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더위가 무색할 정도로 푹푹 찌는 한낮에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한마리의 하이에나가 되어 물건 클릭질을 열심히 할즈
음... 조샘께서 자네 양복 있나? 하고 물어 보십니다. 더워 죽겠는데 왠 양복이실까... ㅋ 양복있으면 호텔 답사 한번 가자고 하십니
다. 더불어 파티도 한번 참석하고...양복입어본게 언제더라... 회사는 백년전에 그만 둔듯하고 전적으로 필드형 인간이 된터라 양
복이 있을 턱이 없습니다. 답사와 더불어 파티도 한번 참석해보고 싶고... 파티 참석자들중에 차승원, 현대그룹 아무개 등등 재벌
급 인사들과 연예인이 다수 출연한다고 하십니다. 이건 무조건 답사가야 할것으로 다짐에 다짐을 합니다. 김태희하고 차승원 옆에
서 사진한방 박는것도 상상하면서.. 양복이 문제가 됩니다. 다음날 답사 전에 사기로 하고 일단 이야기를 마칩니다.
재벌, 연예인 등등이 참석하는곳이라 옷을 잘입어야 한답니다. 대체 어떻게 잘입어야 할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조샘이 백화점에
가자고 하십니다. 근사하게 빼입고 안에는 긴팔 와이셔츠 받쳐 입고.. 그게 예의 랍니다. 밝은 색옷도 피하고... 참 복잡합니다. 파
티 한번 더 가면 숨막혀 죽을것 같습니다. 이리 저리 옷을고르고 고릅니다. 마음에 드는 옷을 골랐습니다. 계산을 하려고 주머니를
뒤적거리는데 조샘께서 먼저 계산을해버리십니다. 00십만원... 허걱... 정말 눈물 납니다. 제가 태어나서 그정도 가격대의 옷을 걸
쳐본적이 없습니다.
고마움을 한껏 안고 호텔로 향합니다. 저녁 7시까지 참석인데 차도 밀리고 기타등등 좀 늦었습니다. 파티는 이미시작되었네요. 초
청장 보여주고 홀로 들어갑니다. 안내해주는 자리에 앉아 주위를 둘러봅니다. 답사왔으니 시세파악부터 해야하나...ㅋㅋ 오랜만의
양복이고 고가의 양복이라 양복이 좀 불편하고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어려운 자리니까 자세잡고 앉아봅니다. 여기저기 한사람
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재벌 연예인 급 들은 대체 어떻게 입었을까? 하나 하나 눈여겨봅니다. 어려운 자리에 내가 혹시나
무시당할만한 외양을 갖췄는지 기타등등 긴장됩니다.
이런 젠장...
머리 빡빡 까까머리가 눈에 뜨입니다. 분홍색 셔츠 입었네요... 좀있다가 노랑머리에 흰반팔 입은 놈도 보입니다. 어랍쇼! 저 쪽
귀퉁이에 앉은놈은 반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털숭숭 장단지를 들어내고 와인을 원샷하고 있습니다. 여기 찢어진 청바지 한놈 등장
이요... 긴장이 확 녹아 버립니다. 에라... 이제 내 세상이닷...ㅎㅎㅎ
조샘께서 저에게 겁을 너무 많이 주셨습니다. 어쩌면 양복 한벌 해주고 싶었던 구실의 하나일지 ㅎㅎㅎ 여자들은 대부분 옷을 잘
입었습니다. 파티용 드레스등등을 많이 갖춰입었더군요. 그리고 남자들도 대부분은 깔끔한 정장입니다.
YTN 아나운서가 드레스 입고 사회를 봅니다. 시계가 어쩌구 저쩌구... 스위스 머시기 회장 소개하고 이리저리 불꽃이 작렬합니
다. 모델들이 왔다갔다 테이블 사이를 헤집고 다닙니다. 한쪽 손목에 시계를 차고 시계를 클로즈업했다 풀었다 대형화면 으로 보
여주고 난리가 아닙니다. 시계보다 아나운서 미모가 먼저 들어오고 모델들의 몸매가 먼저들어옵니다. 차승원이나 김태희를 찾아
눈을 마구 돌려봐도 비슷한 년놈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원래는 섭외비 3천에 오기로 되었는데 왔다 갔는지도 모르겠고..
그건 그렇고... 긴장도 풀어졌고 와인도 앞에 놓여 있고 와인 건배하고 원샷 때립니다. 무한 리필 해줍니다. 마시고 또 마시고 꿀
맛이 따로 없습니다. 간질나게 잔술 따라주는것을 결국 참지 못하고 병째 빼앗아서 와인 병나발을 불어댑니다.
술이 반쯤 올라오니 음식들이 나오는 군요.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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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안주로 쓰기에 딱좋은 것들만 나와댑니다. 파티 목적이 뭔지도 모르겠고 재벌, 준재벌 등등이라고 하는데 같이 앉은 사람
들중에 아는 사람은 조샘밖에 없고 술은 너무 달콤하고 걍 무지하게 먹어댑니다. 한참을 먹고 먹다보니 모델들이 쟁반에 무언가
를 들고 나오는 군요.
바로 시계입니다. 제품아이디가 예거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예거는 척예거나 예도, 예법등등은 알아도 첨 듣는 아이디 입니다.
저 쟁반위에 놓인 시계들 합산 가격이 15억이 좀 넘습니다. 장난하나...
가격이 왔다갔다 하는데 이건 오억, 이건 일억 얼마.. 이건 얼마... 만화 보고 있는듯 합니다. 제길...
조샘께서 늘 관습법 말씀하셨죠? 여기서도 관습법이 있습니다. 일단 시계 만져보고 손목에 차면 그 즉시 결제나가더군요..ㅋㅋ
저 함부로 만졌다가 결제할뻔했습니다~. 제 오른쪽에 못생기고 안생기고 퉁퉁하고 시시해보이는 여자가 멸치 대가리같은
젊은 놈을 꿰차고 있군요. 와인 사진에 건장한 왼쪽팔뚝 하얀시계 주인공 입니다. 일억 육천짜리 시계를 한번 만져봅니다.
그후 하얀시계 앞쪽 손목에 채웁니다. 그리고는 바로 결제합니다. 세상에 별꼴 다봤습니다. 우리는 경매 물건 사는것을 수퍼에
라면 사듯 하는데 이 사람들은 시계를 그런 방식으로 사가는군요.. 쩝쩝...
제일 작은 시계가 일억 천 오백만원 이랍니다. 시계가 작아서 싼줄 알고 과감히 물어봤죠... 아 거시기 팔려.. 조샘께서는 삼천오백
짜리 시계를 자랑스레 차고 가셨었습니다. 훌륭한 자리에 맞는 훌륭한 시계였죠. 근데 식사 중이나 모델들 설명 중에 시계를 계속
감추시느라 와인도 제대로 못드시고 그 맛난 안주도 제대로 못드시고 시계 구경도 제대로 못하셨습니다. 가슴이 매우 아픕니다.
눈물나는 경험이 아닐수 없습니다.
200명 한정 초대한 오픈 행사랍니다. 오픈 파티인가.. 저한테는 호텔답사... 조샘에게는 시계 감추기 놀이 장소... 음식값만 일억들
어갔다고 합니다. 오십만원 짜리 음식이었죠... 조샘은 시계 숨기기 놀이에 정신이 없으셔서 제대로 드시지 못했지만... 세상에 둘
도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세상 참... 에휴... 잘살아보세~~!!!! 여러분도 꾸준히 열심히 하셔서 한번 만져보고 바로 결제하시는 그런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
니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술도 좀 취하고 배도 고프고... 밥먹고 다시 오겠습니다.
첫댓글 아....끝없이 추락하는 나의 자괴감....왜사는지 물어봅니다...~~!! ㅎㅎㅎ . 세상의 한 단면을 보았습니다.
오래전 인도에서 히스므레한 가로등 불빛 내리는 담벼락 아래에서 노숙하는 자들을 모르고 밟고 지날때 얼마나 가슴아파 했는데...
다른세상이야기같아요 파딩님 ....전 평범하게 마음편하게사는삶을 살고싶어요 ㅎㅎㅎ감사합니다..
그런 세상도 있구나 하는 구경도 잼있습니다.ㅎㅎㅎ
출세하셨네요^^~~
시계하나에 억이라니 난 시계를 차지도않거니와 시계를 찰일이 지금시대에 왜 잇나요?
얼굴만돌리면 사방팔방에 시간을 알려주는 갖가지 시계와 시간을 알려주는 갖가지 장치들이 널려잇는데
그 비싸고 무거운 쇠금덩어리로 내팔을 스스로 자승자박하다니 이해할수가없네요...
아우 나도 가고 싶다 담에 나도 데려가세여 샘
그건 시계값이 아닌 구름위에 존재하고픈 허상에 이르고픈 사람들의 행동이 아닐런지..그래도 부럽지요 ,
없는자의 변명이지요
촌놈이라 그런지 음식이...
누가 먹다 토해놓은듯 보여집니다..
촌놈눈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