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재단법인 대건청소년회(법인국장 한성기 신부)는 5~13일 라오스 방비엔에서 제1기 해외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봉사단은 방비엔 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폰응암초등학교 건물 내ㆍ외벽 페인트칠, 문화교류 등을 실시했다. 지난 6월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발된 중고등학생 15명과 지도자, 한성기 신부 등이 동행한 이번 자원봉사는 경기도 청소년 활동진흥센터와 한국 국제 협력단(KOICA) 및 라오스 정부 청소년단체 '라오 유니언'(Lao People's Revolutionary Youth Union)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동행 취재기를 3회에 걸쳐 싣는다
▲ 라오 청소년들이 대건청소년봉사단을 환영하며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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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바이디~!"
"싸바이디~!"('안녕하세요'의 라오어)
살짝 긴장한 대건청소년회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서자 라오 학생들이 꽃으로 만든 목걸이를 한 사람 한 사람씩 목에 걸어준다. 손을 모으고 윗사람 앞에선 고개를 더 숙여야 하는 인사가 아직은 어색하기만 하다.
6일 라오스 방비엔(Vang Vieng) 중학교(교장 몬 쿰펀). 미리 준비한 프린트물 '필수 라오어'를 펴들고 더듬더듬 인사를 한 봉사단은 손짓발짓에 그림까지 그려가며 자기 소개에 열심이다. 대건청소년회 자원봉사단 학생들과 라오 학생들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 대건청소년봉사단이 폰응암 초등학교로 봉사활동을 가기에 앞서 라오 청소년들과 "수수"(파이팅)를 외치고 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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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능, 꿈썽, 꿈쌈!"(1조, 2조, 3조)
7일 아침 9시. 본격적인 봉사활동의 첫날, 봉사단과 라오 학생들, 지도자 등 40여 명은 마을버스(?)인 '럿러이쌍'(작은 트럭 뒤에 의자를 두 줄 놓은 것) 세 대에 조별로 나눠타고 15분 거리의 폰응암 초등학교로 향했다. 마치 시골 외할머니댁에 놀러 가기라도 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방비엔의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동안 한쪽으론 소떼가 다른 한쪽으론 염소떼가 지나간다.
봉사단에게 주어진 임무는 폰응암 초등학교 내ㆍ외부를 페인트칠하고 개보수하는 것. 대나무를 가로세로로 엮어 짓는 라오스 전통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던 학교를 얼마 전 시멘트 블록을 쌓아 새로 지었다. 허리 높이 위로는 격자로 나무를 이었는데 이것 또한 무더운 라오스의 건축 양식 중 하나다.
방진 마스크와 장갑으로 작업 준비를 마친 봉사단은 먼저 이 격자나무를 사포로 문지르고 그 위에 검은 니스칠을 했다. 빨간색 페인트가 잘 먹게 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으~ 키가 안 닿아요!"
대나무로 만든 사다리가 부러질까 불안해 책걸상을 발판삼아 올라가보지만 우리나라 60, 70년대에나 사용했을 법한 책걸상 또한 부실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가장 크고 튼튼해 보이는 교사용 책상도 서랍이 떨어져 나가있는 상황. 봉사단은 그 중 상태가 양호한 몇몇 책걸상 위에 올라가 장대를 연결해 길게 만든 붓으로 높은 곳을 칠했다.
▲ 봉사단이 더러워진 책걸상 60개의 윗면을 빨간색으로 페인트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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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간에 다른 친구들은 공부를 하고 있을텐데…."
무더위와 비가 반복되는 날씨 속에서 학교 외벽을 하얀색으로 칠하던 한 고2 남학생이 푸념을 늘어놓자, "맞아, 선생님이 여름방학이 대입을 결정짓는다고 하셨어"라며 주위 친구들이 맞장구를 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봉사단은 금세 봉사의 매력에 빠진듯 연신 노래를 흥얼거리며 어깨를 들썩인다. 여학생들은 특별히 이번 봉사를 위해 시장에서 구입한 4000원짜리 일바지와 고무신, 밀짚모자를 맞춰 입었다. 수줍음 많은 라오 학생들도 "한국 학생들은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나라는 다르지만 함께 봉사할 수 있어 좋다"며 환하게 웃는다.
봉사단은 라오어를 잘 모르고, 라오 친구들은 영어를 잘 몰라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작업은 만국 공통어인 손짓 발짓만으로도 척척 진행된다.
교실 하나당 책상은 15개가 채 안 된다. 등받이도 없는 의자는 책상과 높이가 맞지 않을 뿐더러 닳고 닳아 조금만 균형을 잃으면 뒤로 넘어지기 일쑤다. 봉사단은 페인트 작업으로 더러워진 책걸상 윗면도 빨간 페인트로 꼼꼼히 칠했다.
라오스는?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부에 있는 내륙국으로 수도는 비엔티안이다. 면적은 23만6800㎢로 우리나라의 1.1배이며 국토 50% 이상이 열대우림으로 덮여 있다. 열대에서 아열대 기후를 보이며 인구는 500만이 조금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4개 주요부족(라오룸ㆍ라오타이ㆍ라오퉁ㆍ라오숭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구 8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한다. 2003년 기준 전체 인구 중 20살 이하가 55%에 이르며 평균수명은 60살이 되지 않는다. 소승불교의 일종인 상좌부 불교가 국교이며 정령신앙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 공용어는 라오어이고 1인당 GDP는 690$인 인민공화국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라오스에 수많은 부족이 있어 '등등'의 의미로 'S'를 붙였다고 한다. 때문에 라오 사람들은 라오'스'라고 하면 싫어한다. 국가의 공식명칭은 'LAO PDR(Lao People's Democratic Republi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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