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호텔 객실 경매… ‘임도 보고 뽕도 따고’
내 명의로 등기된 호텔 객실이 있다면 얼마나 근사한 일일까. 내가 이용하고 싶을 때 이용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대여를 통한 임대수익 창출이 가능한 호텔이라면 그야말로 두말할 것 없이 매력적인 투자처라 할 수 있다.
흔치는 않지만 부동산경매 시장에는 이처럼 ‘임도 보고 뽕도 따는’ 투자상품이 종종 등장한다. 지난 주 부산동부지원에서 낙찰된 해운대구 소재 벡스코비지니스 호텔 물건이 대표적인 사례.
이 호텔은 2004년 착공돼 2007년 4월 사용이 승인된 부동산으로 당시로서는 새로운 개념인 ‘일반인 대상 객실분양’ 이슈로 유명세를 탔다.
호텔건축 자금을 일반인 대상 객실 분양대금으로 충당하고 완공 후에는 객실을 분양받은 일반인들에게 연간 60일의 객실이용 기간을 제공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위탁운영을 통해 임대수익을 내겠다는 아이디어가 상당한 호응을 얻으면서 새로운 틈새상품으로 각광받은 바 있다.
이 물건을 경매로 낙찰받는 것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 이에 매력을 느낀 응찰자들이 입찰 당일 13명이나 몰렸다. 물건번호 2번 부동산에 몰린 인원(12명)까지 합하면 이 비즈니스 호텔객실 2개에 모두 25명이 몰려든 셈이다.
그렇다면 이번 낙찰건의 가격은 과연 실거래가에 비해 어땠을까가 궁금해진다. 낙찰가가 과하면 수익률이 저하되는 만큼 가격 적정성을 판별해보는 것은 입찰과 낙찰 절차에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다.
위 표를 보면 굳이 가격을 단위면적으로 나눠볼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 낙찰건 가격이 어떤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낙찰자는 10대 1이 넘는 경쟁률 속에서도 같은 건물 내 최저 실거래 사례보다 낮은 가격로 물건을 매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더구나 1번 물건 낙찰자는 함께 경매가 진행된 2번 물건 낙찰자에 비해서도 500만원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은 상황이다. 앞으로 수익률이 나와봐야 이 투자의 성패가 가늠되겠지만 일단 지금까지의 상황을 놓고 봐서는 휘파람을 불어도 무방하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이 물건의 용도에서 비롯된 명도 난이도다. 본 건은 호텔 객실이기 때문에 소유자가 상시 점유하고 있기가 쉽지 않다. 즉 적어도 100만원 이상은 각오해야 할 명도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 그야말로 알짜배기 투자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이 같은 투자성 입찰을 하기 전에 유의해야 할 점은 분명히 있다.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투자를 결정한 물건의 수익성이다. 객실을 대여해주고 발생하는 이익을 배분받는 것은 좋지만 그 이전에 객실 자체가 대여되지 않는다면 어떨까.
따라서 이런 물건을 골라 입찰하기 전에는 현장답사를 통한 주변 여건과 다른 소유자들의 임대수익 현황 파악이 필수다. 이런 과정을 간과한다면 결코 좋은 투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다행히 본 건은 부산지하철 센텀시티역 인근에 있으면서 광안대교를 통한 자가용 접근성이 좋고 주변에 유사시설이 밀집돼 있어 기본적인 수익창출 여건은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차후 유사한 투자 또는 입찰에 나설 계획을 가진 독자라면 지도를 통한 1차 판단과 현장답사를 통한 2차 검증단계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이 같은 기본적인 노력과 발품 속에서만 실제 수익이 발생해 통장으로 입금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