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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4344년 11월 14일(달날).
눈을 떴다. 7시다. 반쪽이가 언능 준비해라고 헌다. 포기(?)허고는 싸고 씻고 챙기고 낭게 30분이다. 배깥을 봉게 날이 쌩코롬허겄다. 진한 밤빛 누비옷을 입었다. 반쪽이가 보고는 얼어죽으깨미 그것 입냐고 핀잔을 준다.
'추워서 덜덜 떠는 것보다는 낫제.'
다행히 첫배를 탔다. 동양인디 남해 개찰구로 갔다. 표 받는 직원이 2번 홈으로 가란다.
'응, 이상허네? 인자 같이 개찰헌댜?'
얼로(어디로) 들어간지도 모르는 것 봉게 술이 아직 덜 깬 모양이었다. 앞자리로 도라고 했는디 표 끊는 큰애기가 중간 자리를 줬다. '에라, 모르겄다.'허고는 2번에 가서 앙겄다. 그러고는 어제 서울 오르랑내리랑 험선 있었던 일들을 떠올려 봤다.
단기4344년 11월 13일. 전국교사대회, 전국노동자대회!
전날 술독에서 허우적대던 뒤끝이라 늦게 눈을 떴다. 약속시간이 10분배끼 안 남았다. 언능 싸고 씻고 정수 성한테 전화를 걸었다.
"성, 출발했소?" "나도 인자 가고 있네. 어서 오게."
김나리 목포지회장한테 전화해서 인자 가도 되냐고 헝게 지달린단다. 택시 잡아타고 신세계 볼링장 앞에 갔다. 관광차가 시 대나 서있다. 차 앞에서 땐잔거리고 있는 사람들허고 인사를 나누고는 목포중등 차를 탔다. 용철이랑 그의 반쪽 미령씨가 짜란히 앙거있다. 뒷자리까지 가서 인사를 나누고 정수 성 젙에 앙겄다. 7시 반에 출발허기로 헌 차가 8시에 뜬다. 나꼼수 왕팬을 자처허는 목포중등 정승원 사무국장이 소리대를 잡고 인사소개를 시킨다.
"치명적 매력의 소유자인 정승원입니다." "와하하하하...."
목포중등지회 김나리 지회장을 비롯해서 여러 분회장들과 지부 서헌 사무처장 들을 불러낸다. 자기를 알릴 수 있도록 소개를 허란다. 무슨 말을 허까 고민허다가 나를 소개허자 앞으로 나갔다.
"저는 위원장과 동급인 고재성입니다. 이히히힣.... 왜 동급이냐믄요? 지난 4차 희망버스 타고 서울에 갔는디요? 지부 서헌 사무처장이 알아본 바로, 전국에서 경찰 출석요구서 받은 사람이 유이하게 장석웅 위원장허고 저랍니다. 그래서 제가 위원장허고 동급...."
말을 마치고 자리에 앙겄다. 소개가 다 끝난 뒤, 내 오른쪽 젙에 앙거있던 완도지회 전상보 지회장이 물어온다. 그 뒤로 어치고 진행되얐냐고.
"글씨요. 조사 받은 뒤로 아직 아무 연락이 없그만요?"
12시가 조금 넘어서 죽전휴게소에 이르렀다. 여그서 낮밥을 묵는단다. 정승원 사무국장한테 쐬주 챙겨도 되냐고 했더니 찬질이랑이 등가방에 잎술을 담는다. 나도 한 병 챙겨 들고 식당에 갔다.
고등어구이도 묵고 잪었는디 일본산인지 어짠지를 몰라서 그냥 지나쳤다. 쭈꾸미볶음이 맛나게 보인다. 혹시 저것도 일본산인지 모른다. 찜찜했제만 한 접시 식판에 엉겄다. 배추지, 갓짐치, 된장국을 골랐더니 8천 냥이 훌쩍 넘어분다. 참~, 비싸다!
둘레뚤레 했더니 마침 용철이 내외가 마주 앙거서 밥을 묵고 있다. 글로 갔다. 주머니에 있던 쇠주병을 꺼냈더니 용철이가 잔을 가져온다고 일어선다. 마개를 막 텄는디 보성 페리칸 성이 웃음선 온다.
"아니, 못 온다고 허더니 왔네?" "어치고 알었소?"
"위원장 탄핵 안 허믄 안 온다고 해놓고? 내가 다 알제." "아, 카페서 보셨그만?"
"이, 그려. 허허허허...." "한 잔 헐라요?"
"아니, 나 많이 묵었어. 언능 묵소." "예, 이따 봅시다."
사립선생 한 분이 잔을 내민다. 그 분한테 한 잔 딸고 미령씨랑 용철이한테 딸고 나도 받았다.
"자, 승리를 위하여!"
한 병을 마파람에 게 눈 감추대끼 마셔불고는 찬질이를 찾았다. 그의 가방에서 두 병을 꺼내들고 우리 자리로 와서 또 따랐다. 목포 사립 김창현 동지가 지나가길래 불러세웠다.
"한 잔 허실라요?" "그러께라?"
13시 10분. 차가 남산 굴길(터널)막 빠져나왔다. 백금렬 선생한테 전화를 걸었다.
"백명창님?" "예, 고선생님."
"우리 인자 남산터널 지났는디요. 얼로 가믄 돼요?" "독립문 옆에 있습니다요."
13시 30분께 차가 독립문 뽀짝 젙에 선다. 집회는 이미 허고 있다. 매점 앞 쪽에 흰 웃옷 입은 사람들이 보인다. 글로 갔다. 이동철 선생이 인사를 헌다.
"왔능가?" "예, 형님. 어서 오세요."
"길놀이 했어?" "아니요. 이따 행진(독립문공원에서 시청광장까지)할 때 한답니다."
최은서 선생이랑 지난 전남 노동자대회 때 만난 분들이랑 서울막걸리 주고 받았다. 신영이낭자, 혜란이 낭자도 왔다. 병채허고 그의 반쪽이 양은선 선생이 그의 아들 건우(한국예술종합대학교에 합격!)허고 다가와 인사를 헌다.
"야, 우리 건우씨, 축하헌다." "예, 고맙습니다."
승태성이 배시시 웃고 나타난다. 술잔이 모지래서 된장국 담았던 뿔그릇에 붓어드렸다. 우덜은 한참 그러고 있는디 동철이가 무슨 대본인가를 보고 흥얼거리고 있다. 오늘 (공연)헐 거냐고 물응게 웃음시로 고개를 젓는다. 알고 봉게 판소리 사설이다. 참 지독헌 공부벌레다.
결의문 낭독만 남았다. 무대 저 쪽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글판을 들고 서있는 것이 보인다. 징을 들고 글로 달려갔다. 교찾사 동지들이 서있다. 눈으로 인사를 허고 징을 쳐댔다, 구호 박자에 맞춰서.
드디어 행진을 헌다. 징을 들었다. 최은서 선생이 상쇠를 헌다. 쇠잽이 7명에 징 넷, 장구, 북 해서 40병이 넘는 큰 부대다. 삼채가락 한나로 서울시 거리를 들썩였다. 가다가 봉게 오줌이 매랍다. 아무한테나 징 디리고는 칫간을 찾았다. 무슨 은행인가 되는디 경비 보는 아저씨한테 사정을 했다.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다가 다녀오란다. 시원허니 일 마치고 나옴시로, "복 받으쑈~."했다.
드디어 시청광장이다. 광장이 사람들로 빼곡허다. 징을 치고 잪아라고 헌 여성이 있어서 오른손으로 들어주다가 시청 무대에 오르자 그분한테 치라고 징을 넘겼더니 외려 채를 넘기고는 웃고 가분다. 무대 욱에서 한 판 치고 맺는다.
깃발 입장허는디 풍물패가 길을 닦었다. 징을 치고 감시로 상쇠한테 앞에서 한 판 놀아불자고 했등만 입장까지만 허기로 했단다. 작업복 입은 노동자 풍물패가 수십명이다. 그들허고 항꾸네 시청이 떠날라가불게 뚜드렸다. 그러고 집회는 냅둬불고 우덜은 시청 무대 욱에 앙거서 집단으로 주님들을 영접했다.
행사장 바로 왼쪽에 전동의자 부대가 있었다. 행여나 '가을향기'님이 계실까 해서 한 분 한 분 살펴봤는디 없다. 박대표님이 계시길래 허리 숙여 인사를 드렸다. 여쭤볼까 허다가 걍 말아부렀다.
'혹시 또 어디 아픈 것 아녀?'
5시가 넘었다. 용철이한테서 전화가 여러 통 왔다. 내려간다고 대한문 앞으로 오란다. 독립문 공원에 뒀던 내 가방이랑 옷 생각이 났다. 최은서 선생한테 짐 왔냐고 물었다. 그가 누군가한테 전화를 헌다. 거기 그대로 있다고 글로 가잔다. 우리는 택시를 탔다. 대한문 젙 짐 놔둔 자리에 갔다. 꿩 궈묵은 자리다. 한참을 헤맸다. 최선생이 또 전화를 헌다. 혜란이 낭자허고 해남 여선생님 한 분이 시청서 여까지 달려왔노라고 험서 치복을 입고 나타난다. '허허참, 거기서 여가 어디라고 달려온단 말이여?' 택시를 아무리 잡을라고 해도 못 잡고는 헐레벌떡 뛰어왔다고 헌다. 다리 한나는 짱짱헌 사람들이다. 허기사 장구 치는 분들이니 오죽허랴마는....
본부 차가 온다. 짐을 뒤졌다. 다른 사람들 것은 있는디 내 것은 없다. 다시 시청광장으로 갔다. 정통국 김태정(맞능가?) 선생님이 전화를 해보등만 내 짐만 본부에 가 있다고 한 삼십 분 지달리믄 온단다. 그런디 목포 3호차에서 언능 가자는 전화가 빗발친다. 허는 수 없이 짐 받을 주소 갤차주고는 차에 올랐다.
"아이고, 본의 아니게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비정규직 동지들, 민노당 사람들, 지부 식구들이 항꾸네 타고 있었다. 주님을 영접헐 데로 영접헌 고재술이는 늘 허던 데로 말을 쏟아냈다. '전교조 위원장이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반성해야 한다!'고.... 그러자 윤부식 동지가 그러믄 안 된다고 헌다. 소통의 부재, 소통장치의 문제라는 점에서는 일치했다. 그런디 그 주 원인이 누구냐에 대해서는 견해가 달랐다.
다시 오늘 아침....
배가 도초항을 벗어난다. 맨 앞자리에 있던 한 여성이 느낌이 이상허다고 험서 뒤로 간다. 그와 함께 왔던 사내도 따라 나선다. 파도가 배를 뒤흔들어 놓자 대여섯 칸 뒤에 앙거있던 여성들이 악을 써싼다.
"아아악~!" "카아하하하!" "호호호호~!" 히이~히히히~!"
테레비가 새소식을 들려준다. 김진숙 지도자 동지의 구속영장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단다. 거참 잘헌 일이다. 참말로 후안무치헌, 인두껍을 쓴 악마의 종자들이다. 더러운 떡쎅검놈들!
파도가 배를 뒤흔들 때마다 그렇게 웃어쌓더니 중간 쯤 강께 쥐죽은 듯이 조용허다. 그렇다고 웩웩거리도 않는다. 맨 앞에 앙거 있던 분한테 눈을 줬더니 그 분은 의자를 보둠고 힘을 쓰고 있었다. 안내방송을 듣고도 내전허니 앙거있더니 겁나게 힘등갑다. 시선을 거둬 밖을 봤다. 저 바다속 뻘을 머금은 칙칙헌 파도들이 게거품을 낼름거리고 있다. 갑자기 "쿵." 허는 소리가 들린다. 봤더니 아까 의자를 보둠고 있던 아짐이 바닥에 넘어져 있다가 일어선다. 비칠비칠 의자를 징검다리 삼아 붙잡고 뒤로 힘겹게 나간다. 그의 한 손에는 비닐봉지가 들려있었다.
드디어 흑산항이다. 내릴라고 뒤쪽으로 간디 아까 앞에 왔던 남녀가 어치고 돌아갈까 걱정을 해싼다. 빨간 얼음가방을 들쳐메고는 배에서 내렸다. 바람이 차다. 우리 반쪽이가 입어란 가을옷 입었더라믄 배에서 내리자마자 겁나게 덜덜거릴 뻔했다. 농협가게 앞을 지나다가 손수건을 꺼내 목에 감았다.
최주사님한테 방 열어도라고 했다. 근디 뜨락 풍경 중 바뀐 것이 하나 있었다. 멍멍이 집이 왼통 비닐로 덮여있다. '최선생님의 멍멍이 사랑이 이 정도일 줄이야!'허다가, '혹시?'했다. 개집에서 아주 작게 낑낑대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다.
"최주사님, 혹시 강아지 낳았다요?" "예, 그랬다요. 지금도 낳고 있소."
'거참, 경사로다.'
3, 4교시 수업 마치고 방에 가서 밥을 했다. 된장국 끓여 한 숟구락 막 넣고 오물거리고 있는디 아그덜 방에서 고함소리가 난다. 소리의 굵기나 크기로 봐서 콩쮸 같다. 숟구락 젓가락 내려놓고 옷 하나 걸치고 맨발로 뛰었다. 헥헥거림서 문을 두들겼다. 그러고는 손잡이를 돌렸다. 열린다. 이쁜이가, "무슨 일이세요?"헌다. 깜찍이랑 샛별이가 몇 발짝 떨어져 서있다.
"야, 뭔 일이냐, 늬기들?" "무슨 일은요? 아무 일도 없어요."
"글믄 왜 그리 고함을 지르고 그래? 난 또 큰일 난지 알았네." "장난이었어요, 장난~."
"휴우~. 그러믄 다행이고. 밥은 묵었어?" "예~."
다시 관사로 와서 밥을 맛나게 묵고있는디 누가 문을 두드린다. "예~."허고 대답허자, 짹짹이형님이, "쌤, 인자 밥 먹어?"허고 들어온다.
"야, 냄새 좋은데? 이거 무슨 국이야?" "된장국. 묵을래?"
"배 불러." "이거는?"
"무말랭이 무침." "누가 했어? 도순씨?"
"아니 내가 무쳤어." "맛있겠다."
안 묵는다던 놈이 숟가락을 가져와서 된장국 맛을 본다. 진짜 맛나다고 헌다. 무말랭이에 고추장 넣고 비빈 밥을 한 숟구락 떠묵는다. 그러더니 국을 연신 떠묵는다, 서서.
"야, 앙거서 차분히 묵어." "인자 됐어."
"쌤, 근데 5교시 때 뭐 해?" "뭐 허기는 수업허제."
"체육해도 돼?" "체육선생님이 허라고 허시댜?"
"국어쌤하고 얘기해보라고 하셨어." "(체육선생님이)허락허시믄...."
"허락하면 체육해도 된다고?" "응."
"결정을 그렇게 쉽게 해버려? 서운한데?" "그러믄 교실에 있던가."
"아, 알았어. 나 간다. 맛있게 먹어." "그래, 이따가 봐."
설거지를 허고는 뜨락에 내려섰다. 콩쮸가 오면서 왜 국어시간에 체육을 허냐고 따진다.
"늬들이 동의 안 했어?" "안 했거든요? 저 미친 놈들, 시험이 모레인데 체육은 무슨 체육이야?!"
"알았어, 알았어. 나는 동의한 일인지 알았제. 야, 태산이 교실로 들어가자."
태산이 놈이 왜 한 번 결정했으믄 그대로 헐 일이제 번복허냐고 투덜거린다. 그러고서는 투표로 결정허자고 헝게 우리 콩쮸, "그래, 투표하자!"하고는 계단을 오른다. <땡>
첫댓글 ㅋㅋㅋ.....풍물패 영상은 광풍영상에서 확인하시길
이미 봤소, 백명창님~! ^^*
흑산도-서울-흑산도~~우유빛깔~~은 아니고..ㅋㅋ 강철 체력 고재성! 강철 마음 고재성!ㅎㅎ
잘 지내제, ㅈㅁ ㄴㅈ? ^^*