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얏!”
나는 볼을 꼬집어 보았다.
아픈 것을 보니 꿈이 아니다.
나는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지금 나는 ‘놀이동산’에 있다.
놀이동산을 싫어하는 아이가 있을까? 즐거움이 가득하면서도 스릴 넘치는 놀이 기구 덕분에 묘한 설렘과 긴장감을 선사하는 장소, 놀이동산. 만약, 그런 복합적인 감정이 공존하는 곳에서 갑작스럽게 놀이 기구 안에 갇히게 된다면 어떨까? 『놀이동산에서 3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화 작가 조성자의 스테디셀러인 [3년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이자 주인공 차상아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놀이동산의 귀신의 집에 갇힌 상아와 다섯 명의 친구들이 ‘함께’의 힘으로 어둠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덕분에’라는 말의 힘을 깨달아 서로 화해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담았다. 조성자 작가는 놀이동산의 두근거림과 설렘, 귀신의 집에 갇힌 여섯 아이들의 두려움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날카로운 갈등을 힘 있고 간결한 문체로 그려 내면서도 과거의 경험에서 지혜를 발견하고 빛을 찾는 상아의 따뜻한 마음씨를 섬세하고 다정하게 풀어냈다. 이는 조성자 표 성장 동화의 백미가 될 『놀이동산에서 3년』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된다.
목차
1. 우렁찬 목소리 _ 7
2. 귀신의 집에 갇히다 _ 22
3. 서지가 귀신이다! _ 40
4. 불평이 귀신처럼 달라붙었다 _ 54
5. 고양이 덕분에 _ 66
6. 분수 머리는 멋지다 _ 78
7. 웃는 고양이, 하놀이 _ 89
작가의 말 _ 102
저자 소개
저: 조성자
1957년 경상북도 김천에서 태어났다. 1985년 문예진흥원에서 주최한 ‘전국 여성 백일장’에서 동화 부문 장원을 했고, 그해 12월 ‘아동문예’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지금은 ‘조성자 동화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재미있고 가슴 따뜻한 동화를 쓰고 있다. 작품으로 동화 『기차에서 3년』, 『도서관에서 3년』, 『화장실에서 3년』, 『딱지, 딱지, 코딱지』, 『하늘 끝 마을』, 『겨자씨의 꿈』, 『엄마 몰래』, 『나는 싸기 대장의 형님』, 『벌렁코 하영이』, 『하필이면 조은조』, 『비겁한 구경꾼』, 『이런 마음 처음이야』 등이 있고, 어린이 교양서 『신들의 나라 그리스』, 『마녀 이모와 피렌체를 가다』 등이 있다.
그림: 이영림
국민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영국의 킹스턴대학교 예술디자인 대학원을 다녔어요. 서울과 영국에서 회화와 일러스트를 전공하였습니다. 아직도 그림책을 펼칠 때면 어린 시절 그림책을 보며 나만의 이미지를 상상하고 그림으로 옮기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림을 공부한 뒤,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깜깜이』가 있으며, 그린 책으로 『불과 흙의 아이 변구, 개경에 가다』, 『열려라, 한양』, 『아드님, 진지 드세요』, 『최기봉을 찾아라!』,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 『조선 과학수사관 장 선비』, 『화장실에서 3년』,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법, 법대로 해!』, 『탐정 김영서』, 『용기란 뭘까?』, 『몽골에 맞선 나라 고려』, 『떡이요, 떡! 내 동생 돌떡이요!』, 『제비 따라 강남 여행』, 『베개 애기』 등이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여기는 놀이동산이잖아.
기분 나쁜 생각은 던져 버리고 신나게 놀자!”
학교 개교기념일, 상아는 친구들과 함께 놀이동산을 찾는다. 달콤한 솜사탕 냄새와 놀이 기구를 탄 사람들이 지르는 비명 소리가 입구까지 퍼지자, 상아와 상아의 단짝 수빈이, 서지와 희지는 가슴이 두근거린다. 같은 반 남자아이 교휘와 동연이의 등장에 가슴이 조금 더 세차게 뛰었지만 그것도 잠시, 수빈이와 서지가 서로 날을 세우며 말다툼을 벌이는 바람에 상아의 두근거림은 불안함으로 바뀐다. 달의 궤도를 도는 우주선처럼 세차게 움직이는 놀이 기구를 타도, 상아의 긴장과 불안함은 가시지 않는다.
아이들은 놀이동산을 대표하는 군것질거리들을 하나씩 입에 물고 나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귀신의 집’으로 향한다. 어렵게 허락을 받아 여섯 명이 함께 들어온 귀신의 집에서, 상아는 희미한 불빛에 의지한 채 밤바다처럼 어두운 귀신의 집이 자신을 삼켜 버릴 듯한 두려움을 느낀다. 혼자가 아닌 함께이기에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두려움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 화장실과 도서관, 기차, 비행기에 갇혔던 기억이 여전히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는 상아. 이번엔 아무 일 없이 놀이동산을 즐길 수 있을까?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는
어려움 속에서 희망의 빛이 된다.
수빈이에게 계속 날카롭게 굴던 서지가 버튼 하나를 누르는 순간, 전기가 차단되면서 한순간에 여섯 명의 아이들은 귀신의 집에 갇히고 만다. 빛도, 출구도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귀신의 집에서 아이들은 서로 ‘네 탓’을 하며 싸우기 시작한다. “너 때문이야!” “네가 해결해!” “내 말을 들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야!” 하고 소리쳐 대는 아이들을 보며, 상아는 생각에 잠긴다. 갇히게 된 이유를 모두 서지 탓으로 돌리는 수빈이, 교휘를 비난하며 갈등을 더욱 키우는 동연이, 자기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짜증과 신경질을 내는 서지, 남 탓에 동조하며 그저 지켜만 보는 교휘와 희지까지……. 함께라는 사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기는커녕, 서로를 힘들고 괴롭게 하는 이유가 되어 버린 것이다.
휴대 전화도 연결되지 않는 단절된 공간에서 점차 이기적으로 변해 가는 아이들을 본 상아는 과거 여러 공간에 갇혔던 경험들을 떠올린다. 지난 경험을 통해, 두려움과 공포의 근원은 환경이 아닌 자기 마음속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상아는 용기를 내어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에게로 향한 비난의 화살을 거두라고 외친다. 불평을 거두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외친다. 외톨이였던 상아가 그 누구보다 단단하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아이들을 설득하는 장면은 그동안 상아를 지켜보고, 상아를 응원했던 모든 독자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전하는 한편, 공포와 두려움, 남 탓과 불평으로 얼룩졌던 어두컴컴한 귀신의 집에 한 줄기 빛이 되어 준다.
생각이 단단하고 지혜로운 아이로 성장한
주인공 상아의 짧고 길었던 3년
화장실과 도서관, 기차와 비행기, 그리고 귀신의 집까지. 주인공 상아는 우연히 이 다섯 장소에 갇히게 되면서 짧았지만 3년 같은 긴 시간을 보내고, 그로 인해 조금씩 성장했다. 현장 학습을 가는 길, 잠시 들린 휴게소에서 숲속 화장실에 갇혔을 때 상아는 외로움과 싸우며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했고, 어두컴컴한 도서관에 갇혔을 땐 책 속 주인공들과 특별한 경험을 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꿈을 키우기로 결심했다. 폭풍우 때문에 기차가 한강 철교 위에 멈추어 섰을 땐 오카리나 연주로 자기 자신만이 아닌 주변 사람들을 위로하고 달래는 멋진 모습을 보여 주었고, 거친 날씨로 세차게 흔들리는 비행기 안에선 가깝기에 잊기 쉬웠던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 모든 두려움을 슬기롭고 지혜롭게 극복한 상아는 어느새 다시, 놀이동산에서 맞닥뜨린 어려움과 역경 앞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아이가 되었다. 자신을 먼저 바라보기보다 주변 사람들을 먼저 일으키고, ‘함께’와 ‘덕분에’의 힘을 전하는 것뿐 아니라 모두가 꺼려하는 맨 뒷줄로 가는 것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며 우리를 놀라게 한다.
10년이 넘는 세월을 상아와 함께 걸어 온 조성자 작가는 이 책 『놀이동산에서 3년』을 통해, 생각이 단단한 아이로 눈부시게 성장한 상아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독자들이 상아가 귀신의 집 출구를 찾아 발을 내딛을 때 응원의 함성을 보낸 것처럼, 앞으로도 책 속 주인공들이 독자들의 친구가 되어 어려운 일을 만날 때 실마리가 되어 주길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매듭지었다고 전했다.
조성자 작가의 〈3년 시리즈〉는 여기서 마침표를 찍지만, 독자들의 기억 속에 상아는 계속 살아 숨 쉴 것이다. 책 속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눈부신 성장을 보여 주었던 상아가 독자들의 기억 속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기대가 크다. 앞으로의 상아에게, 두렵고 힘든 3년 같은 시간이 아닌 기쁨과 사랑으로 가득한 시간이 가득 펼쳐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