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것 들을 욕심 낸다
무우를 두툼하게 넣고
달콤 짭짤하게 조린
갈치조림 ㆍ
노릇하게
잘구어진 갈치구이의 고소한맛
새콤달콤
꼬막무침을 섞은 비빔밥
잘 익은 감홍시와 곶감이다
어릴적 엄마는
갈치구이를
불때서 밥하는 아궁이 잔불에
석쇠를 넣어
노릇노릇 구워 감잎에
한토막씩 얹어
가을타작 마당
멍석에 둘러 앉은
일꾼들 점심 밥상에
얹어주고
학교에서 돌아온 나에게는
부엌 바닥에서
짚단깔고 앉아 먹게 하셨다
개다리 상 위에
역시 감잎에 놓인
구어진 갈치토막의
고소한 냄새는
밥 숱갈 오기전에
침이 먼저 꼴깍넘어가게 했고
밥위에 얹은 갈치살밥이 입안에서
살살 녹을때는 세상부러움 없는
제일 맛이었다
갓 뽑아 온 배추속 노란잎에
된장 발라 먹던 쌈맛도
더불어 잊을수가 없다
한참 놀다오면
잘익어서 쩌억 갈라진
커다란 감홍시를 사발에 담아 숫가락으로
퍼먹게 해주셨다
처마밑 장대에
주렁주렁
말려지는 곶감
쫀득하게 되어지면
만져보고 맛있게 생긴것들만
밤늦게 몰레 빼내 먹고
어슬프게 옆에것들
당겨놓아 표안나게 해놓았지만
이튿날 아침이면
할머니는 귀신같이 아시고
비어진 틈을 고르게 하시면서
"밤사이 못된인쥐(사람쥐)가
또 따 먹었네 " 누구야 하시며
불 야단을 치셨다
하지만 금방
미소를 머금은 모습으로
가슴졸이는
어린 손녀의 마음을 헤아리시는지
그냥 넘어가 주셨다
결혼후에도
엄마 계실땐 내손바닥 만큼
큰 곶감을 해마다 보내주셔
아쉬움을 몰랐는데
하늘나라
가신후 고향 친정집은
비어버렸고 다시는 구경도 할수없었다
언젠가 부터
갈치값이
곶감값 이 만만치 않게
올라 있었다
어쩌다 마트에서
사먹으려면
너무비싸서 손이 오무라들었다
그 시절 박봉인 남편의
공무원 월급으로
3남매를 키우느라
손톱여물 썰며 살아야 했던
내 젊은시절
내 입을 먼저 생각하는건 꿈도 꿀수 없었다
세월이 흘러
3녀석들은 짝맞추어 독립하고
70넘어 사별 하고
지금은 모든것에서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다
경제도 시간도 넉넉해져 있다
하지만 몸에 배인 습관이
아직도 나를 위한
지출에는 망설임이 앞을가린다
지난주에
큰딸이 직장 동료랑
제주도 간다더니 전화가 왔다
"엄마 생신선물로 좋아하는
대왕갈치 보냈으니
아무도 주지말고 혼자 지져드시고
구이해 드시고 실컷 드세요 "
이튿날
통통하고 반짝이는 엄청
커기도한
잘 손질된 생물 갈치 두마리가
택배로 왔다
보는 순간
기분이 좋긴 한데
아 ~
이거 어떻게하지
아이들 자랄땐 큰살림도 했건만
혼자 단촐하게
살다보니
지금은 요리에 자신이 없다
아파트에 사니
아궁이불 구이는 불가능하고
조림을 하기로 했다
무우가 없어
엊그제 강화도 여행때
사온 달래를 밑에깔고 ~
나름 정성들여 양념장을 만들어
끼얹어 조림을 했건만
옛날 먹던맛은 커녕
제주도 올레시장, 동문시장서
먹던 맛 도 아니었다
머리속에서 "실패" 라는 글자가
현수막으로 펄럭였다
혼자 먹어서 일까?
그래도 맛있게 먹은 척
딸에게 전화를 했다
갈치가 커서 살도 많고
맛있게 잘먹었다 라고 말하고
물어보았다
그 갈치 대체 얼마짜리냐 ?
"아 그거 대왕특이라고
1마리 6만원 하던데요 그것도 저녁시간이라
깎아준거레요ㆍ "
그럼 2마리 12만원
속으로
맙소사 ㅡ 통도 크다며 중얼거렸다
전에 같으면 조림을 만들어서
손자손녀 같이 먹자며
냄비째 들고갔을텐데
그 값을 듣고나니
슬그머니 욕심이났다
남은 한마리
다시 무를 깔고
애호박 풋고추
썰어넣고
정성들여 조림하여
그 감칠맛이 은은히 도는
옛맛나거 만들어 먹어야지
그리고
이제는 좀 비싼것도
망설이지 말고
나자신만을 위해
먹고 쓰는 버릇을 들여보자
라고
다짐을 했다ㆍ
첫댓글 옛날 생각하시면서 맛나게드세요
엄마가 해주셔야 맛있는데
하늘나라가서 모셔올수가 없어 ~
ㅋㅋ 아껴두고 드세요.
아껴두면 안될꺼 같아
이번주안에 지인들 불러서
함께 할가합니다
냉동실에 오래두면 맛없어요. 드시든거 빨리 드시고 무 사다 예전실력으로 해서 빨리드세요.
무 사다 두고
또 3일 지나고 있습니다
워떠켜 ㅎㅎ
예전실력 잠시 소환해달라고
기도중입니다
생신 선물이라 했으니 당연 비싼거죠. 구어 먹어도 살살 녹는게 부드럽죠. 좋아 하는게 저랑 똑같아요.
아 ㅡ 구이가 맛은 있는데
집에서 굽기가 ~~
음식취향 같으시니 반가워요
욕심 날만 하네요.
따님이 보내신 생일선물, ~~
지금 자랑하시는거죠. ~ ㅎ
자랑하실 만 해요. 내년에도 좋은 선물 받으시기 바랍니다.
갈치 보냈다고
머니는 안주네요 ㅋ
어제 점심 같이 먹으면서
홀겨 보았답니다
지 새끼 한데는 아낌없이 쓰면서
이 에미한테는 아까워하는게 ~ 보이네요
@윤담 그건..나도 동가입니다. 얄미울때 더러있죠..지새끼랑 서방만 챙기는거보면..또 내앞에서 시어머니 챙기는거보면 기특하기도 하지만 얄밉기도하죠..나만 그런가?
@미소자 제가 근래에 안 사실
아들 ㅡ 처부모님에게 매월 용돈드림15년간
딸 ㅡ 시부모님께에게 매월 용돈 드림 18년간
나는 특별한 날 만 받고
나는 때때로 제법 큰액수 보태주었음
잘키운 아들 딸 사돈 좋은일시키고 삽니다
@윤담 동감합니다..저도 그렇게 산답니다.ㅎ.
윤담님, 참 재미있게 쓰시네요.
눈 흘겼다는 댓글보고 쿡쿡 웃음이~
태어난 곳이 남녘 해변가라 아침밥상엔
생선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부산동생은
"쯧쯧- 서울사람들 썩은 생선 묵고 불쌍타"
그런 생선마저 방사능 유출 어쩌고해
망설여집니다.
늦었지만 생신 축하드려요.
강릉사시던 어느이웃분이
꼬리가 도마를
탁탁 치는 싱싱한걸 먹어야지
하시더군요
방사능 생선무서워요
걱정되요 ㅡ 어쩌나 어쩌나 입니다
생신 축하드려요~
윤담님이 경제력 있어서 그런거 아닐까요?? 우리 애들도 좀 그런듯해요~~저는 말로 주고 되로 받는데 그래도 자식이 주는건 좋더라구요~
갈치맛이 예전같지가 않아요~~
축하 감사합니다 ㅡ
속마음 다표현 할수도없고
여행도 너무자주 다니다보니
애들이 다 챙길수도 없겠다 싶고
나를 비롯해
각자 앞가림 할수있는 경제력이
그나마 얼마나 다행한지~
뭐든
옛 맛이 아니네요
건강을위해 골고루
먹을려고 노력할뿐 ~~^^
윤담님!
글도
잘쓰십니다
우린
마음에는있어도
글로. 표현이
안되어요
잘읽고. 공감하고갑니다
오늘도건행
하세요
ㅡㅡㅡㅡ
한떨기님 ㆍ
어쩜 닉도 이쁘기도 해라
어린시절 맛 생각해서 먹어보면
아니다 싶네요 ㆍ
어디서찾아야 할까요 ㆍ
공감하신다니 감사합니다
@윤담 감사합니다ㅡ
내묨 챙겨먹는것이
최고에요
우리는. 건강이최고에요
아무도
안. 돌봐주지요
따님이
있어
얼마나좋을까요
딸없는
우리는
늘
아쉬워요
오늘도건행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