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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취업] 우리 아들은 한자 '술술'
"야, 너 공부 많이 했냐?" "몰라, 어젯밤까지 외우긴 했는데…."친구가 공부한 교재를 흘끗흘끗 넘겨다보는 학생들. 감독교사는 끝까지 아이 곁에 붙어 있으려는 학부모들을 억지로 떼어 놓지만 어머니들은 교실 밖에서도 창문 너머로 자녀와 '사인'을 주고받는다.
흡사 대학수능시험 고사장 풍경을 연상시키는 이 곳은 한자능력검정 시험장. 초등학교 1학년부터 환갑을 바라보는 노인까지 연령대는 다양하지만 응시자의 대부분은 초등학생이다. 한때 영어는 잘해도 한자는 낯설어했던 초등학생들 사이에 한자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한국어문회의 한자능력검정시험 응시자는 100만명을 넘어섰는데 그 중 초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70%였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서점마다 가득 쌓여 있는 한자능력검정시험 관련 교재들도 갈수록 그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초등학생을 위한 한자교재는 더욱 다양하다. '마법천자문 시리즈','차곡차곡한자','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자' 등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만화, 알록달록한 색깔로 된 교재들이 인기다. 이복선 교보문고 대리는 "시중에 나와 있는 한자능력검정시험 서적만 200종이 넘는다" 며 "책을 찾는 고객도 올해 들어 벌써 20~30%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자 배우기 열풍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자능력검정시험은 사단법인 한국어문회가 주관하고 한국 한자능력검정회가 시행하는 한자 활용시험. 2001년 이후 국가공인자격시험으로 치러지고 있다. 1~3급의 공인자격시험에 합격하면 초ㆍ중ㆍ고교 생활기록부 자격증란에 기재되고,4~8급 자격증도 세부능력 특기 사항란에 반영된다. 더욱이 올해부터 한문이 수능 제2외국어 영역에 포함된 데다 대입 수시모집과 특기자전형 지원이 가능하고, 면접시 가산점 부여, 졸업인증, 학점반영 등 혜택이 적지 않다. 이 밖에 취업과 승진에 유리하고 중국어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어린이 한자교육 열기 원인 중 하나. 이런 수요에 발맞춰 학습지ㆍ온라인 교육 업체들도 앞다퉈 한자 교재와 강의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70만명 안팎이었던 한자 관련 학습지 회원 수는 올해 초 8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한자구구단'은 한자부수 214자를 9글자씩 1단으로 묶어 총 24단을 배열하여 곱셈 구구단처럼 암기할 수 있도록 했다. 공교육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서울 대길초등학교는 1주일에 1시간 재량수업시간과 아침자습시간을 활용해 3~6학년 전원에게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2개월에 한 번씩 자체적으로 시험을 치르고 지난해에는 전교생 중 70%가 한자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해 높은 합격률을 기록했다. 서울 강신초 혜화초 서강초등학교도 한자교재를 무료로 배포하고 한자 특기ㆍ적성반 등을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한자 교육에 나서고 있다. 시ㆍ도교육청 중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최근 한자독본을 만들어 4만6000여 명의 어린이들에게 전달했으며, 이 지역 초등학교 247곳에서 한자경시대회를 치르게 할 방침이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올해부터 한자 지도교사 연수를 강화했다. 김성중 대길초 교장은 "앞으로 중국어와 한자를 몰라선 살아남을 수 없다"며 "학생들에게 바른 인성을 심어주고 무엇보다 미래 경쟁력을 길러주기 위해 한자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2005-04-05
중국어 열풍- "85개국 2300여 고교서 학습 급속한 경제 발전 등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중국어 학습 열기가 갈수록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운영하는 주간지 랴 오왕(瞭望) 최신호가 보도했다. 랴오왕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85개국 2300여 고교에서 중국어 과정이 개설돼 있으며 중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3000만명에 달한다. 또 중국으로 건너온 외국인 유학생 수는 8만5000명에 이른다.
3만여명이 유학중인 베이징(北京) 한 도시만 해도 유학생들이 내는 학비 및 주거·생활비 지출 등의 연간 경제기여도가 10억 위안(元·1조5000억원)을 상회할 정도다. 프랑스의 경우만 해도 10여년 전에 중국어는 일종의 이국적인 정취를 가진 언어로만 인식됐으나 현재 중국어는 이미 중학교 과정에서 가장 발전 속도가 빠른 외국어로 꼽히고 있다. 중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외국인, 화교 및 중국내 소수 민족 포함)의 중국어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급 표준화 고시인 한어수평고시(HSK)에 참가하는 응시자 또한 매년 40~50% 의 급속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HSK는 응시자가 중국외 지역에서만 이미 5만명을 넘고 있으며 전 세계 34개국 82개 도시에서 시행돼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중국어 토플’로 일컬어지고 있다. HSK 최다 응시 국가는 한국. 일본과 미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지난 93년 한국에서 처음 HSK가 시행될 당시 응시자는 불과 400여 명이었다. 그러나 양국 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지 난해에는 2만명이 응시, 한국은 3년 연속 세계 최다 HSK 응시자 수를 기록했다. HSK가 한국에서 인기있는 가장 큰 원인은 HSK 성적이 중국유학은 물론 한국내 대학이나 대학원 입학 때 참고 기준이 될 뿐 아니라 삼성, LG, 현대 등 대기업에서 채용과 승진 심사 시에도 중요 한 참고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고 랴오왕은 분석했다. 현재 한국의 120개 대학에서 중문과가 개설되는 등 한국에서 중국어를 학습하는 사람은 최소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랴오왕은 한국에서 70년대에는 미국유학, 80년대에는 일본유학 붐이 일었지만 90년대 이후에는 중국유학 열기가 일기 시작, 현 재 4만여 명의 한국 학생이 중국에 유학해 5만여 명으로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인 유학생의 뒤를 잇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향후 10년내 2만5000명의 중국문제 전문가를 양성하려는 계획도 한국 유학생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 잡지는 영국의 저명한 언어학자인 데이비드 그래돌의 말을 인용, 중국어가 점차 영어 다음의 중요한 언어가 되고 있다며 향후 10년내 중국어는 ‘반드시 배워야 할 언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언어도 현재 약 10%가 중국어를 쓰고 있지만 2050년엔 40%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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