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율 장군의 사위 오성(鰲城) 이항복(李恒福)과 신립 장군의 기묘한 인과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조 선조대왕 때 '권율'이라는 재상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이순신' 장군하고 라이벌이었던 장군이기도 했습니다.
'권율'장군에게는 두 사위가 있었어요.
한명은 '신립'이라고 하는 장군입니다.
오성(鰲城) 이항복(李恒福)과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을 알지요?
오성(鰲城) 이항복(李恒福), 이분도 '권율' 장군의 사위였어요.
이 두 사람이 자기의 장인인 '권율' 장군을 만났는데
'권율' 장군이 사람을 보는 안목이 있었어요.
'신립' 장군은 당초에 그 상이 원만했답니다.
원만하고 부귀를 누릴 만한 상이었어요.
그런데 자기의 큰사위인 '신립'을 보니까
요기(妖氣)와 사기(邪氣)가 끼어있어요.
그래서 저 사위가 근래에 무슨 짓을 했을까 하고 궁금해 했단 말이어요.
그래서 '신립'에게 물어 봅니다.
‘자네는 요즘 특별히 무슨 일이 있는가?’하고 물어보니까,
'신립'이 대답하기를
‘예, 장인어른, 제가 강원도 산속에 달포 전에 사냥을 갔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을 만났습니다.
산중에서 길을 잃고 하룻밤 머물 집을 찾고 있었는데,
뜻 밖에도 집 한 채를 발견하고 그 집에서 하룻밤을 머문 적이 있습니다.
그 집을 찾아가서 주인을 찾으니까 아무도 없고,
소복을 입은 젊은 여자가 나오더군요.’
그 소복을 한 젊은 여자가 '신립'장군을 보고 울면서
근래에 일어났던 자초지종을 주~욱 이야기 하는데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자기 아버지가 벼슬을 높이 살았는데 어떻게 당쟁에 휘말려가지고
세상이 싫어서 낙향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산골에다가 집을 지어가지고 전부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를 하면서 그 많은 식솔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종들 가운데는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센 사내종이 있었는데,
그 사내종이 자기의 아버지한테 딸을 달라고 하니
아버지가 펄쩍 뛰었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노발대발해가지고 여러 종들에게
‘저 못되고 힘센 종놈을 나무에다가 묶어 놔라’해가지고
나무에다가 묶어 놨답니다.
그런데 그 종놈이 어찌나 힘이 세던지 저녁에 묶은 밧줄을 풀고 나와서
아버지 어머니 종들을 다 죽여 버렸습니다.
장군님! 나를 좀 보호해 주소서.
어쩌면 오늘 저녁이나 혹은 내일 저녁에 나타나서 나를 죽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나를 살려 주소서 하고 청하더라 그거요.
그래서 '신립'장군이 가만히 들어보니까 너무도 해괴한 일이고
동정이 가고 해서 ‘아! 그러냐. 알았다.’고 대답을 하고
그날 저녁에 그 집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예측한 대로 그 못된 종놈이 칼을 들고 들어오는데
그것을 보고 '신립' 장군이 어렵잖게 종놈을 처치해버렸습니다.
'신립'은 장군이잖아요. 몇 십 명도 문제가 아닌 거예요.
그 종놈을 처치하고, 이튼 날
이제 나는 갈 길을 가야 되는 몸이어서 떠난다고 하니까,
그 처녀가 '신립'장군한테 매달리면서 ‘나를 보호해 주소서.
나를 살려 주시옵소서. 나를 책임져 주세요.’하고
그렇게 애원하더라 그거요.
그런데 그 '신립'이 도덕적으로 상당히 깨끗했던 모양이에요.
자기 부인이 있는데 허락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나는 ‘갈 길도 바쁘고, 또 집이 있고,
그러니까 다른 인연을 찾으십시오.
내가 그 못된 놈을 처치했으니까 나는 가야 된다’고 하면서
붙들고 사정하는 그 여자를 뿌리치고 왔답니다.
이제 상당히 길을 걸어 왔는데
그 처녀의 비명소리가 산천을 흔들더라 그거예요.
그 비명소리가 나서 돌아보니까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라요.
다시 그 처녀의 집에 가보니까
그 여자가 자기 집에다가 불을 놓고 죽어 버렸다 그거예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라고 장인인 '권율'장군한테 말씀을 드렸습니다.
'권율'장군이 잘 봤지. 이 '신립'장군은
평소에 원만하고 부귀를 갖춘 상이야.
그런데 지금 요기가 끼어 있거든.
그래서 '권율'장군이 ‘아! 그랬었구나’ 하는 것을 짐작을 했습니다.
오성(鰲城) 이항복(李恒福)한테는 또 무슨 일이 있었느냐?
오성이라는 사람은 귀인의 상은 아니고 얼굴에 사기(邪氣)가 있었어요.
그런데 사기(邪氣)가 없어져 버렸어.
오성을 보니까 얼굴에 나타났던 요기가 없어져버렸단 말입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하고 물어보니까 오성이 대답하기를,
‘장인어른, 저는 충청도 천안 지방을 주~욱 돌아다녔었는데,
하루는 날이 저물어 가지고 어느 주막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요 잠이 든 한밤중에 방문이 부스스 열리더니
30살 넘어 보이는 처녀가 다짜고짜로 달려듭디다.
너무도 엉겁결에 벌어진 일이라 꼼짝을 못하고 당했습니다.
그 처녀가 ‘아! 됐다’ 하면서
그 자리에서 참 기묘하게도 나뒹굴더니 급살을 해서 죽어버렸습니다.
그 추녀(醜女)는 그 지방에서 소문난 추녀였었는데
아무도 데려가는 사람이 없었답니다.
그래서 가끔 저녁이면 그 주막에 나타나서
손님들한테 소원을 풀어달라고 애원을 했던 추녀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장인은 ‘아! 그랬었구먼.
그러니까 자네 얼굴이 달라졌군.’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성(鰲城) 이항복(李恒福)의 얼굴에 사기(邪氣)가 돌았었는데
그 사기(邪氣)가 전부 없어져 버렸어.
여러분, 왜 없어졌겠습니까?
그 여자가 가져가는 거예요. 여러분! 이치가 있습니다.
남자들이 함부로 처녀나 유부녀를 강제로 추행을 하면
그 당사자의 액운을 가져갑니다. 그런 과보가 있습니다.
그 처녀를 위해 살생을 하고 그냥 무정하게도 떼어 버리고
자기 길로 왔던 '신립'은 임진왜란 당시 탄금대에서 전사를 했고,
이항복은 나중에 정승까지 올라갔습니다.
일생을 잘 살았다는 거예요.
출처:2009년 자재 만현 큰스님 법문 중에서
첫댓글 인과법은 참....! 신립장군은 지조를 지켰는데 오히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