분히 일상 지키는 이스라엘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지는 것”
차분히 일상 지키는 이스라엘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지는 것”
미국, 하마스 지원한 이란 자금 60억 달러 재동결
미국, 하마스 지원한 이란 자금 60억 달러 재동결
100자평7
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언덕위의 하얀집
2023.10.13 04:54:08
먼 타국에서 생계를 위해 일하다 목숨까지 잃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부디 모두가 무사하길 기원하다 짐승만도 못한 하마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하루속히 사라지기를...
답글작성
72
0
만토바
2023.10.13 06:52:17
태국과 무비자 국가인 한국으로 왔으면 외노자가 월 300만원 이상 버는 나라가 전세계에 없다
답글작성
24
0
어진이
2023.10.13 06:54:38
이스라엘과 중동국들도 대한민국의 국내상황도 또 다른 분쟁국들도 권선징악이 통용되는 나라가 되는 것 만이 평화와 번영을 이루게 될것이다
답글작성
23
0
hhw
2023.10.13 07:03:24
나라가 가난하면 저렇게 되는군... 한국은 북괴뢰 돼지들의 미친광이들에 편안할날이 없으니..
답글작성
4
0
멸공또멸공
2023.10.13 07:02:12
하마스는 모두 참수되어 이세상에서 사라지길 바란다. 인권 인도주의? 이런자들은 인간이아닌 인간을 살육 도륙하는 악마들이다. 부디 악에 화신을 세상에서 지워주세요.
답글작성
4
1
송산인
2023.10.13 07:12:26
한국보다 임금이 저렴하네. 그러니 기를 쓰고 불법 입국 하려는 자가 많지. 좀 체계적으로 노동자 수입 시스템을 만들면 좋겠네요.
답글작성
2
0
나자린
2023.10.13 07:24:54
ㅁ
답글작성
0
0
많이 본 뉴스
1
코로나 빚잔치 시작...원리금 상환 들어가자 소상공인 줄폐업 위기
2
10년 넘은 차도 최신차처럼, 삼성 출신이 만든 간단한 장치
3
1조 루마니아 원전, 한국이 수주… 탈원전 폐기후 잇단 잭팟
4
이스라엘서 사망 21·인질 16명… 발칵 뒤집힌 태국, 왜 피해 컸나
5
與에 등 돌린 중산층… 尹이 7%p 이겼던 마곡서 16%p 졌다
6
[광화문·뷰] 이번에도 ‘경기동부’에 산소통 달아줄 건가
7
차분히 일상 지키는 이스라엘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지는 것”
8
오건영 “금융시장에 오랫동안 못보던 일 벌어지고 있다”
9
“당 임명직 총사퇴” “왜 저자세로 가나”… 與 보선 후폭풍
10
[朝鮮칼럼] 좌파는 말로 일하고 우파는 일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