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격에 휩싸인 日열도
평범한 12살 중학생이 4살배기 살해
"법과 상식 무너져" 언론들 크게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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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나가사키(長崎)에서 발생한 '네살짜리 유치원 남자아이 엽기적 살해 사건'의 용의자가 중학교 1학년 남학생(12)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유괴한 유치원생을 발가벗긴 후 20여m 높이의 주차장 건물 옥상에서 떨어뜨린 잔혹성, 그리고 이 남학생이 학교성적도 좋은
우수 학생인 데다 범행 후 1주일간 밝은 표정으로 학교를 다녔다는 점이 잇따라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讀賣).아사히(朝日) 등 일본의 거의 모든 신문은 10일 1면
머리기사와 4~5면에 걸쳐 "법과 사회의 상식을 벗어나는 사건""어떻게 12살짜리가 네살짜리를…"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방송들도
하루 종일 이 사건을 특집으로 다뤘다.
언론에 따르면 이 학생은 독서를 즐기는 보통학생으로 형제 없이 맞벌이하는 부모와 살고 있다. 학생은 경찰에서 "후회하고 있다.
슌(피해자의 이름)군의 부모님께 죄송하다"라는 말을 거듭했다. 그러나 범행동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사건 배경에 ▶맞벌이 부부의 증가▶자녀수 감소 현상이 깔려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이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을 기회가 줄어들고 형제.친구가 없어 혼자 폭력적인
게임이나 비디오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 학생도 평소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앞 의자에 혼자 멍하니 앉아
있는 일이 많았고 오후 10시 넘게까지 오락실에서 게임에 빠지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교육계도 휘청거리고 있다. 이 학생이 다니던 학교의 교장.교감은 9일 수사본부를 찾아 울먹이며 사과했다. 사과 성명을 읽는 교장과 교감이 손과 얼굴을 떠는 장면이 전국에 TV로 방송됐다.
나가사키 시교위도 "마음으로 전하는 교육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할 말이 없다"며 망연자실했다.
피해자 유족도 "정말 반성한다면 자수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는데 어떻게 학교를 버젓이 다닐 수 있느냐. 범인을 극형에 처하고 싶다"며
치를 떨었다.
그러나 이 학생은 형사처벌 최소나이인 14세가 안 돼 조만간 소년감별(鑑別)소의 4주간 행동관찰을 받으며, 가정재판소는 아동자립시설에 입소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할 전망이다.
일본에선 지난 한 해 형사범으로 검거된 소년(14세 이상)이 14만2천명으로 2001년보다 인원은 줄어들었지만 범죄는 늘어나는 역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보안 카메라'의 힘도 입증됐다.
미궁에 빠질 뻔했던 사건은 현장 주변 4㎞ 구간에 촘촘히 설치된 보안카메라에 비친 중학생용 신발이 해결의 열쇠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2003.07.10
첫댓글 밍크조카 5살, 7살.... 걱정이당....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