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있어 한층 풍요롭구나.
어젠 7월 보름이라 새벽까지 달빛으로 내집이 환했단다.
너의 이뿐글을 읽자니 예전 초등학교때로 돌아가게 만든다.
그리도 보고싶어하신다는 6학년때 담임선생님도 생각나고....
열순아!
청양목면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신 우봉재선생님-
시간내서 조만간 함께 뵙도록하자.
선생님도 지금 너가 아이들을 새롭게 만나기위해 설레듯이
그랬으리라.
항상 건강하고 아이들과 눈높이가 같은 예뿐선생님이길 빌께.
광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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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가을인가봅니다.
아침에 뜨는 해가 더 예뻐진 걸 보면...
개학을 며칠 앞두고 부탁하는 사람이 있어 썼던 글입니다.
내일쯤은 공개가 되겠지요.
학교하고 관계가 없는 친구들은 교사라는 직업을 이해한다는 측면에서 읽어주면 고맙겠고 ...
첫 만남을 기대하며
대전석교초등학교 교사 성열순
내일 모레 ....
개학날이 며칠 안 남았다.
방학동안 아이들이 어떻게 지냈을까? 작은 키의 수연이는 좀 컸을까? 밥을 잘 안먹던 승준이는 잘 먹을까? 머리 수술로 고생했던 슬기는 수술 후유증없이 건강할까? 쉬임없이 움직이는 성철이는 좀 점잖아 졌을까?
모두들 지금쯤은 과제물을 정리하고 있겠지?
언제나 처음이라는 것은 기대되는 것.
대학 시절의 첫 미팅이 그랬고, 학교 졸업하고 첫 발령을 받아 첫 임지에서의 첫날.
두 아이의 출산 때 아이와의 첫 만남, 또 한 학년 올라간 새 학년의 첫 만남, 긴 방학을 지낸 개학 첫날이 그렇다.
지금까지 24년의 교직 생활을 하며 방학과 개학을 수십 번을 맞이하면서도 첫날의 기대와 설레임은 여전하다.
나는 아이들과의 첫 만남을 항상 준비하며 기다린다.
3월 2일, 새 학기의 첫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 미리 받은 명렬표를 보며 아이들 이름을 외우고 생활기록부의 사진과 연결시켜보며 전 담임선생님이 기록해 놓으신 아이들의 환경과 특성을 머리 속에 기억하며 각각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고민하며 아이들과의 만남을 준비한다.
방학엔 방학대로 새 학기의 첫 만남을 준비한다.
더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 연수를 받고 여행을 하고 책을 읽고...
이번 방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학원에서 특수교육학을 공부하면서 아이들 하나 하나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준비했고, 뉴우질랜드와 호주의 연수 여행은 세계는 하나이고 세계 속의 한국인임을 인식시켜 줄 수 있는 그리고 세계를 무대로 뛸 수 있는 경쟁력의 기초를 마련해 줄 수 있는 많은 소중한 자료를 -소리없이 지켜지는 질서며 도둑이 없다고 자랑하는 그들의 이야기며 원주민들의 코를 두 번 마주대는 인사법. 깨끗하던 자연환경. 또 로토로아라는 온천지역의 곳곳에서 펑펑 솟아오르던 김과 짙은 유황냄새 그리고 호주에서도 보았던 우리 나라의 자동차, 가장 맛있게 먹었던 김치와 불고기...등 -준비할 수 있었고, 과학 실험연수를 받으며 생동감 넘치는 수업을 준비했다.
까맣게 그을렀을 내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들이 보이는 듯하다.
실물화상기로 사진을 보여주며 얘기하면 느낌이 더 생생하게 전해지겠지?
아이들의 방학 이야기도 마음을 열어 진지하게 들어줄 준비를 하고 아이들을 맞아야지. 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안아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