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어느날 역학수업중 갑자기 주위가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이게 뭔일이래.. 하면서 친구들이랑 주위를 둘러보는데..
피켓을 든 수많은 학생들이 강의실에 들어와서 큰소리로 합창을 하는겁니다.
"500유로 아깝다.. 등록금 없애고 학제도 변경하라!!"
갑자기 벙쩌서 독일 친구들을 바라봤는데, 대수롭지 않다는듯.. 턱에 팔을 괴고 무심히
그들을 쳐다보는 것입니다..ㅋㅋ
이게 바로 요새 시끌벅적했던 한달간의 Bildungs Streik!! 데모라고 하겠습니다..^^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독일 전역에서 대대적으로 학생들의 교권신장을 위한
데모가 일어났습니다.
학비 500유로 없애고, 미국시스템을 가져온 Bachaelor + Master과정을
기존의 Diplom석사과정으로 다시 되돌리라는 대대적인 데모였습니다..
물론 등록금이 생긴 2006년 이래 연례행사였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더욱더 강력해진
데모강도.. 수업자체를 못하게끔 강의실을 점령해서 몇주간 닫아버렸고,
매일매일 학생회에서는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하라는 삐라까지..ㅋㅋ
아무튼 좀 극성이었습니다.
떄문에 가장 큰 강의실을 못쓰게 되서.. 시내에 있는 극장을 빌려서 강의를 하는 촌극까지 벌어졌습니다.
좀.. 색다른 경험이라고나 할까요..ㅋㅋ
극장에서 강의를 하다니..ㅡㅡ;;
독일학생들.. 정말 등록금에 부담 무지하게 많이 받는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대학을 다니는 마인드가 정착된 독일학생들은..
학교다닐때의 생활비로 부모님꼐 받은돈들은 나중에 돈벌기 시작하면 꼭 돌려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한학기에 500유로 약 86만원정도 하는 등록금은 그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죠..
그래서 생긴게.. BAfoeg이라는 대학생 대출제도(?)인데.. 제가 생각하기에 정말 좋은 제도가 아닐수 없습니다.
이 바푁에서는 독일시민권 즉 독일학생들과 독일시민권자들에게 그들이 필요한 금액을 빌려줍니다.
물론 이 돈은 학생들의 생활비가 될 수도 있고, 모여서 등록금이 될 수 있는 돈입니다.
허나 일정수준의 성적을 유지해야 이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돈을 벌기 시작한 사회인이 되면 이제 빌린돈들을 갚아야하는데.
전부를 갚는게 아니라 20프로에서 50프로까지만 갚는다고 합니다..
물론 돈을 못벌고 직장이 없다면 안갚아도 되구요..
정말 학생들을 위한 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제친구중 보트피플 베트남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항상 바푁에서 한달에 300유로씩 받아왔던 친구였습니다.
그 돈을 모아서 등록금도 내고, 생활비도 그렇게 썼던 친군데..
지난학기때 아주 심각하게 저에게 말했습니다. 다음학기부터 바푁을 못받게 됬다고..
왜냐고 물어보니, 시험을 3학기까지 45학점을 이수해야하는데.. 약간 모자란다고 했습니다.
알짤없이 1점이라도 모자라면 바푁은 끊긴다고 하네요..ㅜㅜ
이친구 이제 이번학기부터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무트 요 한달간 학교자체가 어수선해서 강의실도 자주 바뀌고.. 어서 빨리 학교측에서 정부에서
답변을 주어야할텐데요..
뭐 이 데모를 통해 결국에 다시 등록금이 없어진 주도 있다고 합니다. 튀링겐준가?? 아무튼 그 주에서는
다시 등록금이 없어져서.. 그쪽 학생들은 정말 살맛나겠네요..ㅜㅜ
예전에 우리학교에서 기계공학 같이 공부하던 아프리카친구는
한달한달 정말 사는것 자체가 힘들다고 했습니다.
등록금도 제 손으로 벌어야 했고, 생활비에 또 이것저것 재료비까지 ..
빠듯하다고 했습니다.
결국 그친구 다음학기 때
등록금 없어진 다름슈타트공대로 편입해서 들어갔습니다.
물론 한학기에 500유로의 부담이 없어진것 뿐이었지만.. 그친구에게는
그것도 정말 큰 부담이었으니깐 말이죠..
마지막으로 친구 세바스챤과의 대화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나 : 세비.. 너도 정말 한학기에 500유로 내는게 부담스럽니??
세바스챤 : 응.. 정말 큰부담이야.. 그리고 좀 억울해..
나 : 뭐가?
세바스챤 : 생각해봐.. 이전까지 없던 등록금이 갑자기 생겼어.. 우리 형도 우리부모님도 돈안내고 학교다녔는데..
나는 돈내고 다니잖아.. 그리고 이 돈은 내가 나중에 부모님께 꼭 갚아야할 돈인데.. 그게 형보다 거의 몇백유로가
많아졌단 말야..
나 : 아.. 그래? 그래도 등록금 내서 학생들의 편의가 많이 좋아졌잖아. 예를들면 예전에 평일에 오후 7시까지 밖에
안열었던 도서관을 등록금 낸 후부턴 11시까지 열어주었고, 학교 컴퓨터들도 싹 바꼈고,,, 또 강의실 책상도 많이 편해졌잖아..
세바스챤 : 정부가 해야할 일을 학생들 돈을 받아가면서까지 하고 있는거지..
나 :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래도 세바스챤.. 한국 대학 한학기 등록금으로 독일대학 졸업까지 할수도 있는거 아니??
세바스챤 : ㅡㅡ;; .....
그럼 전 이만..ㅡㅡ;; 씁쓸하군요.
전세계 한민족 커뮤니티의 중심 '한열사'
첫댓글 실제 독일 유학생분이 쓰신 글인데................ 우리와 많이 대비되네요.........
원래 유럽자체가 학비가 공짜아니면 쌉니다. 독일은 말할것도없고 프랑스도 공짜수준에 유학생까지 보조금이나오죠. 제가 스페인사는데, 이말듣고 아 이래서 선진국이라는생각들었습니다. 전 한학기에 500유로정도내는데, 예전에 캐나다에서대학다닐때는 한학기에 8000달러정도 냈습니다. 유럽은 다른건모르겠는데 대학교 학비는 정말 쌉니다. 물론 국립대학교만그렇지만요. 사립은 미국뺨치게 비쌉니다. 제가알기론말이죠.
올해 초에 저도 교환학생 시절에... 이 운동을 하더니... 아직도 하는군요..... 저는 300유로 정도가 한학기 학비 였던걸로 기억나네요.. ^^;; 온지 4개월 밖에 안됐는데 그새 까먹었네요~~ ^^;;;; 하지만 그것도 비싸다고 시위하던 독일 사람들인데.. 우리 나라는 정말 대학 마음대로 올리고.. 그저 투쟁하는 사람들은 학생부 사람들?? 그런 사람들 뿐이죠.. 나머지는 뒤에서 욕만 하다가.. 그저 학점에 따먹기에 몰두하고...... 솔직히... 등록금 시위를 모든 학생이 참가 한다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너네들은 시위나 해라 난 학점따서 취직해야 되니...." 이런 마인드...
우리나라는.. 대학으로 장사할려고 하죠..대학캠퍼스에 대형마트 넣으려고 했으니.. 말 다했죠..
남ㅇㅒ기가 아니네요 -.ㅡ;
선진국과 차이가 정말 많이나네,.ㅠㅠ우리사회구조도 언제나 인식이 바뀔수있을까?
전국의 대학생들이 확 일어니자 않으면 모를까...남들 공부하는 시간에 바른말을 혼자 한다면, 사회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지요.. 겁납니다;;;
같은 선진국이라도 영미 모델 보다는 대륙모델이 더 좋아보입니다. 우리도 좀 저리 했으면 좋겠네요
헐 미국은 왜케 비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