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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벌써 출생이란 대출을 했다. 4번 타자로 세상 구경을 한 것이 출세가 아니고 뭔가. 출세, 출세, 할부지가 기대한 큰 출세란 어떤 것일까. 짐작하건대 출세란 과거를 보고, 관료가 되어, 족보에 한 줄 올려, 가문을 빛내는 것, 아마도 이런 류를 출세라고 하는 것 같다. 지금이야, 유명 의사가 되고, 영향력 있는 판검사가 되고, 대기업의 회장이 되고, 정부 고위 관료가 되는 것이 출세다. 따지고 보면 출세란 돈과 명예와 권력의 종합판이다. 이중 어느 한 가지만 이루어도 출세를 한 거다. 나름의 노력은 알지 못하고, 결과만 보고 다들 부러워한다.
그래도 우선은 돈을 최고로 쳐준다. 돈을 보자. ‘지구는 자전하는 게 아니라, 돈 따라 돈다.’ 세상은 돌고 도는 돈과 끈끈하게 맺어 있다. 무엇보다 돈의 속성은 ‘부린다’는 데 있다. 물론 참된 마음도 사람을 부리고 이끈다. 하지만, 사람들은 돈 냄새를 맡고, 눈을 반짝이며, 돈을 먹고 배를 쓰다듬고, 돈을 쓰면서 희열과 만족을 느낀다. 돈의 마력이란 무엇하고도 비교할 수가 없다. “돈 있어 마음 가고, 돈 있어 움직이고, 돈 있어 일낸다.” 이 세상 돈과 마음 합치면 못 할 것이 없다. 이게 바로 돈의 위력이다. 결론은 “돈이 움직이면 마음도 따라 움직인다.” 무언의 법칙이다. 돈의 용병술은 기가 막힌다. 부모, 친구, 의리, 쌓인 정도 보이지 않게 한다. 아니, 의도적으로 보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 위대한 힘에 귀신도 주눅 들어 기를 펴지 못한다.
돈을 따르는 마음, 호락호락하지 않다. 형체도 볼 수도 없는 마음 하나가 주인을 부리기도 하고, 따르기도 한다. 마음이 너그러울 땐 세상이 푸근하고, 한번 옹졸한 마음을 품으면 넓은 마음에 뾰족한 바늘 하나 꽂을 데가 없다. 아침, 저녁으로 변하는 것이 마음이다. 마음이 저지른 그 가혹함이란 차마 입에 올릴 수가 없다. 전쟁의 참혹함은 물론, 영토분쟁에서부터 인종 말살까지, 인간이 인간을 도살하며 우월감에 도취한다. 마음은, 마음도 마음의 실체를 모른다. 하지만 묘한 것인 마음이다. 아끼고 사랑하는 맑고 밝은 마음, 깨끗한 돈은 삶에 희망을 주고, 헐벗고 굶주린 사람을 구하고, 칙칙하고 어두운 세상을 환하게 수놓는다. 마음과 금전이 ‘방향’만 조금 틀면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게 마음의 조화이고, 금전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