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의존한 중국 영향력 한계에 타개책 찾지 못해 / 12/5(화) / Forbes JAPAN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가지겠다는 중국의 야망은 모종의 벽에 부딪혀 있다. 문제는 자금 부족이다.
민폐적이고 위험한 군사적 행동은 차치하고 중국의 영향력 추구는 항상 돈에 의존하고 있다. 즉, 중국이 자유롭게 해외 투자할 수 있는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중국이 다른 나라에서 얼마나 사는지에 뒷받침된다. 한동안 중국은 자금을 무한정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중국의 원동력은 엄격한 제약에 직면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제약은 앞으로 더욱 엄격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의 발단은 중동이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수교의 중개 역할을 하면서 지금까지 가장 큰 외교적 성공을 거뒀다. 이 위업은 세계 각국을 놀라게 했고 중국은 큰 이익을 얻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은 석유 수출국인 양국 모두 적대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이용했다고 서방 일부 국가는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중국은 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석유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입장을 이용했다.
중국은 이제 외교상 승리를 가능케 한 구매력이 없다. 러시아를 공공연히 지지함으로써 중국은 러시아가 서방국가에 팔지 못하게 된 석유 등을 인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올해 3분기까지 중국이 구입한 러시아산 원유는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은 특히 경제가 둔화되고 있어 수입한 대량의 원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산을 구입하기 위해 중국은 중동으로부터의 수입을 줄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로부터의 중국 구매량은 거의 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정보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의 석유 수입은 11% 조금 넘게 줄었다고 한다. 중국이 이란으로부터의 수입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이지만, 미국의 제재로 이란이 가격 인하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 해상 루트보다 육상 파이프라인 쪽이 안전하고 신뢰성이 높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압력은 계속 커질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용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부족해 러시아산 원유의 중국 수송량은 제한돼 있다. 하지만, 양국은 파이프라인의 인프라 정비에 임하고 있다. 지정학적인 큰 변화가 없는 한 인프라가 갖춰지면 러시아는 반드시 더 많은 원유를 중국에 판매하기를 원하고 중국은 외교 방침상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쨌든 중국은 아마 러시아산 원유를 선호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정학적으로 불확실한 지금 중국이 중동 석유를 받기 위해 의존해야 하는 해상 루트보다 육상 파이프라인이 훨씬 안전하고 신뢰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동에서의 석유 구매가 감소하면 중국의 중동 투자는 필연적으로 침체되고 축소될 수도 있다.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는 산유국 간의 문제만이 아니다. 중국은 최근 이스라엘 기술 부문과의 무역을 확대하고 투자도 늘려왔다. 하지만 중국이 하마스가 테러리스트라는 인식을 거부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영향력 우위는 최근 몇 주 사이에 이미 축소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중국 국내 재정 문제로 중동을 포함한 각국에 대한 투자는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의 재원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것이 중국의 광역경제권 구상 일대일로(BRI)의 문제다. 중국이 지원하기로 한 인프라 정비 등 프로젝트의 상당수는 건설 빚을 갚을 만큼 충분한 리턴을 일대일로 참가국에 가져다주지 못했다. 너무 많은 일대일로 참가국들이 곤란한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에 참가국들은 일대일로를 '채무의 덫'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일대일로 참가국들의 빚 상환이 막히면서 중국 대출자들은 압력을 받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축소할 수밖에 없게 됐다. 컨설팅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투자액은 실제 성수기 평균 연 1000억 달러(약 14조 6720억엔) 초과에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올해 일대일로의 투자액은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지만 800억달러로 추정돼 이전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의무와 같은 것들의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중국 경기가 좋아 수출로 인한 잉여자금이 윤택할 때였다면 일부 일대일로 참가국이나 대출금을 전액 기한 내에 지급하지 못하는 기타 국가들의 미지급을 쉽게 메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럴 상황이 아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실질성장률 5%를 달성하는 데조차 고전하면서 중국의 수출은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채무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금융 시스템은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해, 일대 일로 참가국의 채무 불이행이나 기타 해외 투자 프로젝트의 실패를 견딜 수 없게 되어 있다.
여기에 중국 헝다집단(에버그란데), 벽계원(컨트리가든) 같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경영위기에 빠지면서 중국 금융시스템은 거액의 의심스러운 대출 미지급을 겪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자들은 부동산 개발 기업이 완공할 것 같지 않은 아파트 선지급을 위해 빌린 대출금의 상환을 거부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압력과 일대 일로 참여국에 공통된 재정난 때문에 해외 프로젝트 자금을 출연하던 중국 은행들은 대출을 확대할 처지가 됐다.
이런 문제로 지방정부도 재정난에 빠져들고 있다. 인프라 정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차입을 실시하고 있는 지방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차입을 너무 늘렸다. 그동안 코로나19 문제가 있었고 이후 중국 정부가 인프라 지출로 경제활동을 활성화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지방정부 중에는 주민에 대한 기본적인 서비스 제공도 어려울 정도로 재정이 촉박한 곳도 있다.
이러한 곤경의 타개책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 같다.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의무 같은 것의 부하는 앞으로 무거워질 것이다. 해외에 적극 투자하고 중동 석유 및 기타 국가에서 원자재를 구입하기 위한 과거 윤택했던 잉여자금이 없다면 중국은 세계에 미칠 영향력이라는 점에서 경제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계속 한계에 직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