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의 기억들만으로도
함께 공유했던 시, 공간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실존의 무게감을 느낄 기회도, 의미도, 겨를도 없었던 시절이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때는 그랬지"로 동일감을 가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그냥 모든 것이 "오케이, 좋아" 로 건너 갈 수 있는 사이, 동.창.생....그중에서도
초등학교 동기 동창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일이다.
그런 모임의 마무리가 엊그제 무설재에서 있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오전 중에 발길없는 무제에서 간만에
중국산 본래 홍차를 마시며 일본어 공부에 몰두하느라
미처 그들이 뜨락으로 들어선 것도 모른 채 시간을 잠식중이라 귀를 미처 열지 못했던 터.
늦은 감각으로 설핏 기척이 들리길래 슬쩍 나가 보았더니
무설재 명견들조차 제압해버린 안성초등학교 64회 동창생들이 " 자고 계셨어요?" 란다.
웬...시간으로 따지자면 그 어느 시간도 아까운 황금이요
이미 눈을 떠 활동을 하게 되면 아파서 드러눕지 않는 이상 또다시 잠을 청한다...뭐 그럴 일이 전혀 없는
무설재 쥔장으로서는 완전 굴욕의 발언 을 듣게 된 셈이지만
때론 너무 열심히 집중을 하거나 공부를 한 탓으로 듣게된 발언인지라 웃으며 지나갔지만
혹시 찾아들 일본 여행객들을 위한 준비치고는 아직은 누가 테스트 하는 것도 아닌데
자가 습득 공부에 몰두를 해도 그냥 몰두가 아니었더라는 말이다.
어쨋거나 그렇게 방문을 하게 된 동창생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자니
이미 무설재 뜨락에 안면이 깊은 이재용님과 함께 찾아든 발길들로서
중년의 나이라는 것에 침식 당하기 시작하면
인생이란 무의미 해지고 재미없고 의욕이 없을 일이니
절대 거부하지 말고 건강을 위해 나를 따르라 는 일명 "동창생 건강 지킴이"와 함께
등산을 감행하고 뒷풀이로 무설재를 찾아드니 그 이후로 쏟아진 이야기 난타전은
웬만한 말발들은 저리가라 다.
여고 시절 생활관에서 배우고 들은 스승님의 교육을 삶의 지표로 삼으며 몸소 실천하는 즐거움을 누린다 는
송희자 님...웬만해서는 눈 뜬 이후로는 그녀의 맨 얼굴을 본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일이요
바닷물 말라 사막으로 변할 날을 기다리는 셈이라....직장 주부에서 전업주부로 변신을 감행하여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요즘 조차도 민낯은 가라 를 부르짖는 중이다.
그 스승님의 여성으로 지켜야 할 3대 훈시를 잠시 빌려본다면
절대 맨발의 청춘을 지향하지 말지니라.
화장하지 않은 얼굴로 일을 시작하지 말라.
걷는 걸음으로는 앞발만을 사용하여 소리없이 몸가짐 바로 하고 걸을지어다....로 그녀가 사는 동안
잊지 않고 실행가동 중인 여자로서 사는 삶의 매너 기본 철칙이란다.
듣고도, 알고도 실천하기 어려운 일들이거나
혹은 호불호의 간극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을 테지만 그녀에게만은 일상의 즐거움이다.
워낙 하는 일 없이 바쁘다면서도 한때 슬그머니 갱년기 여성 증세로 찾아들 우울증 조차 스스로
물리치고 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고 있다는 유창희님.
특별한 동기부여를 하달받고 스스로 등산 모임에 찾아들어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이끌어 낸 장본인 이기도 하고 그 열정이 넘쳐나
더 많은 동창들이 건강 모임에 참석하기를 열망하는 열혈 등산 매니아가 되었다는데
누군가에게는 자청해서 나설 일이 어려운 관계로 때론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며
함께 동행을 자청하는 사람들이 큰 힘이 될 터
세상사는 즐거움에는 정희자님 같은 적극 동행 동반자가 필요할 일이다.
그녀, 분위기를 강타하는 작은 매력도 지녔다.
뒤늦게 동창 모임에 뛰어들어 그 누구보다도 분위기 쇄신에 얼성이요
바람잡이 역할에는 넘칠 지경의 강풍을 들이댄다 는 낭명식님.
보기 드문 성씨 낭 가라 이미 이름 석자만으로도 시선 끌기 성공일 이나
넒고도 깊은 그녀의 오지랖에는 당할 사람 또한 없을 일이요
활자 중독증으로 말하자면 무설재 쥔장 저리 가라 할 만큼이니
다른 것은 몰라도 이미 활자 중독증임을 자처 할 때는 기본기 만큼은 탄탄하다는 말씀.
무설재 쥔장이 또 누구냐...무조건 활자 중독증 인 사람은 두고 볼 일 없이 아낀다는 말은
소문으로라도 들었을 터...그런 그녀가 그냥 좋다 는 말씀 이렸다.
암튼 전문 집단에서 전업주부로 돌아선지 얼마되지 않은 차라
많은 시간을 할애해가며 자신 인생의 재충전의 기회를 갖고 싶다 는 그녀로서는
동창들과의 여유로운 만남조차도 기꺼울 일이요 그 만남으로 인해
새삼 지나간 앞자리 인생에 플러스 알파를 보태 줄 또 다른 삶 자락을 하나 거머 쥐게 된 셈이다.
그렇게 그들과 소박하지만 싼티 나지 않으며
소탈하지만 알게 모르게 격이 있고
만만하지만 함부로 대하지 않는 여유로운 동창들의 만남을 함께 누리자니
세상 그 무엇보다도 보배로운 것은 초딩들과의 만남이 아닐까 한다....그러면서도
촌 동창들과 촌 동네 출신 동창들
도시 동창들과의 도시 출신 동창들의
만남의 차이는 뭘까 를 생각케 했다 는.
첫댓글 난 초등동창들과는 전혀 교류가 없는데... 너무 초등학교와 먼 지역에서 살아와선지...
암튼지 같은 시간과 생활을 공유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졸지에 가깝게 느껴진 다는 점은 공감~! ^ ^
ㅎㅎㅎ 서울은 이래 저래 동창회 하기가 만만치도 않을 것 같고
그저 추억과 그리움만 남겨지는 법.
전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대천에서 초3때 상경했는데 동창회 하러 다니지요.
친구는 어릴적 친구들이 골목 이야기도 많고 편하지요.
아, 그렇구나...여전히 한결같은 만남이 좋은 거죠?
부럽긴 하네요....웬만한 모임은 죄다 접어버린 쥔장으로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