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동네, 아랫동네 가족on
도봉구에는 경상도와 전라도 뿐 아니라, 함경도와 평안도에서 이주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위로는 도봉동에, 아래로는 창동에 거주하며 다들 바쁘게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2021년 2월, 아랫동네 사는 형제들이 의기투합을 했습니다.
"형, 도봉구에서 주민 3명이 모여서 마을활동하면 보조금을 준다고 하네."
"그래? 그럼 우리도 한번 해 볼까?
동생과 더불어 동네 주민들과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동생의 제안에 탈북민들과 원주민들이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갖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도봉구 마을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공모한 마을활성화사업에 지원하였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첫 사업, '윗동네, 아랫동네 모엿수다'입니다.
1년의 사업을 거쳐 우리 모임의 의제를 발굴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가족'입니다.
이북, 윗동네에서 오신분들은 한부모가족이 많습니다.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우며 고군분투 살아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랫동네,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마을이 아이들을 더불어 키웠다면, 지금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엄마들이 홀로 수고를 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고립 되어져 가는 엄마들, 그리고 이웃을 위해 마을 아빠들이 고민하였고, 그렇게 시작된 것이 가족에게 따스한 온기, 밝은 불을 켠다는 의미의 '가족on'입니다. '윗동네, 아랫동네 가족on'을 사업명으로 2022년 마을활성화 사업을 서울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한달에 한번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사업은 세 가지 입니다.
첫째는 힐링수다입니다. 마을 엄마들이 슈퍼우먼의 짐을 내려놓고, 이 날 하루는 원예활동과 공예활동을 하며 맘껏 수다를 떠는 시간, 왁작지껄, 하하호호, 여기저기 이야기 꽃이 핍니다. 둘째는 신난다놀이입니다. 건강한 놀이활동이 없는 마을 아이들이 이 날 하루는 스마트폰도 안보고 놀이활동에 참여합니다. 셋째는 밥상공동체입니다. 엄마들의 힐링수다, 아이들의 신난다놀이가 끝나면 마을아빠들은 저녁식사를 준비합니다. 이 날 하루는 아빠들이 마을 가족들을 위해 팔을 걷어 붙이는 날입니다.
이 일을 위해 수고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활동이 원할하게 진행되도록 기록을 담당한 가족, 힐링수다의 리더가 되어준 가족, 방명록과 강사지원을 도와준 가족, 이동이 어려운 가족들을 라이딩해 준 가족들. 그리고 무엇보다 밥상 공동체를 운영한 마을 아빠들. 이들의 수고를 통해 도봉구에 사는 윗동네, 아랫동네 가정에 따스한 불이 켜집니다.
"저의 고향을 양강도임다. 한국에 들어온지는 10년 되었슴다. 그 동안 명절때면 아이와 둘이만 있어 외로웠었는데, 이번 추석에는 하나도 외롭지 않슴다. 그런 의미에서 노래하나 하겠슴다."
지난 9월 추석모임때에 한 엄마가 했던 이야기입니다. 이 엄마는 노사연의 '만남'을 멋지게 불렀습니다. 그 노래를 들으며 모두가 모임을 잘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엄마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작년의 주민모임은 1년의 사업을 통해 임의단체로 발전하였습니다. 지금은 '더불어 하나되는 다음세대' , NPO '더하다'의 이름으로 남북민 사회통합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마을활동과 가족지원, 그리고 통일교육의 영역에서 활동들을 하였습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 더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싶습니다. 회원들을 늘려 민간단체도 등록하고, 마을축제와 행사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남북민 사회통합의 필요를 알리고 싶습니다. 도봉구에 찾아오는 이주자들에게 환대하는 문화를 이제 가족이 되어 가는 윗동네, 아랫동네 주민들과 같이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첫댓글 와~~~~정말 의미있는 활동, 주민들의 밀접접촉이네요!! 감사존경의 마음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