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강력한 권세를 가졌던 바벨론도 하나님의 심판 앞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권력도 하나님 앞에 나설 수 있는 권력은 없습니다. 엄청난 힘으로 근동(近東) 지역을 휩쓸던 바벨론도 결국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무기력하게 넘어지게 됩니다.
20절부터 23절에 나오는 하나님의 철퇴(鐵槌), 무기로 사용되는 “너”가 누구인지는 성경학자들 사이에 다른 견해들이 있지만, 대체로 여기에 나오는 “너”는 바벨론을 가리킨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어 근동 지역을 철저히 파멸하는 역할의 모습을 20절부터 23절까지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 근동의 모든 나라들과 민족들을 병사들을 비롯하여 남녀노소와 농사와 목축 등의 모든 부분을 철저히 파괴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도백(פֶחָה, 道伯, Governor)은 총독, 방백(方伯) 등으로도 번역되기도 하는 단어가 사용되었고, 태수(סָגָן, 太守)는 지방관(地方官)을 의미하는 단어로 각 지역의 지도자들도 모두 철저히 파괴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렇게 강력한 힘으로 주변 국가들과 민족들을 파멸했던 바벨론에게 바벨론이 행한 그대로 갚아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24절). 바벨론이 강력한 힘으로 유다 왕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을 처절하게 파괴했던 그대로 바벨론에게도 갚아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바벨론을 향해 “온 세계를 멸하는 멸망의 산아, 보라! 나는 네 원수라”라고 말씀하십니다(25절). 온 세계를 파멸시켰던 거대한 산과 같았던 바벨론이지만, 하나님께서 그 바벨론을 원수로 삼겠다는 말씀입니다.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거대한 바벨론이 불 탄 산처럼 될 것이고(25절), 그 누구도 바벨론에 기대지 않는 황무지와 같은 신세가 될 것이라고 예고합니다(26절).
바벨론을 이렇게 파멸시키는 도구는 메대와 바사(페르시아) 연합국입니다(27절, 28절). 27절에 나오는 아라랏(Ararat), 민니(Minni), 아스그나스(Ashkenaz) 등은 모두 아르메니아(Armenia) 족속으로 메대의 속국이 되어 메대와 바사를 도와 전쟁을 함께 수행했습니다. 27절에 나오는 사무관은 사령관으로 번역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사무관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티프사르(טִפְסַר)라는 단어는 서기관(書記官, Scribe)이나 사령관(Marshal)로 번역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메대와 바사 연합군에 의해 바벨론은 마치 메뚜기 떼에 의해 농작물이 초토화(焦土化)되듯이 무너질 것이란 말씀입니다. 바벨론이 함락되어 파멸되는 전투는 매우 맹렬하여 바벨론의 용사들도 힘이 없는 여인처럼 무기력하게 되어 바벨론이 황폐하게 될 것이고(29절, 30절), 보발꾼(步撥꾼)과 전령(傳令)이 바벨론 왕에게 계속 연이어 패전(敗戰)의 소식을 알리느라 분주할 것이라고 묘사합니다(31절). 바벨론을 둘러싼 강들에 있는 나루들과 그 강 주변의 갈대밭이 모두 불태워져서 꼼짝하지 못하고 메대와 바사 연합군에 의해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32절). 이러한 묘사들은 마치 사자나 독수리처럼 맹위(猛威)를 떨치던 바벨론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습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바벨론의 강력한 권세와 권력은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져 버리게 됩니다.
내가 조금 잘 나간다고 해서 교만하고 오만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좀 어렵고 힘든 상황에 놓여져 있다고 해서 주눅 들어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하나님 편에 서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살아가면 내가 무기력한 상황인 것처럼 보일 때도 하나님의 권능으로 넉넉히 이길 것이고, 내가 하나님을 거역하고, 하나님을 무시하고 살아가면 아무리 모든 것이 잘 되고, 풍족하고, 강력한 권세를 가졌다고 해도 순식간에 하나님의 심판 앞에 무너져 내리고 말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 편에 서서 살아가는 것이 승리의 비결입니다. 주님, 하나님 편에 서서,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따르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