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시티 학부모들이 뿔났다
옛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에 초고층 실버타운 건설 예정
인근 초등학교에 진동 피해 우려해 전면 중지 요청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19일 저녁,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화려한 빛 축제가 계속되고 있는데, 인근 이벤트 광장에서 마린시티 주민들 20여 명이 찬 바람에 맞으며 현수막과 촛불을 들고 집회를 벌이고 있었다. 주민들은 ‘청년도시 해운대를 죽음의 도시 만들겠다는 부산 시장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매주 해운대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12월부터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 모여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마린시티 학부모들이 차가운 바닷바람을 견디며 시위를 벌이는 것은 옛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에 지하 8층 지상 51층 고층 업무시설이, 인근 부지에는 73층 초고층 실버타운이 건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인근 고층 아파트들도 대부분 지하 5층 정도인데 지하 8층까지 파 내려가는 공사를 하면 그 진동으로 학생들이 다니는 해원초등학교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다. 또한 학생들은 초과밀화된 학생 수로 인해 학년별로 6부제로 나누어 밥을 먹어야 한다. 11시부터 시작되는 점심시간에는 20분도 안 걸려 허겁지겁 밥을 먹어야 하고 6학년은 1시가 넘어서야 밥을 먹는다고 한다.
이날 집회에는 해운대구의회 원영숙 의원도 참석하여 주민들과 학생들이 살기 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여 주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학부모들은 공사의 전면 중지를 요청하고 있다. 부산시장에게 드리는 호소문에서 “저출산 시대라고 저출산 정책 펼치기 전에 자라고 있는 아이들 환경 개선에 관심을 기울이고 힘써주십시오. 그래야 아이를 낳아 키우지 않겠습니까”라고 호소했다.
어린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 수업을 받도록 지원하는 것은 지자체가 처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해운대구청에서 주민들의 민원에 귀를 기울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신병륜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