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더 큰 슬픔으로 승화 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는 것을 아시나요? 백 팩을 챙겨 뒷산을 올라갔어요. 휴대폰을 부팅 시켰더니 막네(희정)가 장문의 문장을 남겨 놓았더이다. "큰 오빠 보고 싶다. 엄마도 보고 싶어서 울고 있네요. 그동안 어리석었고 옹졸했고 나약했고 이기적이었던 나, 큰 오빠가 그동안 애썼던 마음들이 고맙고 감사 했어요. 88세까지 정정한 엄마는 오롯이 내 덕이며 자부심(중략)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컴백"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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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라 공원에서 산으로 올라탔는데 무리에서 이탈한 여왕벌이 힘들게 날개 짓을 해보지만 곧 죽을 것 같아 보입니다. 사람은 아는 만큼 사유 하기 때문에 자기 수준에서 반성하고 용량 만큼 성과를 낸다고 봅니다. 글을 읽고 답합니다. 그 맘 변하지 말고 행복해지시라. 수신 거절을 하지 않은 건 나름대로 가족들에게 공백의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인데 조만간 휴대폰을 정지 시켜야겠다는 발칙한 생각을 했어요. 잊은 모양인데 내가 악의 축, 세기의 악동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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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와 슬로보예 지젝이 절친이었더라고요. 추석에 둘은 무엇을 했을까요? 어머니까지 셋 다 1937년 생 소띠입니다. 한 달 동안 바디우를 붙잡고 있는데 독학의 한계를 여실히 느끼면서 독일어 불어까지는 못하더라도 영어의 문턱 만이라도 반드시 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디우도 영미 철학자가 아닌 대륙의 철학자로 봐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 합니다. 모로코 출신- 프랑스로 이주한 바디우는 6.8운동 이후 알튀세르와 갈라선 좌파 지식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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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마르크스-하이데거-니케르-샤르트르의 철학과 비슷하다고 보지만 필자는 무엇이 어떻게 닮았는 지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서 다소 답답함을 가지고 바디우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이데거와 흡사한 '존재와 사건'은 플라톤의 '주체' 개념과 '합리주의'를 되살리려는 '진리 담론'입니다. 물론 그냥 되살리는 건 아니고 비판적으로 각색 수정했기 때문에 애도 같은 학자는 아랭 바다우가 포스트모던 성향이 있다고 보고 "존재와 사건은 텍스트를 외워야 한다"고 까지 주장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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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것처럼 진리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닌 '인식 자와 해석 자'(나)로부터 형성되기 때문에 진리는 '사건'으로써 나타납니다. 또한 '사건'은 시간성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니 여기에도 자본주의적 랑그에 저항하는 니체적 '생성'의 사유가 나타난다고 했어요. 틈-공백-균열-공 집합이 만든 '주체' 탄생! 지젝 vs 바디우의 존재 대결이 흥미진진합니다. 저들은 '자본주의와 국가주의 주체'에 어떻게 저항하며 나타났는가?
2024.9.17.tue.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