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선진편(先進篇)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자공은 공자에게 공자의 제자인 師(사, 子張의 이름)와 商(상, 子夏의 이름) 중에서 누가 더 어진지를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자공은 ‘그렇다면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라고 반문하자 공자는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過猶不及)’라고 답했다.
자장과 자하는 ‘논어’의 기록을 통해 예측해 볼 때 무척이나 대조적인 인물이었다. 자장은 활달하고 진보적인 생각을 가졌던 반면 자하는 매사에 진지하고 신중하며 현실적인 생각을 했던 사람이었다. 친구를 사귀는 데 있어서도, 자장은 천하 사람이 다 형제라는 주의로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했는데, 자하는 ‘나만 못한 사람을 친구로 삼지 말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쳤다.
이런 기록들로 미뤄 볼 때 언뜻 보기엔 사의 능력이나 생각이 상보다 더 뛰어나다고 할 수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공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 것이다. 너무 뛰어난 것은 모자라는 것과 다를 것 없다는 것이 공자의 생각이었던 것이며, 과유불급이라는 고사성어를 남기게 된 것이다.약 2500년 전 공자의 과유불급이 오늘날의 취업시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취업난으로 인해 구직자들은 저마다 능력과 재능을 갖춘 고스펙의 준비된 지원자임을 강조하기 위해 열을 올린다. 이를 위해 채용공고의 자격보다 월등히 높은 스펙으로 무장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업의 채용 기준을 넘어서는 구직자는 기업으로부터 부름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각 기업은 채용을 준비함에 있어 그 자리에 맞는 인재를 미리 고려해 둔다. 가령 학력과 영어능력, 자격증 등 알맞은 스펙을 미리 염두에 두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훌쩍 넘어서는 이력과 경력으로 이력서를 꾸민 구직자들은 오히려 회사로 볼 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이다.무조건 최고로, 가장 높은 것으로 채워진 고스펙만이 인사담당자의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채용 직무에 가장 적합한 경험과 인성, 그리고 성실함과 의욕으로 채워진 입사지원서가 오히려 인사담당자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과유불급은 오늘날 취업시장의 입사지원서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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