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이지, 진짜 냉면 먹을 줄 아는 사람은 다 죽었어.” 냉면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다는 어르신들은 농담반 진담반을 섞어 이렇게들 말씀하신다.
하지만 냉면 먹을 줄(?) 모르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냉면이라 쓰고, 여름별미라고 읽는다.’는 말은 거의 진리로 통하고 있다. 이런 계절에 걸맞게 ‘맛있는 냉면 한 그릇 먹고 드라이브 하고싶다.’ 고 생각하고 있는 당신이라면, 이번 주말엔 경기도 양평에 들러보자. 맛좋은 옥천냉면과 완자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더위를 식혀줄 소나기마을과 세미원에서 잊혀졌던 아련한 추억과 향수(鄕愁)를 달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옥천냉면 전경 (좌) 본점/ (우) 분점
59년 전통 그대로……. 변함없는 맛의 고집 ‘옥천냉면’
먹을 땐 심심해도 돌아서면 또 생각나는 그 맛
1952년 황해식당으로 시작해 “아~ 그 옥천에 냉면집”하며 사람들의 입소문에 오르내리다 결국 ‘옥천냉면’이란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냉면집.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그 어머니에서 또 딸로 3대가 가업을 잇고 있는 ‘40년 전통 옥천냉면’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양평의 수많은 황해도식 ‘옥천냉면’의 원조라 할 수 있다. 할머니의 고향식 냉면 맛을 그대로 지켜내고 있는 식당 사장님은 거의 모든 ‘원조 맛집’이 그렇듯 최고의 식재료로 고집스럽게 원조의 맛을 지켜내고 있다.
“할머니 고향이 황해도라, 쇠고기 국물에 닭이나 꿩, 돼지육수를 섞는 평양식 냉면과 달리 돼지고기만 사용해 담백한 맛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육수와 쫄깃한 면발이 일품인 물냉면 | |
하지만 소문난 맛집에는 언제나 그렇듯 맛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가 있게 마련. 그런 징크스처럼 옥천냉면도 중독에 가깝게 그 맛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니 맛도 내 맛도 아니다’하는 혹평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있는 게 사실이다.
“저희집 냉면은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인데, 간이 센 음식을 즐겨하시던 분들이나 조미료 맛에 길들여져 있는 분들은 기호에 안 맞아하시는 거 같아요. 그리고 육수대신 드리는 면수(메밀 삶은 물)도 처음엔 향이 독특해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뉘지만, 그 향을 견디고 몇 모금 들이켜 보면 고기육수보다 훨씬 개운하고 깔끔한 뒷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오신 분들은 통을 가져와 받아 가시기도 합니다.”
사실 옥천냉면은 육수도 육수지만 그 면발이 진짜 매력적이다. 특히 면발에 예민한 사람들이라면,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에 모두 엄지를 치켜들고 말 것이다. 그 비결은 바로 고구마와 메밀을 섞어서 쓰는 것인데, 바로 고구마 전분이 들어가 다른 냉면 집들보다 탱글탱글하면서도 씹기 부드러운 면을 완성케 하는 것이다.
“물론 다른 냉면집들처럼 감자전분을 쓰면 단가도 더욱 저렴하겠지만 본래의 맛을 느낄 수는 없을 거예요. 그래서 메밀도 직접 제분해 면을 뽑고, 가을에 수매한 콩으로 메주를 쑤어서 간장도 직접 담가 간을 하고 있습니다.”
옥천냉면을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
이렇게 최고의 재료와 정성으로 만들어진 옥천냉면 그럼 이 옥천냉면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저희 집 비빔냉면의 경우는 식성에 따라 식초를 살짝 넣어먹으면 더욱 감칠맛이 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물냉면은 식초나 겨자를 타면 어떤 냉면이나 비슷한 맛이 나게 마련이잖아요. 따라서 옥천냉면의 맛을 진정 느끼고자 한다면 식초나 겨자를 일절 넣지 않고 무김치에만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돼지고기 삼겹살을 삶아서 기름을 쫙 뺀 수육에 면을 싸서 한 입 먹으면 진짜 고소하고, 맛있는 냉면을 먹었다고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사장님의 추천처럼 옥천냉면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무김치에 곁들여 먹을 때 진정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무는 성질이 따뜻하고, 메밀의 유해성분을 제독시켜주어 메밀과 궁합이 매우 잘 맞는 식품이다.
냉면에 곁들여 나오는 무김치는 단무지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오해와는 달리 가을에 질 좋은 무 만을 골라 최소 1년 반 이상 염장과정을 거쳐 새콤달콤하게 무쳐낸다.
지글지글 먹음직 스럽게 부쳐진 완자 냉면의 풍미를 더해줄 3총사 (완자, 수육, 무김치)
그리고 옥천냉면만의 별미 ‘완자’는 다양한 부위의 돼지고기를 갈아서 야채와 곁들여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로 두툼하게 부쳐, 냉면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야무지게 채워준다.
어른, 아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맛. 그런 까닭에 유난히 이곳엔 3대째 오시는 손님도 많다고 한다.
“어릴 때는 할아버지 손에 끌려, 시간이 지나서는 부모님을 모시고, 지금은 아이들을 데리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런 분들께서 늘 그리워하는 맛의 향수를 위해 늘 한결같은 말을 지켜나가는 것이 저희 식구들의 몫인 것 같습니다.”
현재 옥천냉면은 본점과 분점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으며, ‘분점이 더 낫네, 역시 본점이 최고네’하는 의견대립과는 달리, 두 집에 음식은 모두 똑같이 만들어 나누기 때문에 맛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맛과 멋이 함께하는 양평’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 나들이
일년 내내 수련 꽃을 볼 수 있는 세미원은 60여종의 수련들과 60여종의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다. 이곳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까지는 아름다운 수련 꽃을 감상 할 수 있고, 오후 6시부터는 한강의 아름다운 석양과 각종 분수에서 피어나는 물과 조명에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빛을 감상 할 수 있다. 민족의 핏줄인 한강을 맑고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들고자 하는 취지로 조성된 장소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태극문양의 문을 통과해 정원에 들어갈 수 있다. 한가로운 가족 산책이나 데이트 하는 연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곳으로, 개인관람은 예약을 하지 않아도 입장이 가능하며, 단체인 경우 전화로 예약하면 전문해설자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오전 10시~오후 4시)
7월 6일부터 3천원의 관람요금이 재개되는데, 요금은 농산물 교환권으로 되어있어, 3,000원 상당의 양평군 농산물로 바꿔준다. 만개한 연꽃도 보고 우리 농산물도 받을 수 있어 더욱 의미있는 공간이다.
또한, 세미원을 돌며 갈증을 느꼈다면 연아이스크림과 연식혜로 시원함을 충전해보자. 소프트아이스크림에 연가루를 섞은 연아이스크림은 흡사 녹차 아이스크림과 같은 진하고 깔끔한 맛이 있다. 하지만 녹차보다 쌉싸래한 맛이 덜해 아이들의 입맛에는 더욱 잘 맞는다. 연식혜는 단 맛을 꺼려하는 어른들에게 추천할만하다. 보통 사먹는 식혜는 들쩍지근한 설탕 맛이 지배적인데 반해, 연식혜는 연잎 특유의 향과 함께 자극 없이 즐길 수 있다.
소년과 소녀의 순정을 느끼러 갑니다!
‘소나기 마을(양평군 황순원문학촌)’ 방문
청순가련한 여성을 사랑하는 한국 남자들. 그런 한국남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이 바로 중학교 교과서에서 본 소설 ‘소나기’ 때문이라는 얘기는 흔히들 들었을 것이다. 그런 소년, 소녀의 감성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양평에 위치한 ‘소나기마을’이다.
경기도 양평의 황순원 문학촌 ‘소나기마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문학관으로, 황순원의 다양한 작품을 소재로 꾸며진 테마공원이다. 지상 3층, 연면적 2천35㎡ 규모의 ‘황순원 문학관’을 비롯해 징검다리, 섶다리개울 등 '소나기'에 등장하는 배경을 재현할 수 있는 체험장과 산책로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특히 중앙에 위치한 ‘소나기광장’에서는 매일 두 시간마다 이곳에는 소나기가 내려 소설 속 감성을 자극한다. 또한, 소설 속에서 소나기를 잠시 피했던 소년과 소녀처럼 곳곳에 원두막과 수숫단이 마련돼 있어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피하며, 소설 속 주인공처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나기’의 배경이었던 시골학교의 교실로 연출한 영상실은 4D효과 시스템으로 보다 현장감 있고 입체감 있는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공원에는 황순원 선생의 묘역이 마련되어 있는데, 충남 천안시 병천면 풍산공원묘원에 모셔져있던 것을 이장한 것이다.
이밖에도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된 문학관에는 육필원고를 포함해 선생이 쓰던 서재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으며, 소설 ‘소나기’를 관람객이 재해석해서 쓰는 ‘내가 쓰는 소나기’, 황순원 선생의 전반적인 작품을 검색할 수 있는 ‘E-Book’, 소설 내용을 퀴즈로 풀어보는 ‘낱말 맞추기’ 코너 가 마련되어 있는 ‘문학카페’는 문학관광과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는 장소로 인기가 높다.
▲ 맛집정보
‘40년 전통 옥천냉면’
주소: 경기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760
위치: 옥천삼거리에서 가평과 양평 한화리조트쪽 옥천초등학교 뒤.
문의: 031) 772-1612
<분점>
주소: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옥천리 884-12
문의: 031) 773-3575
▲ 소나기마을(양평군 황순원문학촌) 상세보기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 산 74번지
문의: 031) 773-4499
▲ 세미원 상세보기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632
문의: 031-775-1834
-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U-투어정보팀 이금희 취재기자(1003ghgh@hanmail.net)
첫댓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옥천냉면집은 지나가다가 많이 본 곳인데.. 아이들과 꼭 한번 가봐야겠네요.. ^^
정말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