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조형래 칼럼] 라인 사태는 축구 한일전이 아니다
조선일보
조형래 부국장
입력 2024.05.21. 00:10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4/05/21/W44QZY3ASZBADAYSBUIMIFN7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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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의 어설픈 관치가 라인 갈등 유발했지만
21세기 原油 데이터에 대한 소유·통제권 강화가 핵심 배경
韓 정부 적절히 대응했으니 이젠 비즈니스로 풀어야
5월 13일 서울 서초구 라인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강남점 모습./뉴스1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터지자 네이버의 일본 사업은 존폐의 기로에 섰다. 10년 가까이 공들인 일본 검색 사업이 아무런 성과 없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일본 전역을 초토화한 대재앙을 맞은 것이었다. 직원들은 일본 지사 건물이 여진(餘震)으로 흔들릴 때면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에 휩싸였다고 한다. 이해진 창업자는 2019년 한 강연에서 “직원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내면 일본 사업을 재개하기 어렵고, 직원들이 현지에 남으면 더 큰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압박감에 사무실에서 펑펑 울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탄생했다. 지진으로 유·무선 전화는 먹통이 됐지만 인터넷망은 멀쩡한 것에 착안해 문자로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신저를 개발한 것이다. 이렇게 등장한 라인은 일본 국민의 80% 이상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로 성장했고, 한국 플랫폼의 유일한 해외 진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라인으로 돈을 버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라인 메신저를 활용해 수익을 내려면 쇼핑·금융·오락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접목해야 하지만 그때마다 일본 정부의 규제와 함께, 외국 기업에 배타적인 보이지 않는 장벽에 맞닥뜨리는 데다 일본 최대 포털 기업 야후재팬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다. 실제로 라인 부문은 결제 서비스 ‘라인 페이’ 확산을 위해 야후재팬과 출혈 경쟁을 벌인 탓에 2019년 매출 2조4000억원에 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고, 2020년에도 적자 규모를 줄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야후재팬의 손정의 회장이 찾은 돌파구가 라인과 야후재팬의 통합이었다. 이해진 창업자가 2000년 자신의 지분율이 희석되는 것을 감수하고 ‘한게임’과 합병을 통해 국내 경쟁 포털 업체들을 따돌렸듯이, 일본에서도 적(敵)과의 통합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서로의 강점을 살려 실질적인 경영권은 야후 측에서 행사하고 시스템 운영 등 기술 개발은 네이버가 맡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했다. 두 회사의 통합은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후 3년 만에 라인야후의 매출은 60%,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성장했고 네이버의 지분 가치는 8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라인이 일본의 모바일 인프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자 일본 내에서는 경제 안보의 차원에서 데이터 주권(主權)과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진 게 사실이다. 왜 자국민의 개인 정보와 소중한 데이터를 한국 측이 공짜로 이용하거나 악용할 우려가 있는 데도 그대로 방치하느냐는 것이다. 유럽연합이 자신들의 데이터를 지키려고 최대 우방국인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강력한 규제 법안을 쏟아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일본 우익에서는 “대일 강경파였던 문재인 정부의 홍보수석이 네이버 부사장 출신”이라고까지 비판했다. 여기에 2021년 이후 라인야후에서 개인 정보 유출 등 크고 작은 보안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도 이 같은 기조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한 인터넷 전문가는 “만약 일본 기업이 카카오톡의 시스템 운영을 맡다가 보안 사고가 났다면 우리는 더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우리 국민의 데이터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도 께름칙하다”고 말했다.
이번 라인 사태가 라인야후의 자본 관계를 재조정하라는 일본 정부의 어설픈 관치(官治)에서 촉발됐지만 이 사안은 근본적으로 우리 편이 무조건 이겨야 하는 축구 한일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21세기 원유(原油)로 불리는 데이터의 소유·통제권, 네이버의 향후 비즈니스 전략, 한·미·일 간의 데이터 공유 문제 등 수많은 변수를 놓고 냉정하게 득실을 따져야 한다.
네이버가 이번 참에 확장성에 한계를 보인 라인을 매각하고 AI(인공지능) 검색이나 클라우드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비즈니스에 배신은 없다. 선택만 있을 뿐이다.
조형래 기자 부국장 겸 에디터
사랑과 평화
2024.05.21 01:33:38
라인 경영진과 주주로서는 아주 비싼 가격에 팔아서 그 자금으로 미래 사업에 투자하는게 더 유리하다. 이재명이나 조국은 반일 감정 조장하는게 유리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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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퇴치애국우파
2024.05.21 00:39:42
네이버는 헛발질 그만하고 좌파적 행동을 벗어나고 일본 정부에 협조해서 라인을 조속 매각하라. 그것이 겨우 일본과의 좋은 관계를 회복한 윤정부와 국민에 대한 예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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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_Hwang
2024.05.21 01:21:27
감정보다 계약이 우선시 되는게 정상적인 세계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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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2024.05.21 02:28:10
지혜로운 사설이다. 결론이 마음에 든다. 네이버에게 맡겨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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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man
2024.05.21 07:29:29
자본주의를 철저히 이용해 축재를 하면서도 사상은 철저히 시뻘개서 이갱빨 문재인 일당을 지지하는 좌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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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2024.05.21 06:39:40
"네이버가 이번 참에 확장성에 한계를 보인 라인을 매각하고 AI(인공지능) 검색이나 클라우드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 매국노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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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ens
2024.05.21 08:57:41
경영권 포기한 지분매각으로 남의 회사 만들어 남의 회사 경영개선한 게 신의 한수?? 참!!..경영권 포기한 지분매각을 이렇게 미화시키다니! 계약서상 경영권 확보 못 한 지분 50은 아무 의미없는 남의 회사다..이미! 네이버의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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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크래인
2024.05.21 08:48:25
친일파 후손들이 이리도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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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sdemo
2024.05.21 07:01:38
결국 윤완용이 라인을 일본에 내주라고 압박했구나. 네이버는 점점 수구언론 포탈로 기울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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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토바
2024.05.21 06:22:59
이런 사실을 모르고 한국 언론과 민주당은 선동질을 하고 있다 ~ 네이버가 조용한건 카카오톡이 재미를 보니 비슷한것을 만들어 일본에서 일본 도움으로 성장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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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5.21 05:06:48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 창출과 번성 위한 투자다. 여유가 되면 사회에 대한 공헌이고. 따라서 국력 증강 위해서 기업 하기 좋은 풍토 조성은 선택 아닌 필수란 사실을 인식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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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dom Fi****
2024.05.21 08:48:23
죽창가로 사업하는 것도 아니고, 민족감정으로 경쟁하는것도 아니고, 냉정하게 실익을 따져야한다 칼럼에 백프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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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91167824
2024.05.21 09:06:22
과연 노예민족에 어울리는 정신상태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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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ens
2024.05.21 08:48:54
정신차리세요. 지난 문정권때 네이버는 이미 이사회 동수 구성도 포기한 조건으로 지분 100프로에서 50프로를 소뱅에 팔아먹은 경영권이 없는 일본 회사다..이미! 그때는 아무말 없다가 남의 회사가지고 이래라 저래라..정말 언론들 수준 좀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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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
2024.05.21 08:15:07
구글맵 데이터를 해외로 가져가는걸 막는 한국 정부의 조치가 정상이라는 결론이 당연해지겠네? 그런데 한국과 중국, 븍한 정도만 빼고는 거의 대부분 국가에서 구글맵은 한국에서 처럼 흐리멍텅 상태가 아니라 샅샅이 선명하게 서비스된다. 일본도 마찬가지이고... 원칙지키는(?) 한국에서는 지도가 흐릿한데, 선명한 지도의 일본은 구글 데이터를 국외로 보내준다? 두 나라가 뭔가 정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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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23689364
2024.05.21 07:03:02
매각은 엄청나게 아쉽다ㅡ 그러나 현실을 냉정히 봐서 과연 라인이 계속 사업을 영원히 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고 본다ㆍ일본의 생각이 그러한데 이미 결론은 났다고 본다ㆍ최대한 비싸게 팔고 한국 인력과 기술은 빼와야 맞다ㆍ 디지탈 기술 없는 일본에 기술을 넘기는건 패착이다ㆍ이도저도 안되면 미국에 팔아라 ㆍ구글에 팔면 일본애들 근성에 오히려 환영할것ㆍ손정의가 반대해도 팔아라ㆍ 인도네시아도 결국 자신들의 디지탈 주권을 찾으려할것ㆍ 욕심 부려봤자 그건 욕심일뿐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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