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 따른 보완책 공공관리 방식 첫 적용 각종 비리 사전예방 효과 내년 1월 추진위 만들 듯 남산과 한강을 끼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은 서울의 대표적인 노른자위 지역으로 꼽힌다. 앞으로 민족공원으로 조성될 미군기지와 이태원 관광특구 등에 둘러싸여 있어, 2006년 10월 뉴타운 지정 이후 초미의 관심을 끌어왔다. 부동산 값이 뛰는 것과 함께 소위 '지분 쪼개기'도 성행했다. 하지만 이곳은 아직 구체적인 상세 개발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사업 주도권을 쥘 조합 결성을 앞두고 주민들이 여러 개의 (가칭)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구청장이 개발 초기일정 관리
앞으로 한남뉴타운은 서울시가 개발사업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사업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공공관리' 시범지구로 지정돼 사업 속도가 붙고 공공성도 강화될 전망이다.
서 울시는 뉴타운·재개발·재건축 등 주택 정비사업에서 구청 등 공공부문의 역할을 강화하는 공공관리 제도를 뉴타운 중 처음으로 한남뉴타운에 적용한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달 공공관리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성동구 성수동 72-10 일대를 시범지구로 선정했으나 대규모 통합·계획적 개발이 이뤄지는 뉴타운에 이 제도가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로 구성된 사업추진위가 하던 정비업체 선정을 용산구청장이 직접 하고, 추진위와 시공사 선정과정도 구청장이 관리를 맡게 된다. 시는 "그동안 조합·정비업체·설계업체·지주·건물주 등이 얽힌 왜곡된 먹이사슬이 끊어질 것"이라며 "과다 수익을 챙기기 위한 사업비 거품도 빠져 분양가 인하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남산 아랫자락에서 한강을 끼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조감도. 뉴타운 사업 시행단계까지 공공이 주도적으로 관리해 사업의 투명성과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 적용된다./서울시 제공
◆재개발 비리 사전예방 효과
기 존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사업추진위원회와 조합, 정비업체, 철거업체, 시공업체 간 부정한 먹이사슬로 각종 부정과 사업비 부풀리기 등 문제가 수없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1월 용산참사 이후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제도보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용산참사는 지난 1월 20일 서울 용산4구역 철거민 40여명이 농성하던 한강로 남일당 건물에 대한 경찰 진압과정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진 사건. 서울시는 "주민추진위가 공정하게 구성되면 세입자 및 각종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의 및 조정도 원만하게 이뤄져 용산참사 같은 비극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뉴타운(102만2763㎡) 은 5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앞으로 용산구청장이 직접 추진위원장 후보 등록을 받는 등 주민들이 투명한 절차를 통해 위원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다음달 한남지구 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 고시되면 서울시와 용산구는 정비업체 선정에 들어가 11월 추진위원장을 선정한 다음 내년 1월 추진위원회를 승인한다는 계획이다. 공공 관리를 위한 사업비 18억8000만원은 서울시와 용산구가 공동 부담한다.
◆"뉴타운 사업 빨라질 것"
서울시내에 뉴타운으로 지정된 곳은 모두 35곳. 이 중 일부라도 착공된 곳은 12곳에 불과하다. 서울시 임계호 뉴타운사업기획관은 "지금까지 뉴타운 사업에서 공공의 역할은 주로 계획을 수립하고 도로나 공원 등 기반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데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한남뉴타운을 시작으로 뉴타운 사업의 초기 시행단계까지 공공의 역할을 확대해 뉴타운 사업을 빠르게 진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