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스런. 그러나 만족스럽지 않은.
이번 7.15 다이어 개정에 대한 제 평가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이번 다이어 개정이나 개정 과정에서 철도청이 보여준 변화는
의외로 긍정적인 편이었습니다.
특히 내부적으로 쑥덕쑥덕 해치우던 이제까지와는 달리
토론회 등을 통해 형식적이나마 열린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고
여기에 상당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옛날처럼 신문이나 민원을 통해 산발적으로.
또 간접적으로 불만을 접하고 나서와
이번에서처럼 면전에서 거의 다구리 수준의 비판을 받고 난 뒤의
해당 실무팀에 계시는 분들의 각오는
분명 다르셨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
이따위로 해놓고 환승해라 어쩌고 하는 소리 듣는게 불쾌하네
도대체가 기본적인 마인드도 되어 있지 않네 어쩌네 신나게 쏟아내다가
다이어를 작성하신 분께서 바로 뒤에 앉아계신 걸 알았을 때의 당혹감이란. -_-
이번 개정에는 그간 시도되지 않았던 창의적인 방안들도 적용된 듯 합니다.
예를 들어 새마을호의 경우
지금까지와 같은 위계적 서열에 의한 정차가 아닌 패턴정차를 도입하여
평택역에 정차하는 새마을호는 천안역에 정차하지 않는 식으로
종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졌습니다.
승객들이 열차를 오승차하는 일이 간혹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은 있지만
운행속도 향상. 합리적인 열차배치 등의 장점은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이 외에도 20편이 넘는 장거리열차 증편등
빗발치는 사회적 요구에 대해 한발짝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이번 다이어 개정은 여러가지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조금 화도 납니다.
왜 꼭 일이 크게 터지고 나서야 문제를 수정하려 하는지.
처음부터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는지.
그러나 그 이상으로 여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단 결국 과거로의 회귀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4월 1일 이후 열차운영이 고객 입장에서 어찌나 엉망진창이었는지
과거로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다는 견해가 있는데
과거의 철도는 고객불만을 유발시키지 않았었는지
과거의 철도는 충분히 합리적이고 창의적이었는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야간열차의 경우
예나 지금이나 고객들의 생활패턴은 철저히 무시한 채
아직도 2 ~ 4 시경에 목적지에 도착하여
역 근처 찜질방 매상만 올려주고 있습니다.
3시 20분부터 시작되는 보선업무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서라지만
고객중심이 아닌 행정편의적인 변명이라는 지적을 하고 싶습니다.
보선업무가 3시 20분부터 시작이 된다고 했을 때
그 전에 대전역이나 대구역에 도착하여 1 ~ 2 시간정도 대기하다가 출발하면
부산역 도착시각을 4 ~ 6 시경으로 얼마든지 맞출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두새벽에 승객들을 역 밖으로 내치는 다이어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모습은
아직 철도청의 경영마인드가
고객중심이라기보다는 행정편의 중심이라는 반증일 것입니다.
이런 요소들이 아직 개선되지 않고 몇년 째 그대로 남아있는 한
이번 다이어 개정도 개정에 그칠 뿐 개선이라는 평을 듣기는 힘들 것입니다.
한가지 핀트가 약간 나간 불만이 더 있습니다.
이번 다이어 개정을 발표하는 철도청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고객 불만을 해소하기 위하여
환승열차시각 전면 재설정.
경부선 장거리 20여편 증편.
운행시각 환원 등 상당한 조치를 취해 놓고서도
고객들에게 이런저런 불만을 반영하여 이러저러하게 개정하였다는
진심어린 안내를 하기는 커녕
이번에도 기자들에게 보도자료 몇장만 던져주고 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쓰레기 만두 제조로 걸린 업체가 둘 있다고 합시다.
A업체는 홈페이지 팝업은 기본이고 거리 시식회까지 벌이면서
앞으로는 양배추와 생고기를 넣은 고급 만두를 만들겠으니 믿어달라고
진심어린 홍보를 펼칩니다.
B업체는 앞으로는 단무지 대신 양배추를 넣겠음 하는
보도자료 한두장만 던져주고 재료를 양배추로 바꿈으로써 사태를 덮으려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업체의 만두를 드시겠습니까? ^^
철도청이 변화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러웠지만
또 한편으로 여전히 관료주의. 행정편의적 타성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아쉬움이 남는 사건이었습니다. -_-
개편된 다이아에서 경부선 무궁화호가 11시 막차(새마을호가 10시 20분으로 변경)로 변경되면서 부산역 도착 시간이 4시 11분으로 되었습니다. 보통 4시 30분부터 버스운행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정도면 야간열차로서 적절하게 배치된거 같습니다. (부산발 서울행 열차의 경우도 마찬가지)
그리고 7월달에 다이아를 한번 더 조정한다는 것은 애초 4.1 통합열차다이아 짤때부터 계획됐었던 일인데, 그 당시에는 정확한 수요를 측정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고속철도 위주로 편성한뒤, 7월 경에 여객 이동 패턴을 보면서 다시 조정하기로 했었죠. 초기운행단계라서 고속철도를 안정적으로 운행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일부러 다이아를 약간 널널하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현실적으로 고속철도를 처음 운행하는 상태에서, 한번도 운행해 보지 않고 정확한 승객 패턴을 파악하기란 어려웠을 겁니다. 물론 철도청 노력 부족이었다고 말하실지로 모르겠지만, 일단 고속철도가 새로 운행되고, 그에 따른 변수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과연 환승객이 얼마나 많을지, 장거리 열차를 얼마나 투입해야 할지 감이 잘 안잡혔을 겁니다. 환승위주로 되어 있는 외국의 열차운행사례를 참고하다 보니 장거리 열차 보다는 구간연계열차를 많이 편성한 것이고, 이것이 우리나라 실정에는 잘 맞지 않았던 것이죠. 아무튼 이번 개편은 고객불만때문에
↑말씀대로라면 그래도 우리나라 실정을 무시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어야 하겠죠. 그리고 고속열차를 안정적으로 운행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46편성 죄다 집어넣으면 더 불안정해지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처음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런점에서 4.1 다이아개악은 어느정도 비난을 받을만 하다고 봅니다.
고객불만때문에 졸속으로 조정한 다이어가 아니라는 것은 개통이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어차피 바꿀거라고 다이어를 막 짜놓아도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열차 배치야 자료가 없었으니 어쩔수 없다 치더라도 환승 개념을 도입하기로 했으면 최소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준비를 갖추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
첫댓글 개인적으로, 통궁호에 대한 조치가 빠져서 약간 불만입니다.
2~4시에 도착하는 이유는... 철도청이 찜질방 협회로부터 뇌물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농담)
개편된 다이아에서 경부선 무궁화호가 11시 막차(새마을호가 10시 20분으로 변경)로 변경되면서 부산역 도착 시간이 4시 11분으로 되었습니다. 보통 4시 30분부터 버스운행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정도면 야간열차로서 적절하게 배치된거 같습니다. (부산발 서울행 열차의 경우도 마찬가지)
그리고 7월달에 다이아를 한번 더 조정한다는 것은 애초 4.1 통합열차다이아 짤때부터 계획됐었던 일인데, 그 당시에는 정확한 수요를 측정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고속철도 위주로 편성한뒤, 7월 경에 여객 이동 패턴을 보면서 다시 조정하기로 했었죠. 초기운행단계라서 고속철도를 안정적으로 운행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일부러 다이아를 약간 널널하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현실적으로 고속철도를 처음 운행하는 상태에서, 한번도 운행해 보지 않고 정확한 승객 패턴을 파악하기란 어려웠을 겁니다. 물론 철도청 노력 부족이었다고 말하실지로 모르겠지만, 일단 고속철도가 새로 운행되고, 그에 따른 변수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과연 환승객이 얼마나 많을지, 장거리 열차를 얼마나 투입해야 할지 감이 잘 안잡혔을 겁니다. 환승위주로 되어 있는 외국의 열차운행사례를 참고하다 보니 장거리 열차 보다는 구간연계열차를 많이 편성한 것이고, 이것이 우리나라 실정에는 잘 맞지 않았던 것이죠. 아무튼 이번 개편은 고객불만때문에
졸속으로 다시 조정한 다이아가 아니라 고속철도개통이전부터 "3개월간 여객이동패턴을 보고 7월경에 다시 조정한다"는 계획아래 시행됐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말씀대로라면 그래도 우리나라 실정을 무시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어야 하겠죠. 그리고 고속열차를 안정적으로 운행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46편성 죄다 집어넣으면 더 불안정해지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처음 고속철도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이런점에서 4.1 다이아개악은 어느정도 비난을 받을만 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7.15개정에서는 그나마 4.1 개악전으로 어느정도 회복되는 것 같군요.(특히 대구선, 대전~광주 마을기차 싸그리 전멸 경축!!)
다행이군요
철도청이 잘했다는건 아닙니다. 단지 그 당시 계획과 상황을 설명한 것입니다. 승객 입장에서는 충분히 비난 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46편성이 전부 가동대기중이긴 하지만, 전부 운행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검수상황에 따라서 돌아가며 운행되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 고속철도는 실제로 운행가능한 횟수보다 약간 줄여서 운행중입니다. 따라서 다이아의 어느정도 여유가 있었던 것이고 이번에 고속열차와 일반열차를 증편(또는 연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객불만때문에 졸속으로 조정한 다이어가 아니라는 것은 개통이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어차피 바꿀거라고 다이어를 막 짜놓아도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열차 배치야 자료가 없었으니 어쩔수 없다 치더라도 환승 개념을 도입하기로 했으면 최소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준비를 갖추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
또한 야간열차는 버스보다는 지하철의 운행시각인 5~6시경에 맞추어야 한다고 봅니다. 4시 30분부터 다니는 버스노선을 꿰고 있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역 근처에 찜질방이 어디 있는지 정도는 금방 알 수 있을겁니다. 헌데 이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사정은 다릅니다.
4시 11분에 도착하는 무궁화 열차를 타고 온 다음 버스로 갈아타라고 외국인에게. 혹은 타 지역 친구에게 권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습니까?
교통사정에 밝은 일부 매니아들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아보이는 문제라 할지라도 대다수의 일반 여행자들에게는 큰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일본 철도 여행기들 중에 심심치 않게 나오는 부분이 야간열차 이용 부분입니다. 숙박과 이동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이 야간열차이기도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