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수천마리 폐사… 초교는 단축수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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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일보 2008-7-10 기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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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가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후 강릉시 회산동의 다리 아래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 |
찜통더위 계속 피해 속출… 道 ‘폭염대책반’ 가동
한전, 변압기 교체하며 과부하 사전차단 총력
오늘 영서 최고 33도… 내일 비 무더위 주춤
도내 4개 시·군의 폭염주의보가 사흘째 이어져 축산농가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도를 비롯한 각 시·군이 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피해 방지에 나섰다.
9일 원주, 횡성, 홍천, 영월 등 4개 시·군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홍천 34.6도를 비롯 춘천 34.2도, 강릉 33.7도 등을 기록했다.
폭염주의보는 9일 오후 5시를 기해 춘천, 화천, 철원, 인제, 양구 등 영서중북부까지 확대 발효됐으며 10일 영서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춘천, 원주가 33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여 찜통 더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강원지방기상청은“11일 약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도 전역에 비가 내려 무더위가 잠시 주춤하겠지만 비의 양이 많지 않겠으며 12일 오전 개겠다”고 내다봤다.
◇학교 수업 단축에 조기 방학 목소리 높아
단축수업이나 조기수업을 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여름 방학을 앞당겨 실시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릉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대부분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외부 체육수업을 자제하고 있다.
동명초교가 14일부터 단축수업을 하고 연곡초교는 냉방시설 교실에서 부분이동수업을, 포남초교가 10일부터 조기수업으로 하교시간을 앞당기기로 했다.
도내 초등학교 교실 9,176실 중 냉방시설이 없는 4,360개 교실에서는 무더위 수업에 학생과 교사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에서는 새 정부의 학교자율화 조치를 이유로 폭염 관련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이 폭염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많은 타 교육청에서 폭염대책 공문을 각급 학교에 내려보내 방학을 앞당기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냉방기구 부족한 경로당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냉방기구가 부족한 경로당 노인들도 고통받고 있다.
9일 오전 강릉시 사천면의 한 경로당에는 70대 노인 등 4명이 둘러앉아 감자전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나 20여㎡ 크기의 방에 선풍기 한 대가 힘겹게 바람을 일으키고 있어 노인들은 연신 부채를 부치고 있었다.
이처럼 지역 경로당 대부분이 선풍기 1, 2대로 여름을 나고 있어 노인건강에 위협이 되고 있다.
강릉지역 270곳의 경로당 가운데 아파트부녀회 등에서 기증한 에어컨을 갖추고 있는 곳은 5%에 불과한 14곳.
그나마 에어컨이 있는 경로당에서도 전기료 부담 때문에 마음대로 켜지도 못 한다.
노인들은 “아주 더울 때만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며 “시원하면 좋겠지만 무작정 에어컨을 틀다가는 전기료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 관계기관 대책 부심
강원도는 9일 이른 폭염 상황의 관리 및 피해 예방을 위해 도청 방재복구과장을 팀장으로 한 ‘폭염대책 합동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으며, 각 시·군도 TF를 구성해 폭염 상황에 따라 신속히 대처하기로 했다.
도농업기술원은 최근 강릉지역 농가에서 사육 중인 닭 수천여 마리가 무더위 등으로 집단폐사하자 가축 관리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폭염이 10여일간 지속되면 소와 돼지는 사료섭취량이 감소하고 산란계는 산란율이 16%까지 감소하는 등 생산성이 급격히 저하된다”며 “닭의 경우 체온조절이 어려워 폐사하는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에 닭장 위에 물을 뿌려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도 며칠째 계속된 찜통더위로 이달 들어 일부 변압기에서 과부하 허용기준치 대비 전류치가 90%에 육박하는 등 전력 수요가 크게 급증, 과부하의 우려가 높아지자 변압기를 교체하며 과부하 사전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익기·최영재·김명진·최기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